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답지 않게 하루종일 내린 빗속에서 지난 4일 숭산당 행원대종사의 영결식 및 다비식이 1만 5천여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봉행되었습니다.
지난달 11월 30일 주석하고 계시던 화계사에서 입적한 화계사 조실 숭산(崇山)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은 그동안 숭산스님의 해외포교 원력을 새삼 실감하게 하듯“What is this pink?” “What am I?” 등 영어와 산스크리트어로 적은 색색의 만장이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영결식은 명종을 시작으로 헌다, 헌향, 설정스님의 행장소개, 숭산당 행원대종사의 육성법문,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스님의 영결사, 법전 종정예하의 법어, 총무원장 법장스님의 추도사, 중앙종회의장 법등스님의 종사를 비롯하여 노무현 대통령의 조사 등의 순서로 거행되었습니다.
조계종 법전 종정예하는 법어를 통해 “산하대지(山河大地)가 이 마음을 벗어나지 않았으니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스님의 법신(法身)이요, 일월성신(日月星辰)이 스님의 본래 면목입니다”라고 추모하였습니다.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부디 적멸의 세계에 들었으나 중생을 어여삐 여기사 여여한 모습을 시현하사 광도중생 하옵소서"라며 큰스님의 원적을 애도하였습니다.
한편 박정규 민정수석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는 말씀은 인류의 화합과 세계평화를 이뤄가는 소중한 교훈으로 남아 있다"며 숭산스님의 높은 공덕을 기렸습니다.
영결식 후, 숭산스님의 법구는 인로왕번, 명정, 삼신불번, 십이불번 등 형형색색의 만장을 앞세우고 스님의 위패와 영정, 법구의 순으로 연화대로 이운되었으며,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사부대중의 발원속에 육신의 인연을 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