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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가 8월 26일(일) 오전12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최됐습니다.   교권수호 결의대회는 식전행사로 전통산사 세계문화유산등재 기념 음악회가, 본행사로 사회, 명고/명종,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고불문, 봉행사, 종정예하 교시, 연설, 정근(석가모니불 참회기도), 국민에게 드리는 글, 결의문 낭독, 발원문 낭독과 실천행사로 참회와 성찰을 위한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으로 진행됐습니다.   교권수호 결의대회는 사부대중 모두는 부처님처럼 서로 편 갈라 싸우는 길을 버리고 참회와 성찰을 통해 상대를 교화, 감화시키는 불교적 방식으로 종단안정과 교권수호를 위한 길을 부처님의 큰 걸음으로 모두 함께 가야한다는 취지로 대한불교조계종 주최로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연합회, 조계사, 봉은사, 직할교구가 공동 주관하여 봉행됐습니다.   아래는 결의문 전문입니다.     결 의 문     불조의 혜명을 잇기 위해 제방에서 정진하고 계시는 원로대덕 큰 스님들과 중진스님 그리고 사부대중께 삼가 존경의 예를 올립니다.   우리 종단은 지금, 심각한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1700여년의 오랜 역사 속에 수행종풍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 불법을 수호해왔던 우리 종단은 승가 본연의 공동체 정신이 실추되고 극심한 내부 갈등 속에 종단의 위상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종단사 최초로 총무원장스님을 불신임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바 있고, 22일 원로대덕큰스님들은 조속한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중앙종회 결정을 인준하는 비통한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제 살을 도려내고 단장(斷腸)의 아픔을 마주해야하는 이러한 고통의 시간을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공업(共業)의 자세로 우리 모두의 뼈아픈 성찰과 참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총무원, 중앙종회, 교구본사 등 각자가 가진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불교를 위하는 소임자로서 실추된 종단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참회와 성찰의 물결을 만들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는 율장 정신에 기반한 종헌 종법 준수와 외부세력 종단 개입 반대, 불교중흥 동참 등 종정 예하의 교시를 봉대하고 이에 기반하여 종단 내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청정수행 공동체’라는 우리 종단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승가복지를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자리이타, 동체대비 정신에 근거해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여러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종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최근 MBC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허위보도로 종단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바 있습니다. 구체적 근거도 없이 의혹을 사실인 양 보도하여 엄청난 종단 혼란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종단 혼란을 틈타 시민사회를 가장한 외부세력의 무분별한 개입과 특히 이교도들의 음해와 갈등 조장을 목도하고서 우리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종단운영에 대한 건전한 비판 등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종단 자주성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개입과 종도들 간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그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외부세력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해종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현 종단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합니다.   하나, 현 사태의 여법한 해결을 통해 불교중흥의 대장정에 동참하라는 종정예하의 교시를 봉대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종단을 혁신하겠습니다.   하나, 현 사태에 대해 종단의 한 구성원으로서 발로참회하며 종단운영의 투명화, 교구자치제 실현, 승가복지의 확대 발전,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 강화 등을 위해 종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하나, 정치권과 이교도, 일부 편향된 시민사회단체 등 외부세력으로부터 교권을 수호하고 또한 이에 동조하는 해종세력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통해 종헌 질서를 확립하겠습니다.   하나, MBC 등 거짓 보도를 통해 종단을 위협하는 불교파괴세력을 엄단하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 종단의 존엄을 지키겠습니다.   일찍이 보조국사 지눌스님은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고 했습니다. 현재 종단의 위기는 오롯이 우리의 문제이며 우리의 의지를 통해 해결해야 됩니다. 종도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조속한 종단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종단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종단 혁신의 길에 사부대중여러분께서도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불기2562(2018)년 8월 26일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 동참대중 일동  
2018-08-27 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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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무술년 하안거 해제법어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무술년 하안거 해제법어         [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當機一句千古輝 (당기일구천고휘)요 臨機不變是丈夫 (임기불변시장부)로다 기틀을 당한 일구는 천년토록 빛남이요 위태로움에 다다라 변치 않아야 장부로다.   금일은 삼복폭염(三伏暴炎)의 하안거(夏安居) 결제를 마치는 해제일((解制)日)이라. 구순(九旬)의 날들을 유례(類例)없는 무더위 속에서 화두와 씨름하고 더위와 싸우면서 안거를 마치게 되었다.   추운겨울이 되어야 상록수(常綠樹)의 진가(眞價)를 알 수 있듯이, 금년의 무더위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진일여(精進一如) 하여야만, 본인의 살림살이가 드러나고 공부의 진취(進就)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수행자라면 추위와 더위, 주림과 포만, 풍족과 궁핍 등 환경과 무관하게 정진에만 몰두하여야 할 것이다.   금년의 안거기간을 반추(反芻)하여 이 번 무더위에 과연 자신의 정진(精進)은 어떠했는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 이 더위에 화두가 순일하지 않았다면 죽음의 고통에 이르러서는 어찌 할 것인가! 혹서(酷暑)의 무더위동안 ‘이 더위가 지나면 가을에는 열심히 정진하리라’는 생각으로, 미루고 게으른 마음을 가졌다면 그 날이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다. 미루고 미루어서 오늘에 이르렀음에 다시 다음으로 미룬다면 어느 생에 다시 부처님 법을 만나고 심인법(心印法)을 만나서 대오견성((大悟見性)할 것인가. 내일도 기약하기 어려운 것이 인생(人生)이고 자연의 이치(理致)이다.   그러니 해제일 되었다고 화두를 내 팽개치고 정신없이 돌아다녀서는 아니 되며, 산천에 마음을 빼앗겨 화두를 걸망에 넣어두고 유랑(流浪)을 다녀서도 아니 될 것이라. 가일층(加一層) 분발심을 가지고 정진의 끈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라.   부처님의 진리는, 인간의 모든 허상(虛相)과 모든 유형지물(有形之物)을 타파해야만 진리의 참모습이 현전(現前)되는 법이다. 모든 번뇌가 다하고 참모습이 드러난 거기에는 상대(相對)가 다 끊어지고 없다. 거기는 영겁(永劫)토록 나고 죽고 변하는 법이 없다.   이 우주는 이렇게 있다가도 여러 억만 년이 지난 후에는 반드시 없어진다. 그리하여 거기에서 다시 이루어졌다가 또 없어지고 하는데, 우주가 이러한 성주괴공(成住壞空)을 낙동강의 모래알 숫자만큼이나 무수히 반복한다 해도,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이 이 진리의 살림살이이다.   그러니 이러한 진리의 살림살이를 수용하여 생사안두(生死岸頭)에서 자유인이 되고, 살활종탈(殺活縱奪), 여탈자재(與奪自在)의 수완을 갖춘 대자재인(大自在人)이 되어야 비로소 대장부 할 일을 다 해 마친 사람이라 하리라.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이 화두를 들고 오매불망(寤寐不忘) 간절히 의심하고 의심해야 함이로다.   화두를 챙기고 의심을 쭈욱 밀어주기를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반복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화두의심 한 생각이 끊어짐이 없도록 혼신을 다해 참구해야 함이로다. 그렇게 혼신의 정력을 쏟아 무한히 노력하다 보면 문득 참의심이 발동하여 화두의심 한 생각만이 또렷이 드러나게 된다. 가나오나, 앉으나 서나, 밥을 지으나 청소를 하나, 일을 하나 잠을 자나, 일체처일체시(一切處一切時)에 화두 한 생각만 흐르는 냇물처럼 끊어짐 없이 흘러가게 된다. 이때에는 사물을 봐도 본 줄을 모르고 소리를 들어도 들은 줄을 모르게 되어 다겁다생(多劫多生)에 지어온 모든 습기(習氣)가 다 녹아 없어져 버리게 됨이로다.   이러한 상태로 몇 달이고 일 년이고, 시간이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남과 동시에 자기의 참모습이 환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로다.       중국의 당나라시대에 반산 보적(盤山 寶積)선사 밑에 보화(普化)존자라는 제자가 있었다. 보적 선사께서 임종(臨終)에 다다라 마지막 법문을 하시기 위해 상당(上堂)하여 대중에게 이르셨다. "대중은 모두 나의 모습을 그려오너라." 이에 몇 백 명 대중이 모두 화상(畵像)을 그려다가 바쳤으나 모두 "아니다."라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상수(上首)제자인 보화 존자가 빈 손으로 나와서는 말했다. "제가 그려왔습니다." "그러면 어찌하여 내게 가져오지 않느냐?" 보적 선사께서 물으시자, 보화 존자가 냅다 세 번 곤두박질을 치고는 나가 버렸다.   이것을 보시고 보적 선사께서, "저 녀석이 장차 미친 거동으로 불법(佛法)을 펴나갈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모습을 그려오라고 했는데 어찌하여 곤두박질을 세 번 하였을까? 여기에 심오한 뜻이 있다. 그러니 곤두박질을 세 번 하는, 이것을 보시고서 보적 선사께서 보화 존자의 일생사(一生事)를 다 점검하셨던 것이다.   도인의 수기(授記) 라는 것은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어 보고 일생사를 평(評)하는 것이므로 아주 무서운 것이다.   과연, 보화 존자께서는 일생을 머트러운 요사인(了事人) 생활을 하시면서 시내 복판에서 요령을 흔들고 다니며 법을 펴셨다.   하루는 임제(臨濟) 선사께서 기거하시던 절에 대중공양이 들어와서 그 근방에 계시는 스님 두 분을 초청했는데, 한 분은 목탑(木塔) 선사요, 한 분은 하양(河陽) 선사였다.   세 분이 함께 공양상을 받고 이야기를 나누며 드시던 중에, 우연히 보화 존자 이야기가 나왔다. "보화가 시내 한복판에서 미치광이 짓을 하는데 그 녀석이 범부(凡夫)인가, 성인(聖人)인가?"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언제 왔는지 보화 존자께서 방으로 들어오셨다.   임제 선사께서 보화 존자를 보고, "자네가 범부인가, 성인인가?" 하시니, 보화 존자께서 도리어 물으셨다. "자네들이 한번 일러 보게. 내가 범부인가, 성인인가?"   그러자 임제 선사께서 즉시 벽력 같은 '할(喝)'을 하시니, 보화 존자께서는 "목탑은 노파선(老婆禪)이요, 하양은 신부자(新婦子)요, 임제 소시아(小시兒)는 일척안(一隻眼)을 갖추었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범부냐, 성인이냐?"는 물음에 목탑 선사가 답을 못하고 멍하게 앉아 있으니, 나이 많은 노보살들이 참선한다고 하면서 힘없이 흉내만 내고 앉아 있는 것에 비유하여 노파선(老婆禪)이라 한 것이다.   그리고 하양 선사를 신부자(新婦子)라고 한 것은 마치 신부와 같이 얌전에 빠져서 꼼짝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시아(小廝兒)라는 말은 심부름하는 아이를 일컫는 것인데, 임제 도인을 심부름하는 아이로 취급하여 그가 진리의 눈을 갖추었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 임제 선사께서, "이 도적놈아!" 하시자, 보화 존자께서는 "도적아! 도적아!" 하면서 그만 나가 버리셨다.   대중은 알겠는가?   두 도적이 상봉(相逢)하여 왼쪽에서 젓대 불고 오른쪽에서 장단 맞추니, 청아(淸雅)한 소리가 온 우주에 가득함이로다.   보화 존자께서 항상 거리에서 요령을 흔들면서 외치고 다니시기를, 明頭來明頭打(명두래명두타) 暗頭來暗頭打(암두래암두타) 四方八面來旋風打(사방팔면래선풍타) 虛空裏來連架打(허공리연가타) 밝은 것이 오면 밝은 것으로 치고 어두운 것이 오면 어두운 것으로 치고 사방팔면에서 오면 회오리바람으로 치고 허공 속에서 오면 도리깨로 친다.   하시면서 밤낮으로 동행(東行)하고 서행(西行)하셨다.   임제 선사께서 하루는 시자(侍者)를 불러 이르셨다. "네가 거리에 나가 보화 존자께서 요령을 흔들며 외치실 때, 뒤에서 허리를 꽉 끌어안고서 '그 네 가지가 모두 오지 아니할 때에는 어떻게 하시렵니까?'하고 여쭈어 보아라."   그래서 시자가 임제 선사께서 시키신 대로 행하며 여쭈니, 보화 존자께서는 "내일 대비원(大悲院)에 재(齋)가 있느니라." 라고 말씀하셨다.   진리의 눈이 열리면 어떠한 법문을 가져다 물어도 이렇게 척척 응(應)하는 자재(自在)의 수완을 갖추게 되는 법이다. 대중은 알겠는가? 산승(山僧)이 만약 당시의 보화 존자였더라면, 시자가 꽉 안고서 "모두가 오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렵니까?"할 때, 이 주장자로 묻는 자를 삼십 방 때렸으리라. 그러고 난 후에 "필경에는 어떠합니까?" 라고 물을 것 같으면,   冬至寒食百五日(동지한식백오일)이라. 동지와 한식 사이가 백오 일이니라.     또 하루는, 보화 존자와 임제 선사께서 어느 단월(檀越)의 집에서 공양(供養)을 받으시게 되었다. 공양중에 임제 선사께서 보화 존자께 물으시기를, "가는 털이 큰 바다를 머금고 조그마한 겨자씨 속에 수미산(須彌山)이 들어간다고 하니, 이것이 신통묘용(神通妙用)으로써 그렇게 되는 것인가, 진리 자체가 그러한 것인가?" 하니, 보화 존자께서는 냅다 공양상을 뒤엎어 버리셨다.   그러자 임제 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크게 머트럽구나." 하니, 보화 존자께서 호통을 치셨다. "이 속에 무엇이 있기에 머트럽다거나 세밀하다고 할 것인가?" 그 다음날, 보화․임제 두 분 선사께서 또 공양청(供養請)을 받아서 어느 단월가에서 공양하시게 되었다.   임제 선사께서, "오늘 공양이 어찌 어제와 같으리오." 하시니, 보화 존자께서 또 전날과 같이 공양상을 뒤엎으셨다.   이것을 보시고 임제 선사께서, "옳기는 옳지만 크게 머트럽구나!" 라고 하시니, 보화 존자께서 또 호통을 치셨다. "이 눈 먼 놈아! 불법(佛法)에 어찌 추세(麤細)를 논할 수 있느냐?" 이에 임제 선사께서는 혓바닥을 쑥 내미셨다.   두 분 선사의 거량처(擧揚處)를 알겠는가?   老賊相逢互換機(노적상봉호환기) 銅頭鐵眼倒三千(동두청안도삼천) 늙은 도적들이 서로 만나 기틀을 주고 받으니 동두철안이라도 삼천 리 밖에서 거꾸러짐이로다.   보화 존자께서 열반(涅槃)에 다다라, 요령을 흔들며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치고 다니셨다. "누가 나에게 직철(直綴)을 만들어 줄 자 없느냐?"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장삼을 지어 드렸는데 존자께서는 받지 않으셨다. 사람들이 이 사실을 임제 선사께 말씀드리니, 선사께서는 원주(院主)를 시켜서 관(棺)을 하나 사오게 하셨다. 그 때 마침 보화 존자께서 오시므로, "내가 그대에게 주려고 직철을 하나 준비해 두었네." 하시며 임제 선사께서는 보화 존자 앞에 관을 내놓으셨다.   "임제가 과연 나의 심정을 아는구나." 하시고 보화 존자께서는 곧바로 그것을 짊어지고 시내 사거리로 나가서 큰 소리로 외치고 다니셨다. "임제가 나에게 직철을 만들어 주었으니, 내가 동문(東門)에 가서 열반하리라."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는 "미친 스님 열반하는 모습 좀 보자."며 다투어 동문으로 몰려가서 기다렸다. 종일토록 기다려도 존자께서는 모습을 나타내시지 않더니, 저녁 무렵에야 관을 짊어지고 오셔서 말씀하셨다. "오늘은 일진(日辰)이 나쁘니 내일 남문(南門)에 가서 열반에 들리라."   그 이튿날, 사람들이 다시 남문에 모였는데도 존자께서는 열반에 드시지 않았다. 또 그 다음날에 서문(西門)에서 열반하시겠다고 하여 사람들이 몰려갔으나, 그 날도 역시 허탕이었다.   그러고는 다음날에 다시 북문(北門)에서 열반하시겠다고 선언하셨지만, 삼 일 동안을 계속 이와 같이 하셨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믿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흘째 되는 날, 북문에는 아무도 오는 사람이 없었다. 보화 존자께서는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혼자 스스로 관 속에 들어가셔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관 뚜껑에 못을 쳐달라고 부탁하셨다.   그 사람이 못을 쳐서 관을 봉(封)해 드리고는 성내(城內)에 와서 그 사실을 이야기하니, 소문이 삽시간에 번져, 사람들이 다투어 북문으로 몰려갔다.   보화 존자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셔서 몸뚱이는 관 속에 벗어놓으셨는데, 공중에서는 일생 흔들고 다니셨던 그 요령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대중은 보화 존자를 알겠는가?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에 대구 동화사(桐華寺)에서 설석우(薛石友) 선사의 추모재일(追慕齋日)에 , 효봉(曉峰) 선사께서 상당(上堂)하시어 대중에게 물음을 던지셨다. "옛날 보화(普化)는 전신(全身)을 관 속에다 벗어 버리고 허공중에 요령소리만 남기고 가셨거니와, 이제 보화(普化)는 어떻게 가셨느냐?"   이에 당시 동화사 금당(金堂)선원 입승(立繩)을 보던 명허(明虛) 스님이 일어나서 벽력같은 '할(喝)'을 했다. "억!" 그러자 효봉 선사께서, "그런 쓸데없는 '할' 함부로 하지 마라!" 하고 호통을 치시니, 명허 스님은 "제가 '할'한 뜻도 모르시면서 어찌 부인하십니까?"하였다.   이에 효봉 선사께서, "옛날 중국에 흥화 존장(興化存獎)선사 회상에서 대중들이 동당(東堂)에서도 '할'을 하고 서당(西堂)에서도 '할'?을 해대니, 흥화 선사께서 상당하시어 '만약 대중이 할을 해서 노승(老僧)을 삼십삼천(三十三天)까지 오르게 하여, 노승이 거기에서 땅에 떨어져 기식(氣息)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난다 해도, 그 할을 옳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고인(古人)의 말씀을 들면서 '할'을 그만하라 하시고 대중에게 다시 물으셨다. "다시 이를 자 없느냐?"   그래서 산승(山僧)이 일어나 답하기를, "옛날 보화도 이렇게 가셨고, 이제 보화도 이렇게 가셨습니다."   하니, 효봉 선사께서 만면에 웃음을 띠고 "모름지기 답은 이러해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필경(畢竟)일구(一句)는 어떠한가?   萬古徽然何處覓(만고휘연하처멱) 月落三更穿市過(월락삼경천시과) 만고에 아름다운 것을 어디에서 찾을 꼬 삼경에 달이 지니 저자를 뚫고 지나감이로다.     불기 2562년 8월 25일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 法遠     [주장자로 법상을 한 번 치고 하좌하시다.]    
2018-08-23 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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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모두 세계유산 등재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모두 세계유산 등재 -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설정스님)은 6월 30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진행된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산사’)으로 등재되었음을 발표했습니다.   산사에서 선(禪) 수행을 하는 전통은 이제 한국에만 남아 있다는 것, 그리고 1000년 넘게 한국 불교의 전통을 계승한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종교적 전통을 계승한 유형문화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수행 공간으로서의 무형적 가치를 함께 지닌 문화유산으로 세계가 공감하고 인정한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종단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문화재청, 지자체 및 전문가와 협업을 진행하는 한편 외교부를 방문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적 노력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종단은 7개의 사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권고문의 내용적 오류를 수정하여 “정오표(factual errors)”를 작성하고,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21개 위원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위해 “외교지지 교섭자료”를 제작하는데 전력을 다하였습니다. 정오표는 문화재청과 외교부를 통해 세계유산센터에 제출되었고, 이코모스는 오류정정 요청항목 총 12건 중 11건을 수용했습니다. 특히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한국불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수행, 생활, 신앙의 장소로 종합 승원의 역사와 문화를 잘 보존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종단은 자연과 조화로운 건축물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사부대중의 원력과 지혜로 불교적 공동체 공간을 유지하고 1,700년 한국불교의 전통을 지속해서 계승해 나아갈 것입니다.
2018-07-02 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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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세계평화기원법회
제38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세계평화기원법회 봉행   불기 2562(2018)년 6월 26일(화) 오전 10시 제5교구본사 법주사 대웅보전에서 제38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세계평화기원법회가 봉행됐습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회장 설정스님와 일본 일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후지타 류죠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불교 우의를 다지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기원하고 불교 미래 주역인 청소년 포교에 적극 협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한국과 일본 불교계는 부처님 제자라는 공통점에만 머무르지 않고, 불행한 과거사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왔고, 우리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모든 존재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정진해 나가는 길잡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며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도둑맞은 보석을 찾는 30명의 젊은이들을 만나 ‘사라진 보석을 찾는 것이 중요한가,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말씀으로 그들을 깨달음으로 이끌었고, 창조와 용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청소년들에게 참된 나를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야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일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후지타 류죠스님은 “세계적으로 탈종교화가 문제시되고 있는 요즘, 사회나 가정에서 부처님 가르침과 불교 전통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이야말로 청소년기 인격형성에 가장 중요하다”고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세계평화기원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보문종 총무원장 인구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 제5교구본사 주지 정도스님 등 한국불교 지도자 100여 명과 일한불교교류협의회장 후지타 류죠스님, 부회장 시바타 테츠겐스님 등 일본 대표단 50여 명을 포함하여 총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2018-06-27 2,550
1666
조계종조 도의국사 다례
    조계종조 도의국사 다례 봉행           불기2562년 6월 15일 토요일 오전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조(宗祖) 도의국사(道義國師)의 생애와 사상을 기리는 조계종조 도의국사 다례재를 봉행했습니다.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조계종 종회의장 원행스님의 도의국사 행장소개와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추모사 그리고 종정예하 법어를 원로의장 세민스님 대독에 이어 종사영반, 헌화, 사홍서원 순으로 사부대중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례재가 진행됐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추모사에서 “뭇 중생의 고통을 보듬고 정토세계를 구현하는 지름길은 수행하는 종단으로 바로 서는 것임을 잘 알고 실천하겠다.”라며 “청정한 승단을 이루고 화합으로 종단을 바르게 이끌어 가는 것이 종문을 여신 국사의 공덕에 답하는 것임을 명심하고 종문을 다시 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음은 종정예하 법어 전문입니다. 宗祖 道義國師 茶禮齋 宗正猊下 法語 (종조 도의국사 다례재 종정예하 법어 )   불기 2562(2018)년 6월 15일 해동선문(海東禪門)의 초조(初祖)이신 도의국사(道義國師)께서 입당구법(入唐求法)하여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의 가르침인 조계선문(曹溪禪門)에 들어감은 화엄의 전례(典例)로는 일대사(一大事)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라.   무념무수(無念無修)로 닦은 바 없이 천만(千萬) 갈등을 쳐부수고 서당지장(西堂智藏) 선사로부터 심심상인(心心相印)으로 불조심인법(佛祖心印法)을 부촉(咐囑) 받아 해동에 이식(移植)함이라. 풍토(風土)가 다르고 토질(土質)이 현격(懸隔)하여 시절인연을 기다림에, 마침내 선풍(禪風)이 일고 선향(禪香)이 만리(萬里)에 가득하여 천하가 태평하였다.   국사께서 무두무미(無頭無尾)의 주장자를 들어 보이니 그 때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함이라. 고금(古今)의 일체중생(一切衆生)이 본래면목(本來面目)을 평등하게 구족(具足)해 있음이나, 찾으려 하면 잃게 되고 배우려 하면 그르치게 됨이라.     후손들이 도의 국사께서 보이신 전등(傳燈)의 무량공덕에 보답하는 길은 국사의 정수(精髓)를 알아 각자의 마음광명을 밝히는 것이라.   대중들은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를 일체처 일체시(一切處 一切時)에 참구(參究)하고 또 참구할 지어다.   해동선문(海東禪門)의 개산조사(開山祖師)이신 도의국사시여! 국사(國師)님의 정토염원(淨土念願)이 사바세계(裟婆世界)에 가득하여 온 국민의 평안(平安)과 한반도의 평화통일(平和統一)이 속성취(速成就)하여지이다.     적손(嫡孫) 진제(眞際)가 조전(祖殿)에 헌향(獻香)하고 법(法)의 공양(供養)을 올리오니 흠향(歆饗)하소서.     필경(畢竟)에 진리의 일구(一句)는 어떠한가?   一把柳條收不得(일파유조수부득)하여 和風搭在玉欄干(화풍탑재옥난간)이로다.   한 주먹 버들가지 잡아 얻지 못하여 봄바람에 옥난간에 걸어둠이로다.         佛紀2562(2018)년 6월 15일     大韓佛敎 曹溪宗 宗正 眞 際  
2018-06-15 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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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신사리 환수 고불식
  “환지본처하신 황룡사, 감은사 부처님  진신사리 부처님에 고하는 고불식 봉행”       불기2562년 6월 11일 월요일 오전 10시 2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조계사 대웅전까지 부처님 진신사리를 이운하고 고불식을 봉행했습니다. 국공립박물관으로부터 올해 모셔온 경주 황룡사지 출토사리 5과, 경주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사리 1과, 언양 내원암 발견 사리 1과의 환지본처를 알리고자 고불식을 봉행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경주 황룡사지 출토사리와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사리는 경주지역 본사인 불국사로 이운하여 불국사 무설전에서 사리 친견법회 후 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26호), 금동아미타불좌상(국보 제27호)에 봉안할 예정입니다. 또한 언양 내원암 사리는 내원암에서 친견법회를 한 후 탑을 새로이 조성하여 봉안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사리이운 의의 전문입니다. 사리이운 의의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부처님의 사리는 그 시대마다의 사리장엄을 통해 불교문화를 오롯하게 꽃피워낸 불교신앙의 정수이자 결정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굴곡진 근현대사 속에서 청정한 도량에 있어야 할 부처님의 사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재로 인식되면서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게 된 일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에 우리 종단은 부처님 사리의 종교성과 신앙성을 회복시키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2016년 국립박물관과의 진중한 협의와 공감을 이루어낼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총 13건 129과의 사리를 3년에 걸쳐 본래의 자리로 이운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5건 40과의 사리가 본래 자리인 청정도량으로 돌아왔으며, 올해도 부처님의 가르침과 민중의 발원이 깃든 3건 7과의 사리를 불법의 도량에 다시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이운된 불사리는 643년에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셔와 황룡사 9층 목탑에 봉안하였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부처님 진신사리 5과와 문무왕의 설화가 깃든 감은사의 사리 1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종단은 2019년 5건 82과의 사리이운을 끝으로 국립박물관에 모셔진 부처님 사리이운을 회향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리이운 불사가 원만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사부대중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18-06-11 2,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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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당 무산(霧山)대종사 영결·다비식 봉행
    원로의원 설악당 무산(霧山)대종사 영결·다비식 봉행       불기 2562년 5월 30일 수요일 오전 10시 제3교구 본사 속초 설악산  신흥사에서 원로의원 설악당 무산 대종사의 영결식이 3,0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여법하게 봉행됐습니다.     종정예하 진제스님,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과 총무원장 설정스님,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그리고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성우스님 등을 비롯한 많은 스님들이 함께 애도하며 큰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무산스님이 백담사 주지로 부임할 때 용대리 이장이었던 정래옥씨가 조사를, 이근배 원로시인이 조시를 올렸으며 스님의 마지막 가시는 ‘적멸(寂滅)’의길 끝까지 용대리 주민들이 함께 했습니다.   종정예하 진제스님은 법어를 통해 “치열한 정진으로 선과 교와 종무를 두루 섭렵하고 오직 본분인 수행과 후학불사, 불교문화쇄신을 평생 원력으로 매진했으며, 산중을 지혜와 덕망으로써 원융화합을 이루고, 설악의 불교문화를 부처님의 정법으로써 세계문화로 전승하고 전법포교로 회향했다. 실로 수행자의 참모습이다.” 라고 강조했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추도사에서 "한없이 무애하여 이 설악산보다 더 크게 중생을 품고 지혜를 전해주시던 스님이 한없이 그리워진다. ‘나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과 나에게 꽃을 던지는 사람을 함께 소중하게 여기라'고 하신 스님의 말씀을 따라 의연하고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속초 설악산 신흥사에서 영결식을 마친 후 고성 건봉사 연화대에서 다비식을 엄수했습니다.   다음은 무산대종사의 열반송과 오도송 전문입니다.     涅槃頌   天方地軸 氣高萬丈 虛張聲勢로 살다보니 온 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설악 무산   2018. 4. 5.                 悟道頌   파도   조오현       밤늦도록 책을 읽다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먼 바다 울음소리를 홀로 듣노라면   千經 그 萬論이 모두 바람에 이는 파도란다          
2018-05-31 3,205
1663
불기2562년 종정예하 하안거결제 법어
  戊戌年 夏安居 宗正猊下 結制法語 [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識得拄杖子(식득주장자)하면 官不容針(관불용침)이요 私通巨馬(사통거마)로다 이 주장자의 진리를 알 것 같으면 관에는 바늘도 용납하지 않음이요, 사사로이는 거마가 통함이로다.   금일은 무술년(戊戌) 하안거 결제일(結制日)입니다. 결제에 임하는 사부대중(四部大衆)은 이번 안거(安居)에 반드시 자기의 본분사(本分事)를 해결하여 생사에 자재(自在)하고 진리(眞理)의 낙(樂)을 수용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가장 높은 진리인 심인법(心印法)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크게 흥하다가 한국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직 우리나라에만 한 줄기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간(世間)과 선원(禪院)에서도 화두참선(話頭參禪)이 아닌 다른 수행법에 관심을 보이는 이가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시회대중(時會大衆)은 먼저 화두(話頭)에 대한 철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화두참선은 일초즉입여래지(一超卽入如來地)에 이르는 경절문(徑截門)입니다.   조사선(祖師禪)의 가풍(家風)은 안종사(明眼宗師)인 선지식(善知識)이 제자를 지도할 때에 부드러운 봄바람이 아니라, 벽력같은 할(喝)과 온 몸이 부서지 는 방(棒)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화두를 알면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에 곧바로 들어가는 것이고, 부처님과 조사(祖師)를 알고 팔만 사천 법문을 모두 아는 것이어서,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천하를 종횡하는 것입니다. 대중들은 이 번 결제기간 내에 반드시 일대사(一大事)를 해결하겠다는 대장부의 용맹심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남들이 하니까 흉내 내어 따라한다거나, 참선이 좋다고 하니까 한 번 해본다거나 하는 생각으로는 일대사(一大事)를 결코 이룰 수가 없습니다.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가 밀리고 밀려도 포기하지 않고 노를 저어 상류로 올라가듯이, 바위를 올리고 또 올리다가 굴러 떨어져도 다시 올려서 산 정상에 성(城)을 쌓듯이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의지를 가지고 조금도 빈틈없이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깨달으신 진리를 알고자 한다면,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참구하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합니다.   이 화두를 일상 생활하는 가운데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할 때에도 챙기고 의심하여, 화두일념이 지속되게끔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챙기고 의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참의심이 시동 걸리게 됩니다.   이때는 몇 시간이 지나가고, 며칠, 몇 달이 지나가는 줄을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진리의 문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산(雪山)에서 6년의 용맹정진 끝에 새벽 별을 보고 대오견성(大悟見性)하신 심인법(心印法)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가섭존자, 아난존자로 좇아, 28대 보리 달마조사에 이르렀습니다.   달마조사는 인도에서의 인연이 다함을 아시고 중국으로 건너와 선법(禪法)을 전하니 중국선종의 초조(初祖)가 되었습니다. 그 선법(禪法)이 홑으로 전해지다가 육조(六祖)혜능 선사에 이르러 그 문하(門下)에서 크게 흥성(興盛)하여 많은 도인(道人) 제자들이 배출되어 천하를 덮었습니다.   그 가운데 으뜸가는 진리의 기봉(機鋒)을 갖춘 분이 남악 회양(南嶽懷讓) 선사와 청원 행사(靑原行思) 선사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에서 종풍(宗風)을 떨치고 있는 선법(禪法)은, 육조 혜능선사의 이 두 상수(上首)제자의 법(法)이 면면(綿綿)히 이어져 내려온 것입니다.   청원 행사 스님이 육조 선사를 처음 참예(參詣)하여 예 삼배를 올리고 여쭙기를, "어떻게 해야 계급(階級)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하니, 육조 대사께서 도리어 물으셨다.   "그대는 무엇을 닦아 익혀왔는고?" "성인(聖人)의 법(法)도 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대는 어떠한 계급에 떨어졌던고?" "성인의 법도 오히려 행하지 않았거늘, 어찌 계급이 있겠습니까?"   진리의 눈이 열리면 이렇게 쉽습니다. 묻고 답하는 데 두미(頭尾)가 이렇게 척척 맞게 되어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육조 선사께서 매우 흡족히 여기시고 행사 스님을 제자로 봉(封)하셨던 것입니다. 하루는 남악 회양 스님이 육조 선사를 친견(親見)하니, 육조께서 "그대는 어디서 오는고?"하고 물으셨다. "숭산(崇山)에서 옵니다."   "어떤 물건이 이렇게 오는고?" "설사 한 물건이라고 해도 맞지 않습니다."   "그러면 닦아 증득하는 법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닦아서 얻음은 없지 아니하나 더러운 데 물드는 일은 없습니다."   "더러운 데 물들지 아니함은 모든 부처님의 살림살이이다. 너도 그러하고 나도 또한 그러하니 잘 두호(斗護)하라."   육조 선사께서 이렇게 인증(印證)하셔서, 형과 아우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훌륭한 안목(眼目)을 갖춘 이 두 제자를 상수제자(上首弟子)로 봉(封)하셨습니다.   청원 행사 스님은 향상일로(向上一路)의 진리의 체성(體性)을 전하셨고, 남악 회양스님은 향하(向下)의 대용(大用)의 법을 전하셨습니다.   이 진리 자체에는 체(體)와 용(用)이 본시 둘이 아니어서, 체가 용이 되기도 하고 용이 체가 되기도 하여 둘이 항상 일체입니다.   그래서 구경법(究竟法)을 깨달아 향상(向上)의 진리를 알게 되면 향하(向下)의 진리도 알게 되고, 향하의 진리를 알면 향상의 진리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둘이 아니면서 이름이 둘입니다. 이후 청원 행사․남악 회양 두 분 선사의 계파(系派)를 좇아서 선종(禪宗)의 오종(五宗)이 벌어졌습니다.   행사 선사의 문하에서는 조동종(曹洞宗)․법안종(法眼宗)․운문종(雲門宗), 회양 선사 문하에서는 임제종(臨濟宗)과 위앙종(潙仰宗)이 벌어져 중국 천하를 풍미(風靡)했던 것입니다.   행사 선사 밑으로 석두(石頭)․도오(道悟)․용담(龍潭)․덕산(德山) 선사로 쭉 이어져 내려왔고, 회양 선사 밑으로 마조(馬祖)․백장(百丈)․황벽(黃檗)․임제(臨濟) 선사로 이어져 내려왔으니, 임제의 ‘할(喝)’과 덕산의 ‘방(棒)’은 육조 문하의 양대 아손(兒孫)의 가풍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려 말엽, 불법(佛法)이 쇠퇴일로를 걷고 있을 당시에 태고 보우(太古普愚)스님이 각고정진(刻苦精進) 끝에 선지(禪旨)를 깨닫고 중국의 원나라로 건너갔습니다.   중국 천지의 명안(明眼) 선지식들에게 부처님의 정법정안(正法正眼)을 전수받아 와서, 우리나라에도 바른 진리의 법을 펴야겠다는 큰 원(大願)을 세우고, 중국 땅에 들어가서 제방(諸方) 선지식들을 참방(參訪)하셨던 것입니다.   하루는 제56조 법손인 석옥 청공(石屋淸珙)선사를 참방(參訪)하여 예배하고 말씀드렸다. "고려국에서 스님의 높으신 법을 배우러 왔습니다." 그러자 청공 선사께서 물음을 던지시기를,   "우두 법융(牛頭法融) 스님이 사조 도신(四祖道信) 선사를 친견하기 전에는, 어찌하여 천녀(天女)들이 공양을 지어 올리고 온갖 새들이 꽃을 물어왔는고?"   하니, 태고 보우 스님이 "부귀(富貴)는 만인이 부러워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우두 스님이 사조 선사를 친견한 후로는, 어찌하여 천녀들이 공양을 올리지도 않고, 새들도 꽃을 물어오지 아니했는고?" "청빈(淸貧)함은 모든 분들에게 소외되기 쉽습니다."   그러자 청공 선사께서 두번째 물음을 던지셨다. "공겁(空劫) 전에 태고(太古)가 있었는가?"   우주의 모든 세계가 벌어지기 전이 공겁(空劫)인데, 그 공겁 전에도 그대가 있었는가 하고 물으신 것이다.   "공겁의 세계가 태고로 좇아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청공 선사께서 주장자(拄杖子)를 건네주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일생토록 이 주장자를 써도 다 쓰지 못한 고로, 이제 그대에게 부치노니 잘 받아 가져서 광도중생(廣度衆生)하기 바라노라." 이렇게 태고 보우 스님이 부처님의 정법정안(正法正眼)을 부촉(付囑)받으니 57조 법손이 되어서 그 법맥이 우리나라에 전해 졌습니다.   그 후, 조선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면면(綿綿)히 이어지고, 조선 중기의 63조 청허 휴정선사로 이어진 후,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 풍전등화(風前燈火)로 그 법맥이 이어져왔습니다.   근세인 한말(韓末)에 75조 경허(鏡虛) 선사에 이르러 선풍(禪風)을 중흥하여 혜월(慧月) 스님에게로 법(法)을 전했습니다.   혜월스님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법을 펴시니, 운봉(雲峰)선사에게 전해지고, 향곡(香谷)선사에게로 등등상속(等等相續)하여 부처님 심인법 79세인 산승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역대(歷代)의 모든 불조(佛祖)께서 끊어지지 않도록 노심초사한 부처님심인법이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전해진 후, 오직 한국에서만 오늘 날까지 그 법이 우리의 선불장에서 오롯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귀하고 귀한 부처님의 심인법을 다시 세계에 널리 선양(宣揚)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선법은 임제 선사의 선풍(禪風)을 이은 임제종입니다. 예전에 향곡 선사께서 산승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는 덕산 선사의 ‘방(棒)’의 가풍(家風)을 소중히 여기느냐, 임제 선사의 벽력같은 '할(喝)'의 가풍(家風)을 소중히 여기느냐?" 그래서 산승(山僧)은, "두 가풍을 모두 한 구덩이에 매장하겠습니다.”   또 물으시기를, “필경일구(畢竟一句)는 자마생(作麽生)고?” (필경에 일구는 어떻게 생각 하는고?)   산승이 답하기를, “무운생령상(無雲生嶺上)하고 유월낙파심(唯月落波心)이라”. “산봉우리에 구름이 걷히니 산마루가 드러나고, 밝은 달은 물결 위에 떠 있습니다.”   불기 2562년 5월 29일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 際   [주장자로 법상(法床)을 한 번치고 하좌(下座)하시다]
2018-05-28 2,954
1662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불기2562(2018)년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봉행 불기2562(201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5월 22일(화) 오전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되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는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비롯하여 사부대중 1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되었으며 불법홍포와 불교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불자들을 격려하는 ‘불자대상’ 시상이 진행됐습니다. 올해 불자대상은 엄현성(현 해군참모총장), 김영임(국악인), 엄홍길(산악인), 김춘순(현 국회예산정책처장), 이상호(스노보더) 불자가 평소 각 해당 분야에서 묵묵히 자비행을 실천하여 우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조계사에서 봉행되는 법요식은 일감스님의 사회로, 도량결계의식, 육법공양, 명고, 명종의식(28타) 순으로 시작해 관불 및 마정수기, 헌촉, 헌향, 헌다, 헌화, 조계사 주지스님의 축원과 불자대상 시상,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봉축사, 대통령 봉축메시지, 종정예하 법어, 남북공동발원문, 발원문 등으로 봉행되었습니다.   종정예하 진제스님은 “70년의 분단(分斷)과 대치(對峙),긴장과 대결의 상태가 7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동일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민족이기에 대화와 화해를 통한 평화의 길을 항상 열려있다”라며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우리 모두가 참선수행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본래의 청정심을 회복해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일 것이다”라며 “내가 지금 이 순간부터 부처로 살 수 있다면, 날마다 ‘부처님오신 날’일 것이고, 부처님 오신 뜻이 우리들 가슴마다에 꽃으로 피어나 평화와 행복의 향기가 가득하기를 발원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2015년 부처님오신날 남북공동발원문 채택 이후 3년 만에 남과북이 동시에 부처님오신날 공동으로 발원문을 낭독하게 되어 더욱 더 뜻 깊은 법요식을 봉행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봉축법요식에는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 양윤경님, KTX 해고여승무원노조지부장 김승하님, KTX해고여승무원노조조합원 정미정님,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지회장 차헌호님,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오수일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이종걸님 등이 함께 했습니다.  
2018-05-22 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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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법계 품서식 봉행
대종사 법계 품서식 봉행   불기2562(2018)년 5월 17일 목요일 오후 2시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기원대전에서 대종사 법계 품서식이 봉행됐습니다.   지난 58차 원로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선정된 원로의원 성타스님, 월주스님, 지하스님, 보선스님, 법타스님, 철웅스님, 기림사 주지 덕민스님, 전 교육원장 무비스님,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 법계위원 경일스님, 금봉선원 선원장 혜국스님, 전등사 조실 세연스님, 법계위원 무관스님, 축서사 주지 무여스님 총 14명의 스님이 종정예하로부터 대종사 법계를 받았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대종사 법계를 품수하신 스님에게 불자를 봉정했습니다.         다음은 종정예하 진제스님의 법어 전문입니다.        법 어   心是根 法是塵이라 兩種猶如鏡上痕이라. 痕垢盡時光始現이요 心法雙忘性卽眞이라. 마음은 근본이요, 법은 티끌이라. 두 가지는 거울 위의 흔적과 같은지라 흔적이 다할 때 빛이 비로소 나타남이요 마음과 법을 쌍으로 잊을 때 성품이 곧 참이라.     금일 법계품서에 임하시는 대종사스님들께 사부대중과 더불어 찬탄하고 경축합니다.   법계란 고대로부터 출가스님들의 수행력과 권위의 상징이며, 종단의 위계서열의 기본입니다. 종단의 최고법계인 대종사는 일평생 수행정진과 덕행함양의 결정으로 지혜와 자비를 두루 갖추니, 이는 수행력과 지도력의 상징이요, 공경과 선망의 표상입니다.   대종사시여! 우리 조계종은 뼈를 깎는 성찰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급변하는 시대환경에 부응하여야 합니다. 견구준승規矩準繩의 종강宗綱을 바로 세우고 수행풍토를 진작하고 승가의 화합에 우선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연민과 자비로 구세대비의 행으로 대중들을 섭수하고 행화에 매진해서 종지종풍을 부양하고 무상의 불법이 구주해야 합니다.   인천의 사표인 대종사의 출현은 종도들이 삼보에 대한 신심과 원력을 키우고, 여법하게 수행하여 삶 속에서 체현되어, 세상을 맑게 밝히는 연등이 될 것입니다.     금일의 경사를 맞아 진리의 일구를 선사합니다.   無雲生嶺上하고 有月落波心로다. 구름이 걷히니 산마루가 드러나고 밝은 달은 물결 위에 떠 있음이로다.   佛紀 2562年 5月 17日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 際    
2018-05-18 3,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