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토론이 활성화되는 교육방법에 대해
지난해 ‘제1회 조계종학인 토론대회’, 승가대학 및 승가대학원 교역자들의 ‘토론학습’에 대한 연찬회를 계기로 문답토론식 승가교육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교육원은 2017년 표준교육과정 필수과목으로 <설법과토론>을 신설하였고, 학인행사로 <설법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문답토론 수업과 설법자로서의 스피치 역량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문답토론식 학습법 중 한국사회 가정과 학교에서 기존의 주입식 교육의 대안 중의 하나로 <하브루타(havruta) 학습법>이 화제입니다. 유대인의 오래된 학습법인 “하브루타”는 두 명이 짝을 지어 질문과 토론을 바탕으로 멘토링을 하는 학습 방식입니다.
하브루타 학습법이 무엇인지, 승가교육 연계성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1. 하브루타(havruta)란?
'하브루타'란 유대어 '하베르(친구)'에서 파생된 말로서 말 그대로 친구, 파트너를 의미합니다. 파트너는 좁은 의미로 친구, 동료에서부터 시작해 넓은 의미로는 교수, 선생님, 부모님 등 다양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2. 하브루타 학습이란?
하브루타 학습은 나이,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두 명 이상이 짝을 지어 서로 질문과 토론,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3. 하브루타 학습의 핵심은?
하브루타의 학습의 핵심은 질문과 토론, 논쟁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알게 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각 입장에 따른 생각의 차이와 그에 맞는 근거를 알고, 이해하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주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또, 하브루타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줍니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자신에게 제시된 곤란한 문제를 인식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그에 따른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종합적 정신능력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브루타는 경청하고 설득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하브루타 자체가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이 절로 향상되게 되며, 더불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 또한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4. 하브루타 학습의 원칙
하브루타 학습에는 여섯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반드시 2명이서 합니다. 2명이 하면 관찰자가 없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엄지손가락을 사용합니다.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때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반박할 때는 엄지손가락을 내려 마치 춤을 추듯이 토론합니다.
셋째, 역지사지의 기회를 가져 서로 win-win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서로 의견을 더하고 격려하여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넷째, 개방된 공간에서 실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하브루타를 실시합니다. 시끄러울수록 몸짓과 손짓, 큰소리를 내게 되고, 듣는 사람도 열심히 집중해서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섯째, 상호지식과 경험의 공유입니다.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철학, 신념, 삶을 살아가는 가치관을 알 수 있습니다. “하르부타를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이 나의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하르부타는 서로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여섯째, 동일 주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넓게, 더 심오하게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5. 하브루타 학습법과 승가교육
유대인들은 토라(유대인의 성서)와 토라의 해설서인 탈무드만큼은 절대로 혼자 배워선 안 된다고 배웁니다. 혼자 공부하다 잘못 해석하면 그 영혼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이 그 이유입니다. 따라서 파트너와 토론하며 이해의 오류를 교정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파트너와의 토론으로도 모자라는 부분은 가르침을 주는 사람(교수)에게 물어 해소하면 됩니다.
교수도 모르는 문제라면 교수끼리 토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도 결론이 내려지지 않으면 적당한 답이 없는 것으로 판정을 내리면 되는 것이고, 그 문제는 두고두고 생각해볼 문제가 될 것입니다.
불교의 수행법은 어떠한가요?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은 스승이 제자에게 화두를 내립니다. 즉, 스승이 제자에게 질문을 던져주는 것입니다. 제자는 그 질문에 마음을 집중하여 잡은 화두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의심으로 얻은 결과물을 스승과 나누며 깨달음에 다가갑니다.
세계불교 포교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티베트 불교의 경우, 출가자가 수행과 함께 ‘체니’를 통한 경전 공부에 진력합니다. 체니는 경전에 관한 논쟁을 벌이면서 경전의 내용을 암기하고 또 그 내용에 관한 확신을 쌓아 가는 교육 방법입니다. 체니를 통해 티베트의 출가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는 스승으로 키워집니다.
이처럼 승가의 수행법에도 논강을 통한 문답 방식과, 공부와 수행의 의심을 타파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방식을 계승하면서도 현대교육의 트렌드에 맞추어 승가교육의 학습법을 질문과 토론, 논쟁이 살아있는 소통하는 교육으로 개선하면 우리의 승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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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사 : 유대인式 질문과 토론… 잠자던 교실이 깨어났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7/2017011700290.html
관련도서
『탈무드 하브루타 러닝』 / 헤츠키 아리엘리 / 국제인재개발센터 / 2015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 김현섭 / 한국협동학습센터 / 2015
『하브루타 질문 수업 』 / DR하브루타교육연구회 / 경향BP /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