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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화쟁위] ‘청소년 화쟁 수업’ 전국 중·고교 종립학교로 확대
2024-03-21 조회 31

‘청소년 화쟁 수업’ 전국 중·고교 종립학교로 확대


조계종 화쟁위·교법사단 발간 ‘하이, 화쟁_라이트’ 활용

종교 수업 교재로 발돋움
8개 학교 시범교육 거쳐
올해 22개교 전면 시행
청소년기 겪는 갈등·고민
화쟁사상 접근해 풀어내
심리불안·범죄 예방 기대
청소년 인성교육 효과도

조계종 화쟁위원회와 전국교법사단이 공동으로 펴낸 <하이, 화쟁_라이트>

청소년기 대인관계서 비롯되는 갈등을 ‘화쟁(和諍)’의 가치로 풀어내는 인성교육이 전국 중·고교 불교종립학교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지난해 종립학교 8곳에서만 진행된 화쟁 교육이 ‘시범’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22개 종립학교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다 많은 학생들이 화쟁을 이해하면서 불교적 소양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정문 스님)에 따르면 올해 동대부고를 비롯한 중·고교 종립학교 22곳에서 청소년 갈등 해결 가이드북 〈하이, 화쟁_라이트〉 총 4850부를 신청했다. 현재 교법사가 없는 학교 3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중·고교 종립학교가 화쟁 교육을 실시하는 셈이다. 〈하이, 화쟁_라이트〉는 지난 2020년 발간된 〈하이, 화쟁〉의 실습 중심 화쟁 안내서로, 일부 종립학교의 시범수업을 거쳐 지난해 6월 기존 책보다 얇게 개정했다.

화쟁위원회가 전국교법사단과 함께 발간한 이 책은 △갈등 대처 유형 찾기 △감정 찾기 △속마음 찾기 △화쟁으로 대화하기 △화쟁 대화 실습하기 △화쟁이야기 ‘원효 스님 깨닫다’라는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진로를 놓고 갈등하는 아빠와 아들, 이성친구와의 갈등과 같은 일상의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스스로 모색할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 화쟁_라이트〉는 학교별로 적게는 50부, 많게는 650부를 신청하면서 화쟁 교육에 대한 종립학교의 관심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활용한 화쟁 교육은 수업일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한두 달 내에 마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화쟁 교육이 이렇게 확대된 배경에는 청소년기에 겪는 심리 불안이나 이로 인한 사회 범죄 등이 늘어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지난 2021년 고등학생들이 의정부시 민락동의 번화가에서 술에 취한 30대 가장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동대부영석고는 화쟁을 통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영석고 학생들과는 무관한 일이지만 같은 지역에서 또래에 의한 사건이었기에 경각심이 커졌다.

권진영 동대부영석고 교법사는 “안타까운 사건에 재학생이 휘말리진 않았지만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갈등에서 비롯되기에 갈등의 개념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교법사단 연수에서 화쟁으로 푸는 갈등 해소법을 배워보니 교법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육해야 할 가치를 느꼈다”고 화쟁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권 교법사는 “화쟁은 어떤 주장으로 승부를 보는 게 아닌 모든 걸 인정할 수 있는 독특한 해법을 갖는다는 점에서 소극적인 화쟁은 비빔밥, 적극적인 화쟁은 화학작용을 통한 식혜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며 “화쟁 가이드북은 화쟁에 대한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정리돼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부연했다.

화쟁 교육은 갈등 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기에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듣는 종교수업 외에 창의적체험학습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반드시 교법사가 아니더라도 화쟁 교육을 실시할 수 있고, 이는 종립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화쟁위원회 위원인 김가연 남양주광동고 교법사는 “요즘 학교현장에서 소통과 갈등 해결에 대한 관심이 많다. 창의적체험학습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방식을 정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화쟁 교육이 가능하다”며 “자기가 겪는 갈등을 쉽사리 풀어놓지 못하던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여는 데 화쟁 교육이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법사는 화쟁 교육이 종립학교를 넘어 학교 전반에 확산되기 위한 과제로 체계적인 홍보를 꼽았다. 그는 “선생님들이 화쟁 교육을 해보니 어떤 점이 좋았다는 걸 알리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 같다”며 “일반 선생님들을 위한 화쟁 강의나 유튜브를 통한 학생들의 갈등과 해결사례 공유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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