사찰의 구조
사찰은 부처님의 모습을 형상화한 불상(佛像)이나 불화(佛畵) 등을 모신 곳이다. 더불어 스님들의 수행처이자,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찾아가 수행을 하고 설법을 듣는 곳이다.
이러한 다기능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각 기능에 따른 여러 시설물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적인 건축공간을 형성한다. 여기서 공간 배치 문제가 발생하는 데, 단순히 건축적인 면에서만 배치가 문제된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면에서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각 기능과 위격이 다른 건조물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할 것인가 하는 점에 그것이다. 그리하여 평면적인 배치 계획이 고안되었는데, 이를 가람배치라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가람배치의 대표적인 형식은 탑원(塔院), 금당원(金堂院), 승원(僧院)의 복합배치 형식이다. 이처럼 탑을 모신 곳과 불상을 모신 곳, 그리고 스님이 거주하는 곳으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하고, 탑과 금당의 배치형식에 따라 다르게 구분하기도 한다. 1탑 1금당, 2탑 1금당, 1탑 3금당의 형식이 대표적이다. 또, 탑없는 예배원과 승원의 복합 배치 형식도 있는데 이것은 드문 편이나 조선시대의 가람배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여러 전각(殿閣)과 종루(鐘樓), 고루(高樓), 경루를 포함한 수많은 부속건물과 천왕문, 일주문 등이 어우러져 매우 다양한 배치 형식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구조로 이루어진 사찰을 들어가기 위해 통과하는 문들이 있다. 바로 일주문, 불이문, 천왕문, 금강문 등이다. 일주문(一株門)에서 시작하는 사찰의 경계를 통해 우리가 세속의 때를 벗고 부처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문이다. 산문(山門)이라고도 하는데, 산사에 들어서면 맨 먼저 만나게 되는 문으로 절 이름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게 된다. 다음의 불이문(不二門)은 불이(不二)란 둘이 아닌 경계를 말하며 절대 차별없는 이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승속(僧俗)이 둘이 아니요,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며, 중생계와 열반계 역시 둘이 아니니, 일체중생이 개유불성(皆有佛性)하여 이 문을 들어서면서 부처님의 이치를 깨우치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문을 해탈문(解脫門)이라고 한다. 천왕문(天王門)은 불국토를 지키는 동서남북의 사천왕을 모시는 문으로 이것은 불법을 수호하고 사악한 마군을 방어한다는 뜻에서 세워졌다. 금강문(金剛門)은 사찰에 따라 인왕문(仁王門)이라고도 하는데, 부처님의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왼쪽에는 입을 다문, 오른쪽에는 입을 벌린 두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는 문이다.
이러한 문들을 통과하면, 앞서 이야기한 법당들이 위치한다. 이러한 법당들에는 불상이나 불화를 모시게 되는데, 이것을 일컬어 전각(殿閣)이라고 한다. 즉 ‘○○殿’, ‘○○閣’이라고 하는 건물들이 모여서 사찰을 이루게 되는데, 흔히 전(殿)은 각(閣)보다 계위가 높은 건물을 가리킨다. 이처럼 사찰의 구조물들에는 각각 나름의 의미가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전각은 대웅보전(大雄寶殿), 대웅전(大雄殿), 팔상전(八相殿), 영산전(靈山殿), 나한전(羅漢殿), 응진전(應眞殿)이라고 하며, 비로자나부처님이나 삼신불·삼세불을 모신 전각은 대적광전(大寂 光殿), 비로전(毘盧殿), 화엄전(華嚴殿)이라고 한다. 아미타부처님을 보신 전각은 극락전(極樂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미타전(彌陀殿)이라고 하며,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은 약사전(藥師殿)이라고 한다. 다음 보살(菩薩)을 모신 전각으로는 관음보살을 모신 관음전(觀音殿), 원통전(圓通殿)이 있고 지장보살을 모신 명부전(冥府殿), 지장전(地藏殿) 등이 있다. 각(閣)으로는 나반존자를 모신 독성각(獨聖閣), 치성광여래를 모신 경우는 북극전(北極殿)이라고 하나 후기로 갈수록 칠성신에 대한 민간신앙이 강해지면서 칠성신을 모신 칠성각(七星閣), 산신이나 가람신을 모신 산신각(山神閣), 가람각(伽藍閣) 등과 지공(指空)·나옹(懶翁)·무학(無學) 화상을 모신 삼성각(三聖閣), 스님들의 영정을 모신 영각(影閣)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경전을 모신 장경각(藏經閣), 판전(版殿) 등이 있기도 한다.
이와 같은 법당이나 금당의 의미인 전각 말고도 스님들의 수행처이자 거주처가 있게 된다. 수행처로는 선원(禪院), 강원(講院), 율원(律院)이 존재하고 거주처로는 우리가 흔히 요사라고 하는 노전(爐殿), 향로전(香爐殿)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