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살리기 3보1배
새만금개펄의 보존을 호소하며 사투중인 3보1배(3步1拜)의 행군이 주는 호소력은 적지 않다. 수경 수님을 비롯한 4대종교의 성직자와 뒤따르는 행렬은 지난 3월28일 해창개펄을 출발한 이래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의식을 거듭하며 300여㎞를 거슬러 지난 23일 서울에 도착했다.
불가(佛家) 의식인 '3보1배'의 3보는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 등 중생을 괴롭히는 3독(毒)을, 1배는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의 서원을 각각 상징한다. 아마도 행렬에게 3보는 개발의 이기심과 무심(無心), 1배는 생명의 경외와 하심(下心)의 몸짓으로 표출됐을 것이다.
지난 3월 수경 스님이 해창∼서울 305㎞의 3보1배를 결심했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은 그 무모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중무장한 골리앗과 맞서 돌팔매질한 다윗의 철없음이거나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을 대주라'던 예수의 설교가 절로 떠오를 만큼 우언(愚言)으로 들렸던 것이다.
그러나 행군거리 284㎞ 돌파, 총 10만여 차례의 절, 무릎에서 피고름을 짜낸 고행, 휠체어 진군 등의 소식은 거짓말처럼 시시각각 전해져왔다. 이도 모자라 행렬은 말문마저 닫아버린 채(默言) 지난 26일 국회의사당 앞에 섰고, 오는 31일 청와대를 마주한 도심광장에 들어선다.
3보1배의 메시지는 이러한 수치와 에피소드를 넘어선 곳에 있기에 더욱 울림을 크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행렬은 흔한 구호 한번 입에 담지 않은 철저한 비폭력성과 걷고 엎드려 절하는 반복되는 속죄의식만으로 잊혀져가던 새만금문제를 단박에 여론의 중심으로 옮겨다놓았다.
아무런 목소리도 주의.주장도 없는 그것은 개발론자들의 대응을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두발을 땅에 디딘 채 빳빳이 고개 들고 서 있는 무심한 범인(凡人)들마저 부끄럽게 만든다.
<자료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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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수경스님 국가의 거대한 개발논리에 맞서서 삼보 일배(三步一拜)를 하던 ‘부처’가 마침내 쓰려졌다. 서울을 코앞에 두고 55일만에 쓰려진 것이다. 늘 꼿꼿하고 강단진 스님의 얼굴이 겹쳐지며 그동안 사람들의 전해준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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