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전각 안, 그리고 경내에는 여러 의식을 위하거나 공양을 위한 불구들이 있다.
흔히들 이것을 불교공예의 일종으로 간주하고 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하는데, 본연의 의미는 의식과 공양을 위한 불구(佛具)라는 것이다. 그래서 의식구 혹 은 공양구라고 지칭한다.
먼저 의식구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불전사물(佛殿四物)로 묶어 지칭되는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이다. 범종(梵鐘)은 본래는 대중에게 시간을 알리는 도구로 사용하여 왔으나 예불시에 범종을 치면서 모든 지옥중생이 이 종소리를 듣고 깨우침을 얻도록 원하게 된 것이다. 범이란 바로 우주만물이며 진리이고 맑고 깨끗함이며 한 없이 넓고 크고 좋다는 뜻이다. 종송(鐘誦)을 하는 이유는 미몽에 빠진 중생의 깊은 잠을 깨워주며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극락세계의 장엄을 일러주고 귀의 발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법고(法鼓)는 불법을 복에 비유하여 법을 설하는 것을 북을 울린다고 한다. 이 말은 부처님의 교법이 널리 세간에 전하는 것을 북소리가 널리 퍼지는데 비유한 것이며 교법이 중생의 번뇌를 없애는 것이 마치 진치고 있던 군대들이 전진하라는 북소리가 울리면 적군을 무찌르는데 비유한 것이다. 또 북을 치는 뜻은 축생들의 영혼을 위하여 법고를 친다고 한다.
목어(木漁)는 나무를 깎아서 물고기 생긴 모양을 새겨 그 속이 비게 만들어서 송경할 때와 그 밖의 불사(佛事)에 치는 것이다. 운판(雲板)은 선종에서 제당이나 부엌에 달고 대중에게 공양시간을 알리던 기구이다. 청동으로 구름모양으로 주조하며 운판이라고 이름한다. 또 운판을 치는 뜻은 공중에 있는 고혼과 날아다니는 조류계의 중생의 이고득락과 해탈을 위하여 친다고 전해오고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의식구 말고도 비슷한 기능으로 쳐서 시간을 알리고자 대중을 모으는 기능으로 사용되는 금고(金鼓), 반자 등도 있으며, 금강령(金剛鈴)과 같은 요령, 목탁, 죽비, 바라, 징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의식에 부처님을 모셔오기 위한 ‘연’인 가마도 의 식구에 포함되며, 부처님의 명호를 적어놓는 불패(佛牌) 등도 의식구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