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무기관 전면적인 조직진단 실시
중앙종무기관 전면적인 조직진단 실시
총무원 조직진단 착수, 시대변화 맞춰 기구 조정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법장스님)이 하드웨어의 변화에 맞춰 소프트웨어도 함께 변화될 전망이다. 조계종의 하드웨어가 새롭게 건립되는 역사문화기념관이라면 소프트웨어는 중앙종무기관의 조직구성과 예산 세입원 등 운영방안. 총무원은 이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시작, 내년 1월까지 종단의 각종 기능과 외부여건 등을 점검해 새 시대를 주도할 시스템 변환을 꾀할 전망이다.
총무원 기획실은 지난 16일 기획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앙종무기관 조직진단을 통한 종무체계 개선 및 인력효율화 방안’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전문 경영연구소와 종단 주요실무자로 조직진단사무국을 구성해 내년 1월까지 3개월간 중앙종무기관 인력의 적절성 여부, 업무와 조직 구조의 합리성, 향후 사회의 변화에 대비한 중앙종무기관의 운영체계 개선을 중점으로 조사, 연구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의 흐름과 종단 내외적인 변화를 조사한 후 △세입원의 다변화를 통한 재정 확충 방안 마련 △인력 전문성 강화 및 합리적인 부서 조정 △종단 운영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종무진단 결과에 따라 종단개혁 이후 유지해 온 중앙종무체계의 골간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돼 주변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총무원, 포교원, 교육원 3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중앙종무기관은 지난 1994년에 마련됐던 조직안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3원 체계를 중심으로 필요성에 따라 문화사회부가 문화부, 사회부로 분리됐으며, 사회적, 종단적 필요성에 따라 신규 업무를 담당할 인원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현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997년 처음으로 조직 진단을 실시했지만, 종단사태 등으로 전반적인 변화가 추진되지 못했었다. 이에 역사문화기념관 신축에 맞춰 실시되는 조직진단을 통해 효율적인 종단 운영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국내 정치 상황 변화, 남북 화해분위기, 환경문제의 심각한 대두 등 지난 10여 년 간 한국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국제 불교를 선도하고, 역사적 위상에 걸맞는 한국불교 이미지 창출을 위해 중앙종무기관을 중심으로 현 불교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한편 총무원은 이번에 실시되는 조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설문조사, 워크숍 등을 갖고 중론을 모아 종단의 활동방향을 설정해 나갈 예정이다.
조계종단 조직진단 왜 하나
새 시대 변화맞춰 조직체계 새 설계
현재 중앙종무기관의 골격은 1994년에 종단 개혁과 함께 마련된 것으로 총무원, 포교원, 교육원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총무원이 대정부, 사회활동, 문화재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면 포교원은 신도교육과 포교방안을 중점에 두고 있으며, 교육원은 스님들의 교육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이 구조속에서 필요한 업무가 발생할 경우 관련 부서에 해당 담당자를 임명해 기능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변화, 발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문화사회부의 분리와 포교원의 국제포교 기능 강화 등이다.
문화사회부는 문화부 사회부로 분리되면서 문화재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조계종문화유산조사단을 구성한 바 있으며, 환경문제가 심각히 대두되자 기존에 사회부 업무 중 일부였던 환경업무를 1999년부터 전담자를 두고 진행하고 있다. 또 총무부내에 상설기구인 행사기획단을 구성해 연등축제 및 각종 불교행사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국제 불교계간의 교류 필요성이 대두되자 1인 담당자 체계에서 국제과 신설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조직 운영 방식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세밀한 점검이 부재해왔다. 반면 사회와 종단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10여 년 전에 마련된 행정구조의 변화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남북교류.환경 등 새 이슈 대처 필요
역사문화기념관 완공도 새 변수로
즉, 남북 정상간 만남을 계기로 남북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불교계의 역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기존에 개별 사찰의 문제였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전체 불교계, 환경단체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인터넷 포교 방안, 승려노후복지방안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기존 조직체계로 담당하기에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총무원 청사’라는 개념을 넘어서, 전통문화 보존과 문화재 보호, 불교 정책의 산실이 될 역사문화기념관 완공이 가시화되면서 이에 맞는 운영체계의 변화가 요구되어 왔다. 3개월에 걸친 조직진단은 이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직진단은 크게 종무인력의 적정성 및 역할 분석, 각 부서간 업무의 중복 여부 조사에 따른 기능 조정, 종단 내외적 변화에 따른 필요 업무와 폐기 업무의 분석, 대사회적 경쟁력을 갖춘 조직 운영 방안 등이 우선 마련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조직의 재설계 방향 마련, 중장기 종무인력 수급계획 수립, 미래 지향적인 중앙종무기관의 운영방안 마련, 예산 세입원의 다변화 등 종단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게 된다.
이 안을 바탕으로 지방의 스님, 종무원을 포함해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워크숍 등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 법적 제도적 보완을 통해 종단의 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앙종무기관의 변화는 향후 지방 주요 사찰 종무기능의 변화와 대사회활동 방향 등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기존 관념과 체계를 완전히 제로베이스 상태에 놓고 조직진단을 실시해 불교 발전에 가장 필요한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