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으셨던 종회의원 여러분, 그동안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종도여러분 그리고 종무일선에서 열과 성을 다해주신 모든 종무원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1999년 11월 총무원장으로 취임할 당시, 어려운 내홍을 겪고 있던 우리 종단을 감당하기에는 소납의 능력이 크게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종단이 본래면목을 새롭게 갖추게 된 데는 종도 여러분의 노력과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였기에 가능하였다고 여겨집니다. 취임 당시 총무원의 재정은 경상비조차 조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긴축을 통한 재정안정을 이루기까지는 종무원들의 희생과 본말사의 많은 협조가 있었습니다. 더불어 공사책무와 자금부족 등으로 인하여 진통을 겪고 있었던 중앙승가대학 이전 불사 역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만난을 극복하고 중앙승가대학 이전불사를 원만회향하기까지 전 종도들의 합심과 협조가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종단은 승가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제 종도들의 염원이 종단의 대 내외적인 위상을 새롭게 할 종단의 총본산을 건립하는데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 시행과 진척 과정에서 보여준 종도 여러분의 넘치는 성원에 대하여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뒤돌아보면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이 있기도 합니다. 지난 중앙종회에서도 결의되었고, 신년하례시 종정예하께서도 말씀하신 사면복권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여러 가지 대내적 불사를 이유로 대 사회적 활동을 소홀히 한 점이 없는가에 대하여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급변하고 있는 사회현실을 감안하여 대중포교의 활성화, 다양한 사회사업, 창조적인 문화활동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은 전적으로 소납의 불찰이고, 후임 총무원장 스님께서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총본산 성역화 불사도 한국불교역사문화 기념관 착공 단계에서 물러나게 되어 후임 총무원장 스님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과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나 총본산 성역화 불사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차대한 사업으로 신임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하여 잘 극복해 나가실 것으로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납의 거취와 관련하여 전임 동국학원 이사장 스님의 갑작스런 퇴임과 신임 이사장 취임과정에서 종도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듯하여 무엇보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물론 동국학원의 이사장 취임과 동시에 총무원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후임 총무원장의 공식적인 선거 일정이 동안거 기간과 중복되는 것은 수행종단의 면모에 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피하는 것이 소납의 도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일부 스님들이 사퇴를 요구함에 따라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 염려되어 즉각 사퇴를 하고자 합니다.
총무원장으로 재임하였던 지난 3년, 소중한 감회를 안고 떠나려합니다. 종법에 따라 원만히 수습하여 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리며, 그 동안 종도 여러분의 성원에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사부대중 여러분께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