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대 총무원
종책기조 및 중점종책과제 발표 기자회견문
먼저 오늘 대한불교조계종 제31대 총무원 종책기조 및 중점종책과제 발표회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언론ㆍ방송 기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제가 제31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되어 소임을 시작한지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 동안 위로는 종정예하와 원로대덕큰스님들을 찾아뵈면서 종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본사주지스님과 중앙종회의원 등 종단의 중진스님들로부터 종단 운영에 대한 고견을 청취하였습니다. 또한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애정어린 고견과 종책 관련 설문조사를 통한 승ㆍ재가 지도급 인사들의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였습니다.
이러한 가르침과 고견을 종합하고 총무원장 선거시 제시한 공약을 검토하여, 제31대 총무원이 나가야 할 방향과 기조, 주요종책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취임 100일째 되는 오늘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는 제31대 총무원이 “함께하는 종단, 신뢰받는 종단”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함께하는 종단”은 종단 운영에 대한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종도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참여 속에 화합을 이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종단의 안정은 ‘참여’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 종단은 2만여명의 스님과 1천만 신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단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사가 종무행정과정에서 원활히 소통되고 반영될 때, 종단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제31대 총무원은 무엇보다도 원로 대덕을 비롯한 모든 종도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함으로써, 화합된 종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단 안정 및 화합과 원융승가를 위하여 계파정치를 지양하고, 모든 종도들의 의견과 여론을 종합하여 종단의 운영 방향과 종책을 결정하여 집행하는 원융살림을 이룩해갈 것입니다.
“신뢰받는 종단”은 높은 계율정신과 폭넓은 안목을 결집하여 대승보살도의 실천자로써의 능력과 청정 승가상을 구현함으로써, 먼저 종도로부터 신뢰를 받고, 종도들의 신뢰속에서 국민과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뢰받는 종단이란 비단 총무원장의 선언적 말 몇 마디와 일방적인 구호성 홍보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집행부의 모든 행정업무와 사회적 관계에서 신뢰구축을 위한 장ㆍ단기적 계획을 수립하여 집행하는 과정에서 합리성을 극대화하고, 완급과 증감을 상황과 시대에 맞도록 적용한다면, 종도들과 국민들의 신뢰 속에 종단은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제31대 총무원은 청정승가의 수행과 깨달음, 철저한 계율정신과 함께 사회 각 분야에서 귀감이 될 수 있는 실천을 통하여 종단 내외로부터 신뢰받는 종단을 창출하는 데 더욱 더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함께하는 종단, 신뢰받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4대 종책 기조를 설정하고, 제31대 총무원이 임기내에 실현하기 위한 총 31개의 중점종책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첫째 수행종풍 진작으로 거듭나는 종단, 둘째 참여 속에 함께하는 원융종단, 셋째 종도와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종단, 넷째 미래를 지향하는 효율적인 종단이 그것입니다.
우선, ‘수행종풍 진작으로 거듭나는 종단’이라는 기조를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전통의 간화선 불교를 지향함으로써 우리 종단의 정체성을 세우고, 우리 종단의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재정리함으로써 사부대중들의 수행생활을 심화 발전시키고, 수행종단의 가풍을 진작할 것입니다. 또한 종단 근ㆍ현대 사상사의 재조명을 통하여 종단사를 바르게 세우고, 불교학 연구를 진흥시켜 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행자의 본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에 걸맞는 교육내용을 새롭게 만들고, 승가교육기관을 재정비할 것이며, 종단의 전법·교화 체계 확립을 통하여 재가자에 대한 교육체계를 한 단계 높여 발전시킬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스님들을 위한 승가복지기금 마련은 물론, 교구별 승려노후복지시설 설치 등 다양한 승려노후복지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함으로써 스님들이 시시비비를 떠나 안정 속에 평생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진력을 다할 것입니다.
‘참여 속에 함께하는 원융종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종정예하와 원로대덕의 가르침을 봉대하고,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의 참여ㆍ협력을 통하여 함께 종단을 운영해 나가는 가운데, 종단 화합과 안정을 도모하고, 폭넓은 여론수렴과 민주적 의사결정 및 집행을 제도화함으로써 대중공의와 원로대덕의 의사가 조화를 이루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원융종단의 기초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각종 종책사업과 종단 주요 현안, 그리고 사찰 운영에 종도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교 전통의 승가운영원리를 오늘에 맞게 되살릴 것입니다. 또한 종단 내 비구니스님의 위상을 제고하고 종단 운영에 대한 참여와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비구니스님의 역량이 종단 발전에 회향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참여와 역할은 여성의 진출과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사회적 흐름에 발맞추고, 종단 내 인력자원의 활용을 넓힐 뿐 아니라 종단에 대한 신뢰와 원융의 폭을 크게 넓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종도와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종단’을 세우기 위하여 지계를 통한 청정한 승가상 구현과 도덕적 신뢰는 물론,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원만히 수행하는 가운데 가치 있는 질 높은 문화를 창출하고, 국가와 민족의 비젼을 제시하며, 사회적으로 능력과 책임을 지닌 믿음직한 종단을 구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평화·인권·생명윤리·환경 등 사회 안에서 종교가 마땅히 모범을 보이고 실천해야 할 다양한 활동을 확대하여 종단의 사회적 위상을 한층 높일 것입니다. 특히 최근 심해지고 있는 개발정책으로 인하여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종단의 수행환경이 크게 위협받는 일이 적지 않은데 대하여 종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31대 총무원은 수행환경 수호와 자연환경 보존을 위하여 전문인의 조력을 받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또한 불교 본연의 생명윤리 사상을 한층 발전시켜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보편화함으로써 우리 사회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생명경시의 풍조를 해소하고, 불교적 윤리를 회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불교계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고, 서구화된 생활양식에 젖어가는 국민들에게 조상의 얼과 민족의 전통을 익히고 계승하는데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완공과 한국불교총본산 성역화 불사를 원만히 마무리하고, 성보문화재에 대한 정밀조사를 시행하여 체계적인 관리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불교 관련 전통 문화 및 문화재 복원을 통하여 교단내 불교관련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회복하는 데도 앞장 설 것입니다. 특히 북한 불교문화재에 대한 학술조사와 복원을 계속 추진하여, 사라져가는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복지사회 구현을 위한 종단의 노력도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현재 종단 사회복지재단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종단 사회복지전달체계를 새롭게 확립하고, 종단 사회복지의 인적·물적 자원의 개발과 활용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기 위하여 불교종합사회복지센터를 건립할 것입니다. 또한 불교사회복지기금을 조성하여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복지혜택이 지속적으로 고루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종단의 대정부 협력과 활동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전통사찰보존법과 자연공원법을 비롯한 각종 국가 법령과 지역 사찰의 주요 민원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문제가 있는 불교 관련 국가 법령과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종단 내 주요 출·재가 전문가로 구성된 대정부 종책자문기구를 운영할 것입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효율적인 종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세계사적 흐름과 사회적 여건에 맞춰 새로운 시대가 요청하는 기능과 역할을 갖추고, 시대에 맞는 실천방안을 창출하는 종단을 지향하면서, 현재 지니고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운용함과 동시에, 종단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종합적인 종책기획과 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앞으로 한국불교가 생활화되고, 현대화된 가운데 세계불교로서의 위상을 지니도록 주력할 것입니다.
우선 내적으로는 지식정보화 사회에 걸맞은 종단 조직 및 종무체계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종단 종무 체계와 조직에 대한 정밀한 진단을 통하여 미래를 지향하는 효율적인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효과적으로 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종단 발전의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여 종단의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분담금에만 의존하는 종단 재정 운영방식을 탈피하고 전통문화상품개발, 출판사업 등을 통한 각종 수익사업을 전개하여 종단의 재원을 다양화할 것이며, 직할교구를 활성화하여 조직·교육·재정의 내실을 갖추고, 투명화된 모범적인 모델 사찰을 창출할 것입니다. 또한 종립학교에 대한 육성책 마련, 계층포교 활성화, 기능과 분야별 전문 인력 육성, 종단 기관지 위상 제고 및 운영 개선 등 종단 내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여 시대에 앞서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정보화, 국제화 시대에 걸맞도록 한국불교의 선불교사상을 알기 쉽게 번역하여 인터넷을 통해 홍포함으로써 한국불교를 인류가 지향해야 할 대안사상임을 알리는 방안을 확대ㆍ강화하여 한국불교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일 것이며,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를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총무원장 소임을 시작한 이후 제일 크게 느낀 점은 사회적으로 우리 종단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제31대 총무원의 의지와 기획도 필요하겠지만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앞으로 저와 종무원은 종단을 안정의 반석위에 올려놓고 시대에 부응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불교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천만 불자와 국민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리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언론ㆍ방송사 기자 여러분들께서도 지켜봐 주시고 많은 협조를 당부드리며,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광명이 항상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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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종책 기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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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화선 중심의 수행종풍 진작 ○ 종단 근·현대 사상사 재조명 및 불교학 진흥 ○ 상설행자교육원 건립 ○ 중앙연수원 건립 ○ 승가교육기관 및 교육내용 재정비 ○ 신도조직 정비 및 포교인력 활용 체계 구축 ○ 신도 신행체계 확립 ○ 승려복지방안 수립 및 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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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도 의견수렴 확대를 위한 제도 마련 및 종단·사찰 운영 개선 ○ 비구니 참여 확대 및 수행도량 지정 제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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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생명윤리의 사회적 확대 ○ 수행환경 수호 및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활동 강화 ○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완공 및 한국불교총본산 성역화불사 추진 ○ 성보문화재 정밀조사 및 관리체계 확립 ○ 불교 관련 전통 문화·문화재 복원 및 계승 ○ 전통불교문화센터 건립 ○ 불교사회복지기금 조성 ○ 불교종합사회복지센터 설립 ○ 대정부 종책자문기구 구성 및 불교 관계 법령의 합리적 개선 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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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단 발전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 지식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중앙종무기관 조직 및 종무 시스템 개선 ○ 종단 재정운영 및 자산관리 개선 ○ 직할교구 활성화 ○ 계층포교 활성화 ○ 종립학교 육성책 마련 및 시행 ○ 기능과 분야별 전문 인력 육성 ○ 종단 기관지 위상 제고 및 운영 개선 ○ 인터넷을 통한 한국불교 세계화 ○ 한국불교의 국제적 위상 강화 ○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의 세계문화축제화 ○ 해외 및 외국인 포교 활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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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47(2003). 6. 3.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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