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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소식

종정예하, 정대스님 영결법어 내리시다
2003-11-21 조회 2,759

동국학원 이사장이자 전 총무원장이였던 정대스님에 대해 영결법어를 내리셨습니다. 또한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영결사를 발표하였습니다. 그외 종회의장 지하스님, 중앙신도회 백창기회장, 동국대 홍기삼 총장, 문화관광부 이창동 장관, 손학규 경기도지사, 일본대정대 이사장의 조사가 속속 발표되었습니다.


종정예하 도림 법전스님


영 결 법 어 (
永訣法語 )


이사무애(理事無碍)한 삶이었으니

올 때는 흰구름과 더불어 오고 갈 때는 밝은 달을 따라갔습니다.

낮에는 영산회상을 열었고, 밤에는 좌복 위에 앉았습니다.

교화의 인연은 사방에 두루 미쳤고, 이(理)와 사(事) 어느 곳에도 걸림이 없었습니다.


법신이 만물에 응하는 것은 물 가운데 달과 같고,

환신(幻身)이 인연을 따라 멸하는 것은 허공 속의 꽃과 같습니다.

용주사 계곡물 모두 비워도 서해바다에 다시 가득차듯

손을 털고 발걸음 옮겨도 언제나 대천세계(大千世界) 안의 일일 뿐입니다.


종사(宗師)의 안목은 사부대중의 지남(指南)이요

종단사(宗團事)에는 시처(時處)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안광(眼光)이 낙지(落地)하니 천지(天地)는 실색(失色) 하였습니다.


이제 냉추추지거(冷湫湫地去),

차가운 가을 물 처럼.


일념만년거(一念萬年去),

한 생각이 영원히 변함없듯이.


한회고목거(寒灰枯木去),

불 꺼진 재와 말라죽은 고목처럼.


고묘향로거(古廟香爐去),

오래된 사당의 쓰지 않는 향로처럼.


일조백련거(一條白練去),

그리고 때묻지 않는 한 폭의 흰 명주처럼.


휴거(休去),

쉬고

헐거(歇去),

또 쉬십시오.


만연소진불류종(萬緣掃盡不留蹤)하고

일실료료절이동(一室蓼廖絶異同)이라.

종차진진소산거(從此塵塵消散去)하니

육창명월여청풍(六窓明月與淸風)이라.


모든 인연 다 씻어 버리니 자취가 남음이 없고

한 방안이 고요하니 다르고 같음이 끊어지네.

이로부터 모든 망상 흔적이 없으니

육근문이 확 트여 청풍명월이 걸림없네.


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분향


총무원장 법장스님


영 결 사 (永訣辭)


월암당(月庵堂) 정대(正大)스님.


낙엽귀근(落葉歸根)의 계절입니다 산과 들에 있는 나무들이 스스로 전지(剪枝)를 통해 떨쳐버릴 것을 모두 떨쳐버리고 근본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무릇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이렇게 때가 되면 떨어지고 부서지는 것이 생멸(生滅)의 도리입니다.


예로부터 이 이치를 통달한 본분종사(本分宗師)는 생멸의 법칙에 거스르지 않고 인연이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고, 물로 돌아가고,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갔습니다.


스님께서도 오늘 옛사람이 걸어간 길을 떠나시려고 짐을 싸셨습니다.


오래 전부터 죽음을 친구처럼 안고 사신 스님께서야

나뭇잎 하나 떨구듯 하고 떠나시는 발걸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애착의 헌옷을 벗지 못한 저희들로서는

왜 이렇게 가슴에 솟구치는 아쉬움과 슬픔을 가누기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정대(正大)스님.

옛사람이 이르기를 ‘옥은 불로 가려내고 금은 돌로 알아내며, 칼은 터럭으로 시험하며 물은 지팡이로 재어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스님을 영결하며

스님의 삶의 무게를 재보려고 하나 마땅한 분이 없습니다.


스님이 우리 종단과 승가에 남긴 넓이와 깊이가 너무 커서 보통의 도량형(度量衡)으로는 잴 수 없는 까닭입니다.


스님은 참으로 ‘正大’라는 이름 그대로 바르고 큰 사람이었습니다.

시비(是非)를 가려 분열하는 것이 바른 것이 아니라

포옹하고 화합하는 것이 정말로 바른 것이요,

손익(損益)을 따져 좋은 것만 차지하는 것이 큰 것이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것이 진정으로 큰 것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분이 스님이었습니다.


스님은 일찍이 근대불교의 선지식인 전강선사(田岡禪師) 문하로 출가하여 40여 성상을 대방무외(大方無外)하고 이사무애(理事無碍)한의 삶을 살아온 분이었습니다.


용주사 중앙선원을 비롯한 제방에서 대기대용(大機大用)을 터득한 스님은 총무원 사회국장으로 종무행정에 첫발을 내딛은 이래 총무원 각 부장, 종회의원, 종회의장, 총무원장, 동국학원 이사장 등 종단의 중요한 종무직을 한자리도 빼놓지 않고 두루 거치는 화려한 이력을 쌓으셨습니다. 그 사이 스님이 종단발전을 위해 이룩한 크고 작은 업적을 꼽자면 눈썹을 뽑아 헤아려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보다 우리들이 스님을 잊지 못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따뜻했던 스님의 가슴 때문입니다.


스님은 타고난 친화력으로 언제나 모든 사람을 대통원융(大通圓融)으로 감싸안았습니다.


반목과 다툼이 있는 곳에는 화해의 웃음이 피게 했으며, 대중화합을 위해서라면 내장(內臟)까지 다 꺼내놓으셨습니다. 또한 살얼음판을 만나면 먼저 건너가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아낌없이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스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모여들어 회상(會上)을 이루었습니다.


참으로 스님은 5척의 단구(短軀)이면서도 크기는 태산(泰山)을 능가했고, 넓기는 창명(滄溟)을 담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정대(正大)스님.

예로부터 지인무명(至人無名)에 이른 본분종사(本分宗師)는

어떠한 순간에도 참모습을 감추지 않는다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스님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보여줄 참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앞으로 우리는 감나무가 잎사귀를 떨구는 것에서 스님이 보여준 제행무상(諸行無常)을 깨달을 것입니다. 혹시 마음을 상하는 일이 생기면 스님의 화안(和顔)을 떠올리며 자비무적(慈悲無敵)을 생각할 것입니다. 화합이 어그러질 때는 먼저 악수를 청하던 스님의 헌신(獻身)과 하심(下心)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스님이 우리와 함께 하는 동안에 드러낸 진면목(眞面目)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대(正大)스님.

스님이 우리에게 보인 공적(空寂)의 실상(實相) 앞에 왜 이렇게 가슴이 허전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스님이 우리에게 남긴 말후일구(末後一句)입니다.


일상무운(日上無雲)하니

여천보조(麗天普照)요

안중무진(眼中無)하니

공리무화(空裏無華)로다

해뜨고 구름 한 점 없으니

하늘에는 햇살이 빛나고

눈 가운데 티끌이 없으니

허공에는 헛 꽃이 없도다.


정대스님.

삼가 영산회상(靈山會上)의 구래(舊來)를 본 따, 연꽃 한 송이를 들어 영결(永訣)의 인사에 가름합니다.

부디 적광정토(寂光淨土)에서 긴 열반락(涅槃樂)을 누리소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 장 분향

月庵堂 正大大禪師 學校法人 東國學園葬 永訣式


■ 永訣日時 : 佛紀2547年 11月 22日(陰10. 29) 午前 10時

■ 永訣場所 : 龍珠寺 蔓殊利室

■ 茶 毘 場 : 龍珠寺 蓮華臺


* 永訣式順

사 회 : 무관스님(조계종 계단위원)

一. 개 식 ----- 사회자

一. 명 종

一 .삼 귀 의

一. 반야심경

一. 영결법요 ----- 영명스님(용주사 총무)

一. 행장소개 ----- 영배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

一. 추도입정

一. 영 결 사 -----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一. 법 어 ----- 종정예하

一. 조 사 ----- 지하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홍기삼(동국대학교총장)

이창동(문화관광부장관)

손학규(경기도지사)

一. 조 가 ----- 용주사, 수원포교당, 삼막사, 신륵사,

청련암 연합합창단.

一. 헌 화 ----- 문도대표(성용스님), 문중대표(정무스님),

종단대표, 종회대표, 신도회대표, 각기관장.

一. 조화 및 조전소개

一. 인 사 ----- 문중대표 집행위원장(정락스님)

一. 사홍서원

一. 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