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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순례단의 역사적인 회향
2003-06-02 조회 1,915

3보1배 순례단 회향

청와대 일대 ‘오체투지’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 모든 생명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하며 전북 부안을 출발, 서울까지 65일, 310km를 진행해온 3보1배 순례가 막을 내렸다.


지난 5월31일 오전10시 조계사를 출발한 순례단은 오후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 도착하면서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 등 4명 수행자는 단독으로 청와대 입구부터 분수대 광장까지 400여m 거리를 50분간 3보1배해 다시 한번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가 새만금 살리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전국학인승가연합 소속 통도사 봉녕사 청암사 승가대학과 동국대 등 학인스님 200여 명과 각계각층에 모여든 2000여 명의 시민들은 조계사를 출발했다. 한국일보를 거쳐 오전10시30분 경복궁 주차장에 이른 순례단은 4명 수행자만 청와대로 향했고 나머지 일행은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서 수행자들을 기다렸다.


청와대 3보1배를 마친 수행자들은 오후1시 본대와 다시 합류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2시 서울시청 앞으로 향했다. 오후3시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한 순례단은 이미 2시부터 ‘새만금사업 중단을 촉구를 위한 범종교인 기도회’를 진행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시민 1만여 명을 만났고 시민들은 기립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날 시청 앞 광장은 4대 종교인뿐만 아니라 국회 정당 노동 학계 여성 시민단체 학생 일반인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이 참석해 3보1배에 대한 전국민적인 호응을 반영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환경위원장 성타스님, 기획실장 현고스님, 사회부장 미산스님 등 불교계 인사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이부영 김원웅 의원,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김상희 여성민우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1만여 명의 시민들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3보1배 정신을 시민들이 이어받아 모든 이들의 생명과 평화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고, 노무현 정부의 새만금 공사 즉각 중단과 전북 발전에 대한 대안 마련과 허울뿐인 신구상기획단을 거부했다.


행사 후 시민들은 4명 수행자들을 따라 다시 광화문 열린시민광장까지 도보로 행진했으며 간단한 3보1배 마무리 행사를 벌였다. 광장에 모인 3000여 명의 시민들은 4면 수행자가 이룩한 3보1배 정신을 모든 국민이 이어받아 전개해 나가자고 다시 한번 서원했다.


이날 공식일정을 마감한 4명 수행자 등 순례단은 조계사로 자리를 옮겨 하루 쉬고 다음 날인 6월1일 해단식을 갖고 공식 해체했다.


경찰, 시위대로 규정 막아서 ‘물의’



























<시청앞 대중 전경>

한편 서울시청 앞 행사 후 회향을 위해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으로 향하던 4명 수행자를 비롯한 시민들의 행보를 경찰이 가로막아 논란이 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3보1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3시40분경 인도를 이용, 최종 목적지인 광화문 광장까지 이동하려던 순례단을 시위대로 규정, 시청에서부터 막아서 아름다운 회향을 바랐던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했다.


4명의 수행자들은 경찰에 가로막혀 섭씨 30도로 올해 최고를 기록한 이날 길바닥에서 1시간 동안 폭염에 방치됐으나 좌선하며 끝까지 의연한 자세로 대처했다.


4시35분 자리를 비켜선 경찰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도착할 때까지 양옆을 막고 삼엄한 경계를 서 청와대가 지난 5월26일 3보1배 순례단에 대해 ‘이익집단’이라고 밝힌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