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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소식

2018년 포교원 신년 기자회계문
2018-01-29 조회 2,227

포교원 신년 기자 회견문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신행혁신으로 불교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와 함께 한반도에 모처럼 밝은 기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간의 대화와 협력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큰 걸음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한반도 평화가 위태로웠던 것처럼, 한국불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한계와 어려움에 직면하였고, 그래서 우리는 한국불교의 현실을 위기라고 진단했습니다. 불자가 감소하고 불교의 사회적 위상이 약화되었습니다. 지방이나 작은 사찰에서 체감하는 위기는 상당히 심각합니다. 서울경기 지역 청소년 가운데 불자의 비율이 20명 중에 한 명밖에 안 된다는 통계 조사 결과는 지금 우리가 비상한 각오로 움직이지 않으면 한국불교의 미래가 매우 어둡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누구도 오늘의 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 누구보다 우리 포교원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불교의 현재와 미래는 수행과 전법 교화에 달려 있는데, 전법 교화를 책임진 종무기관 포교원이 여러 한계를 이유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함으로써 한국 불교의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고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한국 불교의 밝은 미래를 향해 사부대중이 함께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심사숙고를 거쳐 방향을 정립한 신행혁신 붓다로 살자를 우리 삶의 영역에서부터 사회의 제반 영역으로 확대하고, 중앙에서 지역으로, 사찰에서 마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장년에서 미래세대로 활동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바닥을 다져 집을 올리고, 오늘을 가꾸어 내일을 꽃피우겠습니다. 총무원, 교육원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포교 종책과 행정이 더 효과적으로 집행되게 하고, 포교원 혼자서는 하기 어려웠던 일들도 현실의 책상 위에 올리겠습니다. 2018년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은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신행혁신으로 불교의 미래를 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 방향에 따라 포교원이 수행할 주요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신행혁신을 대중화 하겠습니다.

 

신행혁신 붓다로 살자는 사부대중 모두가 주체적으로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삶을 지혜롭게, 마음을 자비롭게, 세상을 평화롭게하는 주인공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부대중이 널리 그 내용을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사부대중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신행혁신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교계 방송과 언론 매체와 함께 진행하겠습니다. 여러 신행혁신 지침이나 신행일지와 자료를 사찰이나 단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제공하고,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공유하겠습니다. 청년 대학생이 참가하는 신행축제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한글의례를 비롯한 불교 신행이 훈습되도록 하며, 아울러 미래세대와 함께 어울리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신행혁신 지역대중공사를 서울과 부산, 대전에서 개최하여 지역 포교역량을 결집하고 신행혁신을 통한 지역 불교 발전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포교에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전법중심도량과 불교대학이 지역의 거점이 되어 신행혁신을 더욱 대중화하도록 하겠습니다. 포교사단도 신행혁신 대중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활동할 예정이며, 특히 3월에는 포교사단의 신행혁신 선포식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둘째, 지역포교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포교원에서 기획한 종책은 포교 현장인 지역의 사찰, 스님과 신도에 의해 실천됨으로써 완성됩니다. 그런데 종책을 기획하려면 포교 현장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현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불교 지표와 사회 지표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포교원은 그동안 포교를 위한 지역 사회의 지표를 조사하여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포교지도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부산, 경남과 전남 등 3개 지역에 대한 행정구역별 포교지도를 발간하고, 10개 지역에 대한 포교지표와 사회지표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포교지도를 현장에서 활용하면서 각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포교 활동을 하기 위해 지역별 포교 네트워크를 구축하겠습니다. 교구 포교국, 지역의 불교대학, 전법중심도량, 포교사단 지역단과 불교 신행단체, 불교 시민사회단체가 연대 협력의 체계를 갖춤으로써 지역 현안에 함께 대응하고, 다양한 분야의 역량이 결합하여 포교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역별 포교간담회를 함께 열고, 각종 지원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포교 콘텐츠 개발과 보급에 힘쓰겠습니다.

 

우리 불교는 인류 문명사에서 손꼽히는 방대한 문헌 정보와 문화 예술 자료를 축적해 왔습니다. 우리가 물려받은 방대한 유산이 과거의 유적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창조되어야만 미래 비전이 있는 건강한 불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생의 병에 따라 약을 처방하는 불교의 특성상 경전과 논서 속에는 수많은 병과 치유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이것을 잘 다듬어 현대 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아픈 이웃의 곁을 지키는 자비롭고 믿음직한 불교가 되도록 불교수행에 기반한 인성개발 프로그램을 공모하겠습니다. 전국 사찰에서 청소년 인성 프로그램을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하겠습니다.

 

그동안 불교개론으로 펴냈던 책을 전면 개편한 ‘(가칭)불자의 길을 발간하여 현대 사회에 맞는 불자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제시하겠습니다. 또 종단 표준 한글 의례를 개발하는 사업도 올해는 한 단계 전환을 이루고자 합니다. 올해 개발을 목표로 하는 상용의례, 천도다비의례, 생활의례와 그동안 정리했던 예불 헌공 의례를 합치면 이제 절에서 표준 한글 의례만으로도 대부분의 법요 의식을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신도의 탄생부터 임종까지 생애 주기에 따른 맞춤형 신행의례를 개발하여 신도가 일생의 중요한 일은 부처님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도 신행안내서로 계율, 명상, 보살행 안내서를 발간하는 것도 올해의 계획입니다. 그동안 포교원과 교육원에서 발행한 다양한 수행입문서를 포함하면 신도의 신행 지침서는 올해 하반기가 되면 완비된다고 하겠습니다.

 

넷째, 뉴미디어 포교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섯 비구를 위해 녹야원으로 가시고, 가섭 삼형제를 교화하기 위해 우루벨라로 가셨습니다. 유마거사는 중생의 국토가 정토라고 하셨습니다. 오늘날 중생의 국토는 몸이 머무는 현실 영역 뿐 아니라 네트워크상에도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SNS와 온라인 매체는 현대인의 생태계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따라 포교원은 포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보다 풍부한 포교 콘텐츠를 온라인에 제공하겠습니다. 스님 법문 영상을 올리고, 좋은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나아가 온라인에서 활동을 조직하는 등 사찰과 단체가 뉴미디어를 포교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뉴미디어 활용 교육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또 뉴미디어 포교에 대한 종단의 제도와 정책을 점검하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종책 연찬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불교 소재라도 사회의 눈높이에 맞으면 큰 반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만화가, 웹툰 작가, 동화작가 등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불교를 이해하고 불교문화를 체험하여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겠습니다.

 

다섯째, 신도 종책을 개선하겠습니다.

 

신도는 우리 종헌에서 종단을 구성하는 사부대중 가운데 재가 이부중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신도는 소극적인 신행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더 치열한 신심과 원력으로 불교의 주체로 성장해가야 하겠습니다.

 

신도 교육을 보다 내실화하고 체계화하는 한편 사찰에서 교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지원을 하겠습니다. 붓다로살자 신행일지를 통해 날마다 수행하면서 자신의 삶을 점검하며, 정기적으로 사찰과 신행단체에서 포살에 참여하도록 생활화하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종단 신도등록과 신도증은 그동안 제기된 다양한 대안을 수렴하고 검토하여 조계종 신도라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하면서 조계종 생태계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종책 전환을 추진하겠습니다.

 

여섯째, 총무원, 교육원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포교원이 기획하는 포교 종책은 중앙종무기관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추진될 때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불교가 세상에서 존재하는 곳은 사찰이며, 포교의 첫 번째 현장도 사찰입니다. 그런데 사찰을 운영하고 신도를 이끄는 역할은 스님들이 맡고 있습니다. 스님을 양성하는 교육원, 사찰을 관할하는 총무원과의 협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불자와 국민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제시하는 원전이 될 불교성전과 불교사회교리서 편찬을 종단 차원의 협력을 통해 추진하겠습니다. 총무원장스님을 중심으로 교육원, 포교원, 중앙종회, 교구본사 등이 참여하는 ‘(가칭)불교성전 및 불교사회교리서 편찬위원회를 종단 차원으로 구성하고, 4개년 사업으로 진행하겠습니다. 2600년 역사를 통해 정립된 가르침에 21세기 현대사회의 관점을 담은 불교성전은 불교다운 불교, 존중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이루는데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불교성전과 불교사회교리서 편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편찬을 위한 조직 구성과 활동 계획을 정하고자 합니다.

 

종단 표준 한글 의례를 보급하고 정착하는 일, 포교 성적을 주지 인사평가에 반영함으로써 포교에 힘쓰게 하는 일, 교구가 포교 종책을 수립하고 말사의 포교 활동을 책임감 있게 지도하며 관리하게 하는 일은 총무원과의 협력으로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물론 교구본사 포교국장회의를 통해 포교원이 교구와 직접 소통하고 협력하는 기회도 더 자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스님들이 정규교육과 연수교육을 통해 포교에 대한 안목과 역량을 갖추게 하며, 신도 교재를 개발하는 일은 교육원과 협력하여 이루어 가겠습니다. 특히 교육원은 전법교화 역량을 향상시키는 승가교육을 종책 목표로 삼고 있으므로 언제라도 협력할 수 있는 상설협의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일곱째, 포교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종법령을 제 ·개정하겠습니다.

 

 

그동안 포교원의 종책 성과와 새로운 포교 종책 비전, 그리고 그동안 제안되었던 개정 요구 사항을 반영하여 포교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관계된 종법령을 정비하고자 합니다.

 

제도를 정비하면서 종법령을 함께 손질할 대표적인 사례로는 어린이청소년위원회와 포교사단, 포교대상, 신도등록과 신도증 등이 있습니다. 신도 교육 체계를 정비하면서 신도전문교육기관과 디지털대학은 관련 종법령도 함께 손질하겠습니다. 종단의 포교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종단 포교아사리 제도를 도입하고, 불교성전과 불교사회교리서 편찬도 타당성 검토가 마무리되면 관련 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하겠습니다.

 

이 길만이 희망이며, 이 길을 함께 가는 사부대중이 희망입니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서 보현보살은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면 나의 이 서원도 다하겠지만 허공계와 중생계가 다할 수 없으므로 나의 이 서원도 다함이 없다. 순간순간 끊임없이 계속하여도 몸과 입과 마음으로 실천함에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불교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여는 신행혁신은 한 마음 돌리면 문득 성취되는 어떤 것이 아닙니다. 사부대중이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애쓰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입니다. 다른 쉬운 길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긴 안목으로, 쉽게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말고 나아갑시다.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신행혁신으로 불교의 미래를 함께 열어갑시다.

 

 

불기2562(2018)123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