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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회 정기중앙종회 개회
2003-11-01 조회 2,016

제161회 정기중앙종회 개회


제161회 정기중앙종회제161회 정기중앙종회가 11월 1일 오전 10시 조계사 문화교육관 1층에서 종회의원 53명이 참여한 가운데 15일 동안의 회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중앙종회는 종회의장 지하스님 인사말, 총무원장 법장스님의 종정연설, 안건채택을 한 후 중앙종무기관 종정감사에 들어가 오는 10일 종회를 속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종정연설을 통해 “내년 예산안은 국가 경제가 어렵고, 사찰부담을 줄이기 위해 긴축재정으로 편성하였으며, 필요한 예산은 세원발굴과 재정수입 개발을 통해 충당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법장스님은 내년 사업계획으로 조계사 성역화, 득도절차 교육제도 개선, 승려노후복지시설 설치와 기금마련, 중복과 낭비가 없는 효율적인 종단운영 위한 종합계획 수립, 국제포교의 활성화와 국제전문인력 양성, 전통불교문화산업지원센터 건립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제161회 정기중앙종회 종정연설문


한해도 이제 두 달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지금 제방에서는 계미년 동안거 결제 준비에 바쁠 때입니다. 중앙 종단도 계미년 한해 살림을 평가하고 갑신년 새해 살림을 준비할 때에 이르렀습니다.

종회의원 스님 여러분!

공사다망하심에도 불구하고 종단발전과 살림살이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정기중앙종회에 참석하여 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종회는 제가 총무원장의 소임을 맡은 지 처음 맞는 정기중앙종회입니다. 이번 종회는 저에게 있어서는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동안 여러 과정을 통해 종도들에게 약속한 종책과제들을 소신에 따라 사업과 예산 계획을 함께 수립하고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와 내용이 결정되는 종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정기중앙종회를 앞두고 그동안 발표된 종책기조와 종책과제들을 중심으로 실행 가능한 사업을선정하고 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예산계획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대한 중앙종회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중앙종회의원 스님 여러분께서 깊은 통찰력과 따뜻한 마음으로 잘 살피시고 집행부가 하고자 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종회의원스님 여러분!

오늘 종정연설에서는 갑신년 새해 살림살이에 대한 구상과 배경을 먼저 설명해드리고, 너그러운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정기중앙종회의 가장 중요한 결정사안이 새해 예산이므로 우선 예산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불기 2548년 예산기조는 ‘긴축’입니다. 긴축예산을 편성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설명드리면,

첫 번째는 국가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민 모두가 IMF 직후와 같은 어려운 경제형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찰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입니다. 그동안우리 종단은 일선 사찰의 어려움을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예산이 필요하면 분담금을 추가 배정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해결해 왔습니다. 이런 관행이 중앙종단과 지방종무기관간의 연대와 화합을 깨뜨리고 중앙종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높여왔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세원발굴과 재정수입개발 노력을 다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배고픈 사람이 먹을 것을 찾고 필요가 생산을 유발합니다. 자생력이 있는 중앙종단을 위해 내년 한해만이라도 긴축재정을 운영해 보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중앙종단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요불가결한 사업이 발생하면 개인적 노력을 다해서라도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여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충정을 충분히 혜량하시고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통과시켜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조직과 인사관리입니다.

조직관리의 기본원칙으로서 분권과 부서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충분한 자율권을부여하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세속에서도 수직적 조직체계를 수평적 네트워크조직으로 전화하고 팀제 운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 조직의 유연성과 창조성이 담보되어 능률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 또한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이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자 합니다.


또한 중앙종단에 대해 외부 전문가로 하여금 조직진단을 실시토록 하겠습니다. 1994년 개혁종단이 출범한지 내년으로 10년이 됩니다. 10년에 즈음하여 그동안의 종단조직체계에 의한 운영의 득과 실은 무엇인지, 비효율적 요소는 없는지,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강화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아서 조직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인사에 있어서는 적재적소에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배치하고, 성과에 따른 인사고과제를 철저히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심과 애종심을 바탕으로 근무시간을 넘기면서 열심히 근무하는 재가종무원의 처우를 개선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로희망적 내일을 약속하고 내후년에는 반드시 처우 개선이 실현되도록 하겠습니다.


종정연설 마지막으로 그동안 총무원장 소임을 보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결정한 갑신년 중점사업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사업은 조계사 성역화입니다. 월주큰스님과 고산큰스님이 발원하고 정대 전임 총무원장스님께서 토대를 마련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사가 차질 없이 완공되도록 하고, 지금 준비중인 “조계사 성역화 종합계획”에 따라 한국불교총본산 정비사업을 착실히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중점사업은 득도절차와 교육제도 개선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종단은 “선득도 후교육”제도를 실시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교단체는 “선 교육후 자격 부여”를 합니다. 우리 종단은 1994년 개혁이후 제도적 틀에 의해 의무교육을 강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제성 논란과 반발이 있고, 마음에도 없는 형식적 참여는 교육의 실효성과 자질향상에 걸림돌이 되어 왔습니다. 이제 우리 종단도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승려의 자질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선교육후득도” 체계로의 일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세 번째 역점 사업은 승려노후복지시설 설치와 기금마련입니다. 2004년 한 해동안 종합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국비 등 재원마련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승려노후복지시설 설치와 관리에 필요한 복지 관련 제도와 체제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 사업에깊은 관심을 가진 것은 단순한 인정에서 만이 아닙니다. 수행중심의 조계종 승풍을 진작시키고자 하는 원력에서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20년~30년간 열심히 정진하던 수좌가 최후정진을 다하지 못하고 어느 날 갑자기 사판으로 돌아서는 사례를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이제 수좌들이 한 생을 걸고 정진에만 몰두해도 노후가 불안하지 않도록 종단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소신에서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중복과 낭비가 없는 효율적인 종단운영을 위해 장단기 종단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하는일입니다. 이를 위해 종단 조직과 체계를 진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수립된 장단기 종합계획 실천에 필요한 종법 등 종단제도를 함께 마련하겠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국제포교의 활성화와 국제전문인력 양성입니다. 세계적 석학들로부터는 한국불교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가고 있음에도, 이를 세계속에 알리는 종단의 국제포교의 수준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입니다. 따라서 우선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을 통해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고, 질의에 응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언어권별 국제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체계적인 국제포교의 발판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제간화선센터를 운영하며,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불교를 홍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통불교문화산업지원센터 건립입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로서 불교문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불교문화를 민족 모두의 공통된 문화로 받아들여 전승하려 하지 않고, 특정 종파에 속한 문화로 폄하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가 보다 적극적으로 불교문화를 일반 국민들에게 손쉽게 접근시켜 보편화하고 생활화시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가 갖는 유형․무형의 문화자산을 시장성을 갖는 상품과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시장체계를 통해 보급해야 합니다. 이 사업을 종책사업으로 설정하고, 그동안 우리 집행부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정부에 120억의 예산을 요청한 결과, 기획예산처가 이 사업의 타당성을 받아들여 2004년도 정부예산으로 확정하여 국회에 송부하였습니다. 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사업계획을 구체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통불교문화산업지원센터는 건립 목적 외에도 종단의 중앙연수원 기능과 국제간화선센터 역할도 함께 수행하게 될 것이며, 가급적 서울시내에 입지를 정하여 건립할 예정입니다.


제출된 2004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예산안은 제31대 집행부가 종단발전을 위한 충정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사업과 이에 필요한 예산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이 모든 사업은 종회의원 여러분의 적극적 지원과 동참 없이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적극적 협조와 지원을 부탁드리며, 앞으로 이 사업들이 구체화되어 가는 과정에 모든 것을 열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종회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계미년 정기중앙종회 종정연설을 마치겠습니다.


긴 시간 동안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기2547년 11월 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