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니) 150명 탄생
제25기 행자교육 회향 법회
남녀 행자 150명이 계를 받고 출가 수행자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5일 김천 직지사에서 회향법회를 봉행한 제25기 행자교육 결과 남행자 75명과 여행자 72명 등 모두 147명이 수료했다. 또한 지난 24기 행자교육을 수료했던 3명을 포함 사미 76명, 사미니 74명 등 150명이 회향식에 이어 거행된 수계산림에서 사미ㆍ사미니계를 받았으며, 앞으로 종단기본교육기관을 마치면 비구ㆍ비구니계를 수지할 자격을 갖게 된다.
이날 회향식에서 행자교육원장 자광스님(직지사 주지)은 “몸, 말, 생각을 부처님 같이 하고 불퇴전의 정진으로 바다와 같은 넓은 지혜를 얻어 인천의 스승이 되라”고 당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총무부장 성관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어느 때보다 구도심이 건절해야 하고, 어떤 난관도 이겨 나갈 수 있는 용맹심으로 활활 타올라야 한다”면서 “명실 상부한 사문으로 공부하며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격려했다.
제25기 행자교육은 지난 8월 14일부터 남행자 81명, 여행자 73명이 등록한 가운데 3주간 김천 직지사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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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원 문 요 약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부처님을 만나 불법을 알아 온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동안은 머리와 마음으로만 부처님을 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으려고 행자교육에 왔습니다. 부처님! 대중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많은 대중이 한 목소리와 한 동작으로 정근을 하고 절을 하는 것이, 또한 그 속에 제가 있다는 것이, 순간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부처님! 21일 동안 각기 다른 사찰에서 모인 여러 행자님들과 함께 지내온 시간들이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었는데 어느덧 눈에 익어가면서 서로서로 챙겨주고 위해주고 모자라는 곳은 서로 채워주면서 살아가는 모습에 감사하며 회향하는 이즘에서는 더욱더 하심을 하며 위해주지 못한 것들을 참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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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기 회향식 계기로 살펴본 행자교육 현황
중생의 스승될 예비 스님들
1년에 2차례 21일간 교육 수료후
5급 승가고시 거쳐 사미(니)계
“원하옵건대 삼가 저희들이 법연(法緣)을 시발(始發)로 해서 성불(成佛)에 이르도록 오탁(五濁)의 업진(業塵)을 맑게 닦아 보살도(菩薩道)를 궁행(窮行)하여 정진할 것입니다.” 지난 8월14일부터 9월5일까지 김천 직지사에서 열린 제25기 행자교육원의 전 과정을 이수한 후 사미 사미니계를 받은 예비스님들은 이를 계기로 인천(人天)의 사표인 출가 수행자의 길을 오롯이 걸을 것을 다짐했다. 지난 5일 행자교육원 회향식을 계기로 스님이 되는 ‘여법한 길’은 어떤 것이며, 행자교육원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살펴본다.
출가에 대해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모형제와 이별하고 출가한 사문은 욕망을 쉬고 애욕을 끊어 자기 마음의 근원과 법의 깊은 이치를 깨달아서 자성청정 열반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안으로 얻을 것이 없고, 밖으로 구할 것이 없어, 마음은 진리에도 얽매이지 않고 업도 짓지 않는다.” 위법망구의 자세로 진정한 수행자가 되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스님들의 기본 소임이다. 중생과 사회를 구제하기 위한 자비정신을 길러 위의(威儀)를 제대로 갖추는 것을 기반으로 계정혜(戒定慧) 삼학을 고르게 익히는 것이 수행자의 덕목임에 틀림없다.
제25기 행자교육원장 자광스님(직지사 주지)은 회향사를 통해 “영겁의 무명 속에서 두터워진 업장의 껍질을 깨고, 불조(佛祖)의 혜명(慧命)을 잇는 불제자가 되었다”면서 “성스러운 인연은 숙세(宿世)에 쌓아온 선근공덕의 씨앗이 발아한 것”이라고 행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자광스님은 “그 열매는 행자 여러분 자신과 중생의 해탈을 인도하는 양식이 될 것”이라면서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불퇴전의 정진으로 바다와 같은 넓은 지혜를 얻어 중생을 고통의 바다에서 열반의 언덕으로 인도하는 스승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1년에 두 차례 조계종 교육원(원장 무비스님) 주최로 열리는 행자교육원은 21일간 진행된다.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사암(寺庵)으로 출가한 행자들은 행자교육원이 개설되면 의무적으로 교육에 동참해야 한다. 사미율의, 예식의궤, 42장경, 위의문 등에 대한 강의와 실습을 받고, 삼보일배와 3000배 정진을 통해 출가사문이 갖춰야 할 안팎을 배우게 된다. 행자교육원은 모두 13가지 청규가 있는데, 이를 어길 경우 정도에 따라 작게는 주의조치와 108배, 300배, 500배, 1000배, 2000배, 3000배의 참회를 하고, 벌점이 15점을 넘길 경우는 퇴방조치 당한다. 청규에는 “도량 행보시 반드시 차수(叉手)하여야 하고, 머리를 돌려 좌우를 살펴서는 안 된다” 는 규정뿐 아니라 “울력(雲力)에 불참하거나 자리에서 이탈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
행자들의 교육은 유나(維那)스님의 책임아래 비구 교수사와 비구니 교수사의 지도를 받게 된다. 일상생활은 남행자 습의사와 여행자 습의사들이 지도하며, 습의도감이 이를 통괄한다. 또 행자교육원 입방 첫날에는 갈마사 스님들이 각각 남녀행자에 대한 갈마를 하는데, 갈마는 일종의 면접으로 행자교육을 원만히 받을 수 있는 심신(心身)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한다.
종단의 미래를 책임지고 한국불교를 일궈갈 예비승려들에 대한 관심이 높기에 종단 어른들은 각별한 당부를 잊지 않는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출가사문의 길은 무상대도를 성취하기 위한 대장부의 길”이라면서 “법답게 훌륭하게 수행하게 되어 참된 도리를 깨우치게 되면 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최상승의 길”이라고 격려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스님은 행자들에게 “여러분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며, 교단과 사회가 여러분에게 부여한 책무가 있다”면서 “앞으로 인천의 사표로서 고매한 품성과 지혜를 갖추어 중생과 사회를 구제하고자 하는 자비정신을 한없이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행자교육원을 수료한 행자들은 같은 날 5급승가고시를 거쳐 사미 사미니계를 받았다. 앞으로 종단에서 지정한 기본교육기관에서 4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4급승가고시를 거쳐 비구 비구니계를 받게 된다. 남녀행자들은 지난 8월14일 고불식에서 “영겁토록 부처님의 정법만을 신봉하고 보살도를 행하여 결정코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이루겠나이다”라는 내용의 3대서원을 세우고 정진을 다짐했다.
행자교육원 입교자격
행자교육원에 입교하려면 조계종 교육법 제55조에 그 자격이 규정되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연령 15세 이상 40세 이하, 고졸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소지자, 행자로서 출가본사에서 5개월 이상 교육받은 경우에 한해 행자교육원에 들어갈 수 있다. 단 학력조항만큼은 본사주지의 추천을 받은 자는 입교할 수 있다고 단서조항이 있다. 조계종 교육법 55조에는 행자교육원에서 수학할 수 없는 규정을 7가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