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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교소식

제15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 일본대회 성료
2012-11-28 조회 4,299
 
“우리 불교도는 인류의 공생과 세계의 조화가 아직 달성되지 못한 현실을 직시하고 더 나아가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생각하며 나가야 한다. 이것이 조화로운 사회를 실천시키기 위한 첫발이라 하겠다. 앞으로 불교도는 자비와 관용 등 불교의 가르침으로 중생을 인도해야만 한다.”
 
10월22일 일본 요코하마 입정교성회관을 가득 메운 400여 명의 한중일 불교지도자들은 이같은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현대사회에 맞는 불법홍포를 전개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독도와 센카쿠, 일본군 위안부, 중국어민 사망 등 3국간의 외교적 악재가 이어진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는 세계평화 기원법회와 국제학술 강연회, 공동선언문 채택, 축하 만찬 등을 통해 3국 불교계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는 동시에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소하는데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종단협 회장 자승스님, 한중일불교대회서 제안
10월21~23일 요코하마 입정교성회관서 열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세계평화 기원법회는 일본과 중국, 한국 순으로 각국의 전통의식에 따른 예불과 더불어 세계평화기원메시지, 표백문(表白文) 등을 발표하며 ‘황금유대’의 시대를 이어갈 것을 서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자승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세계평화 기원법회에서 세계평화기원 메시지를 통해 “불교가 정치, 경제, 사상의 중심에 서지 못했던 시대에도 세계 불교계는 인류의 정신적 안정과 평화를 위해 쉼 없이 정진해 왔다”면서 “상호이해와 교류를 통해 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이 세상과 후손을 위한 선명한 밑그림을 그려온 것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불교인의 본연의 자세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장 자승스님은 이어 “모든 인연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생활속에서 보살행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는 시대를 넘어 불자로서 불법의 가치를 널리 전하겠다는 사명이자 이번 대회의 주제와도 일치한다”고 3국 불교지도자에게 제안했다.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밍셩(明生)스님은 표백문에서 “현대사회의 중생들은 탐진치로 깨달음을 등지고 신구의로 제악을 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과 재난이 빈번하고 있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전쟁과 재난이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길 기원하며 그 길에 불자들이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이토 유이신(伊藤唯眞)스님은 표백문에서 “일중한 3국은 부처님의 법맥을 이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불교를 통한 교류의 역사를 통해 깊은 우의를 쌓아왔다”면서 “부디 이 인연을 소중히 해 세계평화와 일체만물이 평화롭고 자비로울 수 있도록 공동협력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서원했다.
 
또한 22일 요코하마베이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축하 만찬에서는 3국 불교지도자들이 저녁공양을 함께 하며 우호관계를 더욱 더 공고히 다졌다. 종단협 회장 자승스님과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쉐청(學誠)스님,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고바야시 류쇼(小林降彰)스님 등은 각국 불교 대표들은 선물을 교환하고 악수를 나누며 3국불교계간의 황금유대관계가 지속되길 다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입정교성회관에서 열린 3국 교류위원단 회의에서는 2013년 4월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예비회의를 통해 제16회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의 구체적인 일정과 주제 등을 확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불교대표단은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에 이어 25일까지 임제종 원각사파의 대본사인 가마쿠라 엔가쿠지(円覺寺)와 진언종 지산파의 대찰인 가와사키 헤이켄지(平間寺) 등 일본 주요 사찰을 순례하며 우호관계를 가졌다.
 
한편 이번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에는 종단협 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직무대행 무원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등 종단협 소속 각 종단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무상스님,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 성효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법광스님, 중앙종회의원 함결.경우스님, 불교인권위원장 진관스님 등 82명의 한국불교대표단이 참가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쉐청(學誠).밍셩(明生)스님,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이토 유이신(伊藤唯眞)스님,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고바야시 류쇼(小林降彰)스님,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장 미야바야시 쇼겐(宮林昭彦)스님 등 3국 불교지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 ‘현대사회에 있어 불교도의 역할’ 국제학술 강연회
“사회문제 해법, 부처님 가르침에 있다”
3국 불교대표단은 지난 22일 요코하마 입정교성회관에서 ‘현대사회에 있어 불교도의 역할’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 강연회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사회에 맞게 재해석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모색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법광스님,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학성 등중국불교협회 부회장 쉐청(學誠)스님,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상임이사 노자와 류코오(野澤隆幸)스님 등은 기조연설과 주제발표 등을 통해 불자들이 대사회적 역량과 역할을 강화해 나간다고 입을 모았다.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는 ‘현대사회에 있어 불교도의 역할’이라는 기조연설에서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법교화의 자세와 더불어 연기와 중도의 가르침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혜정정사는 이어 “부처님의 깨달음은 불교가 주장하는 하나의 가치가 아니라 그 가치의 다양한 실천과 확장 속에서 더 큰 의미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법광스님은 “불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한 수신(修身), 제가(齊家), 포교(布敎), 이타(利他) 등을 기본바탕으로, 현대사회의 수많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광스님은 이어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답이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있음을 불자들이 더 확신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면서 “그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여기 모인 3국 불교지도자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의지와 힘을 결집시키 나가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쉐청(學誠)스님은 기조발제에서 불교의 지혜로써 세계평화와 생명존중의 길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쉐청스님은 “불교도는 응당 선교(善敎)의 지혜로써 인류와 지구상의 일체 생물을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인식하고 생명을 아끼기가 동포의 생명과 같이 하며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아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상임이사 노자와 류코오(野澤隆幸)스님은 주제발표를 통해 2011년 동일본 쓰나미에 대한 3국불교계의 구호활동 사례를 소개한 뒤 대재난에 대비한 협력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 한중일대회 이모저모
신각수 주일대사, 대표단 환영
신각수 주일한국대사가 지난 21일 일본 요코하마 모 음식점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 20명을 초청해 환영 만찬을 가졌다. 한국대사가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에 참가에 한국불교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연 것은 9년만의 일이다. 신각수 대사는 “한중일불교대회같은 우호적 행사를 통해 삼국간의 관계가 더욱 발전됐으면 좋겠다”고 대표단을 반겼다. 종단협 회장 자승스님은 “대사도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외교역량을 잘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대표단 규모 대폭 ‘축소’
한중일 3국간의 외교 갈등이 한중일대회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 2011년 한국대회 때, 147명의 대표단으로 참석했던 중국불교협회는 이번 대회에는 대표단 규모를 대폭 축소해 40명만 참가함으로써 최근 갈등이 종교행사까지 파장을 미치지 않았냐는 추측을 낳았다. 중국불교대표단의 한 스님은 “중국불교협회 중앙의 임원진은 예년대로 참석했지만 각 지역의 스님들은 최근 각 나라간의 외교관계가 불편해져 참가를 꺼려 규모를 불가피하게 축소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불교신문 2860호/ 10월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