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봉당 자승대종사 49재
화성 용주사에서 봉행
2024년 1월 16일 대한불교조계종 제33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해봉당 자승대종사의 49재가
제2교구본사 용주사에서 엄수되었습니다.
종단과 사부대중을 대표해 원로의장 불영 자광대종사와 문중 대표 용주사 중앙선원 선덕 성목스님이 헌향을 했고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헌다를 올렸습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추도사에서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서 당신께서 진심을 다해 사부대중에게 남겨두시고자 한 뜻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되짚어보고서
또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가늠해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떨어진 이슬방울은 흐르는 물에 더해지면서 큰 바다로 돌아가고 날아다니던 티끌 먼지는
흙과 인연을 맺으면서 태산에 합해지네.” 라고 시를 올렸습니다.
추 도 사
날이 바뀌더니 새 날이 되고 달이 바뀌더니 새 달이 되고 해가 바뀌더니 어느 사이에 새해가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29일 해질 무렵인 유시(酉時)부터 새해 1월 16일 오늘 한낮의 사시(巳時)까지 49일은 49일인데 사부대중 어느 누구에게도 하루하루가 쌓인 일상적인 49일은 결코 아니였습니다.
불가의 전통에 따라 일주일 단위로 재(齋)를 모셨고 어느덧 일곱 번째 재(齋)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재가 거듭되는 동안 안타까움과 함께 짙게 드리웠던 혼돈의 안개가 하나씩 하나씩 걷혀 갑니다. 이것이 49재의 공덕입니다.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서 당신께서 진심을 다해 사부대중에게 남겨두시고자 한 뜻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되짚어보고서 또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늠해 봅니다.
불교의 이천육백년 역사와 한국불교의 천칠백년 역사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선지식의 안목과 대중들의 지혜가 모여 일신(日新)하고 또 일신(日新)하면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명안종사(明眼宗師)와 지혜대중의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이야말로 불교사를 이끌어 온 저력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하여 전도의 길을 떠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자승 대종사의 ‘전법합시다’로 이어진 것입니다.
불법(佛法)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구할 것이 없다는 무소구행(無所求行)의 경지에서 보여주신 격외(格外)의 회향(廻向)을 통해 사부대중에게 남기고자 한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우리들은 잘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혹여 일신(一身)의 안위(安慰)에 안주(安住)하고 싶은 중생심(衆生心)이 터럭만큼이라도 일어난다면 그 때마다 당신께서 온몸으로 일러주신 사자후를 거듭거듭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기억하고 따르는 것은 남아있는 대중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천하흥망(天下興亡)은 필부유책(匹夫有責)이라고 했습니다. 천하가 융성하고 쇠퇴하는 것은 밭 갈고 나무하는 평범한 농부라고 할지라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계종의 성쇠(盛衰) 역시 그렇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부대중은 조계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냉정한 시각으로 직시하면서 버려야 할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바람직한 미래의 대안을 모색하고 창출하면서 이를 구체화하고 실행 일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 천년’을 세우는 일에 원로와 종사와 대덕 스님 그리고 선남자 선여인들 모두가 문수지혜와 보현의 행원으로 함께 할 때 우리 앞에는 다시 새로운 미래를 향한 길이 열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두 줄의 시를 올리면서 49재 길을 장엄하고자 합니다.
타로첨류귀대해(墮露添流歸大海)하고 비진착토합고산(飛塵着土合高山)이로다
떨어진 이슬방울은 흐르는 물에 더해지면서 큰 바다로 돌아가고 날아다니던 티끌 먼지는 흙과 인연을 맺으면서 태산에 합해지네.
불기2568(2024)년 1월 1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 우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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