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바라보며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기도하고 있는 스님들. |
“어두운 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모든 이들이 밝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간절히 빕니다. 더불어 이 순간에도 춥고 낯선 바다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스님들이 오늘(5월22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진도 앞바다를 향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진도 팽목항은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스님들의 염원으로 가득했다.
종단은 지난 20일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를 원만히 회향한데 이어, 이날 오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총무부장 종훈스님, 기획실장 일감스님, 재무부장 보경스님, 호법부장 원명스님, 교육원 교육부장 정도스님,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스님,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원경스님, 불교문화사업단장 진화스님,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 사무총장 자공스님 등 스님 6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팽목항 임시법당에서 기도하고 있는 스님들. |
오전5시 조계사를 출발해 오전11시 팽목항에 도착한 방문단은 먼저 현지에서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는 향적사, 쌍계사 등 진도군사암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팽목항에 마련된 종단 법당에서 희생자를 위한 기도 정진에 들어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종도들을 대표해 등 공양을 올리고 현장을 방문한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무상스님, 고불총림 백양사 주지 진우스님, 대흥사 주지 범각스님, 화엄사 주지 영관스님, 집행부 스님들과 함께 천수경 독송, 관음기도 정근, 축원으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또 긴급재난구호봉사단 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도 향적사 주지 법일스님에게 피해자 가족을 위한 성금을 전달했다. 이어 팽목항 법당에서 등대까지 한바퀴 안행(雁行)으로 관음정근한 후 참사 현장인 진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여러분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직접 쓴 노란리본을 방파제에 걸었다.
이와 더불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종단 주최로 열린 세월호 추모재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고 제세호 학생의 아버지 제삼열 씨와 김진명 단원고 교장을 만나 108염주와 합장주를 전달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지난 20일 조계사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은 유족 제삼렬씨가 총무원장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러 직접 팽목항을 찾았다. |
자승스님은 이 자리에서 “많이 힘드시겠지만, 허리를 펴고 너무 위축되지 마시고 힘을 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제삼열 씨는 “종단에서 스님들이 오신다는 말을 듣고 직접 뵙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찾아 뵙게 됐다”고 화답했다.
사고 37일 째를 맞은 현재까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288명, 실종자는 16명이다. 종단은 참사 발생 다음날인 4월17일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복지재단 산하 긴급재난구호봉사단을 파견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도 봉사단 본부장을 맡고 있는 향적사 주지 법일스님, 부본부장인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 쌍계사 주지 진현스님을 비롯해 팽목항 법당 도감 하륜스님과 학인 스님, 자원봉사자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종단 봉사단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초기부터 떡과 죽 등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팽목항을 오가며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는 잠수사에도 음식과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팽목항 법당에서 릴레이 기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등 실종자의 조속한 귀환과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팽목항에 달린 노란리본. |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 집행부스님들이 22일 팽목항을 방문했다. |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단원고교장선생님에게 염주를 선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