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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단식농성 16일째
2003-02-18 조회 2,415

철도 관통 백지화 단식농성 소식


지율스님 단식농성 현장-동영상보기

지율스님 단식농성 16일째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로 새만금, 북한산 등 환경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5일 시작한 내원사 산감인 지율스님의 단식농성이 16일째 접어들면서 종교▪사회환경단체들의 지지와 결속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윤희동 신부님이 단식에 동참하였으며, 다른 신부님들도 2명씩 교대로 농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바라며, 부산시청 앞 단식 농성장 방문 및 전화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지율스님(011-9331-3520 / 051-852-5414)



■ 주요 행사 일정 (2월 18일 ~ 19일)


금정산·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백지화 공약
실현을 위한 미사

- 일시 : 2월 18일(화), 오전 9:30

- 주최 :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 장소 : 부산시청앞 시민광장

통도사 환경 기도 법회

- 일시 : 2월 18일(화), 오후 2:30

- 주최 : 통도사환경위원회, 통도사승가대학, 통도사신행단체 200여명

- 내용 : 단식투쟁 지지 선언문, 통도사결의문 외

- 장소 : 부산시청앞 시민광장

◎ 금정산·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백지화 공약 실현을 위한 자전거 시위

- 일시 : 2월 19일(수), 11:00∼12:30

- 주최 : 부산시 여성 자전거협회

- 장소 : 부산역→하마정→사직운동장→시청앞

◎ 금정산·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백지화 공약 실현을 위한 1000인 합창제

- 일시 : 2월 19일(수), 13:00∼15:00

- 주최 : 부산시 불교연합 합창단

- 장소 : 부산시청앞 시민광장

◎ 단식 16일째
- 일시 : 2월 20일(목)

- 통도사 영축산 환경위원회 스님들 동참 기도

- 우룡 노스님 격려 방문

- 민주당 박준희 시의원 동참단식

- 환경공약 이행촉구 49일 정진기도 입재


<경과보고>

2월 5일-8일 : 지율스님 1인 단식농성 시작, 참회기도 108배, 금정산천성산 고속
철도 관통백지화를 위한 생태사진전

2월 9일 : 청년불자 천성산 생태보고 답사 및 진혼제(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부,
부산 청년 불자산악회), 참회기도108배

2월 10일 : 24시간 철야농성 시작, 천주교정평위 윤희동신부 단식농성 동참,
참회기도108배

2월 11일 : 참회기도 108배

2월 12일 : 내원사 대중스님 50분 동참 참회기도 법회, 참회기도 108배

2월 13일 : 경부고속철도 금정산천성산 백지화 및 대안노선결정을 위한 토론회(대한
불교조계종 총무원 1층), 참회기도108배

2월 14일 : 금정산천성산 고속철도 관통백지화 공약 실현을 위한 마라톤(대활스님),
참회기도 108배

2월 15일 :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콘서트, 참회기도 108배

2월 16일 : 작은아기 고운 소리 오카리나 연주(김미자 외 5인)

<인터뷰 내용>


대구~부산 고속철 새 노선 반대 지율스님

"44 분 더디게"...나무와 벌레가 알려준 답

△ 3년째 고속철도의 금정산, 천성산 관통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율 스님. 지난 5일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단식기도를 시작해 탈진상태에 있지만 조급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내년 4월 고속철도가 임시 개통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이면 갈 수 있다. 오는 2010년까지 5조원을 더 들여 대구~부산 구간도 새로운 노선으로 건설해 완전 개통하면 서울~부산간 거리는 1시간56분으로 더 줄어든다. 그러나 지금 부산·경남에서는 44분 더디게 가더라도 대구~부산 구간에 새로운 노선 건설을 막고 기존노선을 이용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노선을 건설하면 경남 양산의 천성산과 부산의 금정산에 각각 길이 16.2㎞와 18.3㎞의 터널을 뚫어 자연환경 파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지율(45) 스님이 있다.
2001년 3월 운동이 시작될 때는 지율 스님 한명뿐이었고 지난 5일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단식기도도 혼자 벌이고 있다. "단 한번만이라도 천성산과 금정산 골짜기 구석구석을 둘러본다면 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생각을 못할 겁니다. 정책입안자가 직접 보고도 터널을 뚫겠다면 그 때는 저도 더이상 말리지 않겠어요." 그가 예전부터 천성산과 금정산에 애착을 갖던 환경론자나 사회운동가는 아니다. 그런 그가 2001년 2월 충남 보덕사에서 내원사 선방으로 옮겨온 뒤 우연히 천성산 꼭대기에 올랐다가 길을 내기 위해 그곳까지 올라온 중장비를 보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없었다. 한달 뒤 고민 끝에 그는 수행에만 정진하는 '이판'에서 중생에게 포교하는 '사판'으로 옮겼다. 수녀원이든 교회든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갔다.
아침 일찍 내원사에서 버스정류소까지 4㎞를 내려와, 버스를 타고, 다시 시외버스로 갈아타서 부산에 들어와, 전철을 타고 곳곳을 다니며 홍보활동을 벌이다 저녁이면 절로 되돌아가는 강행군을 3년째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절에서 버스정류소까지 오가는 시간을 줄이려고 산악자전거를 샀다. 환경과 지질도 공부했고, 컴퓨터와 전자메일 사용법도 배웠다. 천성산의 자연을 직접 찍어 사진전도 열었다.
홈페이지( www.cheonsung.com)도 만들었다.
"저가 너무 추상적인 주장을 한다고 말하나, 저는 아는 것 없이 그저 골짜기를 걸어가며 나무와 벌레와 나 자신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물어보고 답을 얻어 행동할 뿐이에요" 그의 노력 덕택에 지난해에는 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천주교, 개신교까지 참여한 삼보일배, 1000인 선언 등 다양한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문제 구간의 공사를 중지하고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갈수록 단호해지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 "공사일정은 늦추더라도 정해진 행정절차까지 미룰 수는 없다"며 지난 7일 예정대로 그대로 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천성산과 금정산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비록 5%나 10%에 불과하지만." 그는 대구~부산간 새 노선 건설 계획만 백지화되면 선방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자복 한장만 깔고 앉으면 근심걱정도 부러울 것도 없는 그 곳이 자신의 집이기 때문이다.

<출처: 한겨레,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