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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총무원장스님 봉축사
봉 축 사    작은 시작이었습니다. 히말라야 기슭의 작은 나라에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삼세 부처님들의 원력이 피어나는 천지의 울림이었고, 오래지 않아 룸비니 동산에서 시작된 봄소식은 온 천하를 꽃피웠습니다. ‘괴로운 세상을 평온하게 하리라三界皆苦我當安之.’는 탄생 일성은 뭇 중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매우 특별합니다. 윤달 4월 초파일에 개최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창궐은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연한 모든 것을 변하게 하였습니다. 이 위험한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세계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불교계는 누구보다 빠르게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하여 사회적 노력에 동참했습니다.   나아가 우리는 공의를 모은 끝에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교계의 최대의 축제인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고, 윤달 4월 초파일에 법요식을 봉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월 초파일에서 윤달 4월 초파일까지 스님들은 절에서, 신도는 가정에서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쉽지 않았던 결정들은 부처님의 탄생게에 입각한 모든 불자들의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원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불교계의 자비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5천여 명의 스님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고, 전국의 많은 사찰과 단체가 방역을 위해 애쓰는 의료인들과 보살핌이 필요한 이웃에게 격려와 지원의 손길을 베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한국불교의 유전자에 각인된 호국안민護國安民의 정신이 발현된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날마다 부처님오신날이고, 언제나 자비로운 마음이 꽃피는 세상을 가꾸고 있습니다. 감동스러운 부처님오신날을 열어 주신 종정예하와 사부대중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봉축법요식이 원만히 봉행되는 것은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헌신적인 의료진들과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국민들 덕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봉축법요식은 온 대한민국이 함께 만들어낸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가 온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의상조사께서는 법성게를 통해 ‘하나 속에 모두 있고 모두 속에 하나이며 하나 그대로 전체이고 천지가 그대로 하나이네. 한 미진 속에 온 우주가 담겨있고 미진마다 다 그러하다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고 설파하셨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또한 그렇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온 우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세상은 나와 무관한 객관 세계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에 의해 매 순간 새롭게 창조됩니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 부처님처럼 마음 쓰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면 온 세상이 부처님으로 가득한 화엄세계가 성취될 것입니다.   올해 들어 우리 종단은 여러 스님들에게 한국 불교의 내일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과거의 빛나는 유산보다도 현대 사회에서 불교가 세상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새롭게 정립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종도의 뜻을 받들어 종단 집행부가 추진하는 백만원력결집 불사에 더 역량을 집중해야겠습니다. 또 부처님 법을 현대 사회에 회향하는 포교와 복지, 그리고 문화를 전달하는 방법을 정립하고, 그것을 실현할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불사에 함께 힘쓰도록 합시다. 백만 명의 원력보살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제각각 자기 색깔과 향기로 부처님 법을 꽃피우는 화엄불국토를 만들어갑시다. 국민 여러분과 불자님들께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늘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64년 5월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2020-05-26 2,973
1715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종정예하 봉축 법어
  佛紀 2564年 부처님 오신 날 宗正 法語 부처님께서 도솔천에 계시다가 백상(白象)을 타고 마야부인 태중(胎中)에 잉태하사, 10개월 후 오른 쪽 옆구리로 금빛 몸을 나투셨도다. 사방으로 성큼 성큼 일곱 걸음 한 후,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홀로 높음이라’하심이여! (天上天下 唯我獨尊) 장하고 장하십니다. 부처님의 강생(降生)은 법계만유의 중생을 위한 대자대비의 시현(示現)입니다. 이는 ‘본래부처’를 선언하심이요, 생명의 존엄을 천명(闡明)하심이요, 인류에 지혜광명을 비추심이요, 인류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입니다. 어두울수록 등불을 찾듯이, 혼탁의 시대일수록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오신 참뜻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불자들은 인류의 화합과 공생(共生)의 연등(燃燈)을 켭시다. 이웃에게 즐거움을 주는 마음으로, 이웃의 괴로움을 덜어 주는 마음으로, 이웃이 즐거움을 얻으면 기뻐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으로 대광명(大光明)의 연등을 켭시다. 금년, 전(全)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 질병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 그리고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의 결과입니다. 이에 전 세계의 대처(對處)는 속수무책(束手無策)이고 과학기술의 무력(無力)함이 드러나면서 동양의 정신문화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이요, 만물여아동체(萬物與我同體)로다. 천지가 나와 더불어 한 뿌리요, 모든 존재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 인간과 자연, 유정과 무정이 우리와 유기적(有機的)관계입니다. 이웃 없이 나만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땅을 딛지 않고 살아 갈 수 없습니다. 만물은 나와 더불어 둘이 아닙니다. 환경과 생태의 파괴는 곧 인류와 지구촌의 위기입니다. 모든 인류들이여! 나고 날 적마다 질병과 고통에서 벗어나서 출세와 복락을 누리고자 할 진대, 일상생활 속에서‘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하고 이 화두를 들고 오매불망 의심하고 의심하여 일념이 지속되게 혼신의 노력을 다하십시오. 그러면 밝은 지혜를 갖추어서 모든 경영에 앞서가고 진리의 지도자가 되고 평화롭고 행복한 일생이 될 것입니다. 필경에 부처님의 진면목(眞面目)을 알고자 할진대, 이 주장자를 횡으로 메고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천봉과 만 봉 속으로 들어감이로다. 佛紀 2564年 5月 30日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 法遠
2020-05-22 2,662
1714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연등회 행사 전격 취소 기자회견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우리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5월 23일(토)과 24일(일) 예정했던 연등회 행사를 전격적으로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부처님오신날봉축위원회 위원장)은  2020년 5월 19일(화)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브리핑룸에서 연등회보존위원회 집행위원장 금곡스님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태원발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이러한 상황을 맞아 불교계는 극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오늘의 위기가 하루속히 종식되어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5월 23일(토) 연등법회 및 연등행렬과 5월 24일(일)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취소합니다. -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더믹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수 개월 여간 지속되고 있는 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여전히 우리사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태원발 사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이전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일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우리 모두는 방역당국의 지침을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불교계는 의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확산 초기 각종 법회와 행사를 전격적으로 중단하였으며, 일부 주요 사찰에서는 산문폐쇄 조치를 단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성금 전달과 생수(감로수) 지원, 그리고 사찰음식 도시락 지원 등을 비롯한 종단차원의 각종 지원활동과 함께 각 지역의 불교계에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더욱이 불교계는 올해 의 위기상황 속에서 맞이한 불교계 최대명절인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윤사월로 변경하였고, 4월 30일에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전국사찰에서 정성을 다해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윤사월 초파일인 5월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과 함께 기도정진을 회향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천년을 넘게 이어 온,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전통문화입니다. 특히, 올해 12월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로 인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고, 비록 우리나라의 상황이 방역대책본부의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이태원발 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맞아 불교계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오는 23일(토) 예정했던 ‘연등법회’와 ‘연등행렬’을, 그리고 24일(일) 예정했던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적으로 취소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 3월 우리 불교계가 의 상황에 직면하여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뒤로 변경한 것과 같이, 오늘의 위기가 하루속히 종식되어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동안 불교계와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이행해 주신 전국사찰의 주지스님들과 불자님들께 감사드리며,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결정이 더욱 더 의미 있게 우리 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 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 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4(2020)년 5월 19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 행 (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원종단 일동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천태종 대한불교진각종 대한불교관음종 한국불교태고종 불교총지종 대한불교대각종 대한불교삼론종 대한불교보문종 (재)대한불교원효종 대한불교일승종 대한불교법화종 (재)대한불교일붕선교종 대한불교총화종 대한불교용화종, 대한불교대승종 (사)대승불교본원종 한국불교미륵종 한국불교여래종 (사)대한불교원융종 (사)대한불교조동종 보국불교염불종 (사)대한불교법상종 한국불교법륜종 대한불교진언종 대한불교정토종 대한불교법연종 대한불교화엄종 대한불교미타종 한국대중불교불이종    
2020-05-20 2,701
1713
불기 2564(2020)년 광화문 광장 봉축 점등식
불기 2564(2020)년 4월30일(목)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축점등식을 봉행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국난극복과 행복한 세상을 기원하는 '희망의 등'이 광화문 광장을 환히 밝혔습니다. 올해 광화문에 켜지는 봉축등은 높이 18m로 '황룡사 9층탑'을 본떠 만들었습니다. 황룡사 9층탑은 신라시대의 것으로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난을 극복하겠다는 원력을 담아 세운 탑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불교계는 솔선해 코로나19로 인한 아픔을 국민과 함께 나눠왔다"며 "이제부터는 코로나19로 고통 받아 움츠린 국민과 불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사회에 희망의 불시를 지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봉축점등식을 계기로 모두 함께 어둠을 물리치고, 정법의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다수가 모이기 힘든 만큼 대중 참여를 최소화하였으며,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 스님 등 50여명이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희망의 등'은 5월 30일까지 한달 간 진행되는 국난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정진 기간 동안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정을 기원하며 세상을 환하게 밝힐 예정입니다.  
2020-05-07 2,607
1712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
  불기 2564(2020) 4월 30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하고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이 봉행되었습니다. 다음은 총무원장 원행스님 법어 전문입니다.   법 어   눈이 닿는 곳마다 옮기는 발길마다 꽃천지를 이루는 아름다운 좋은 계절입니다. 연초록 잎새도 꽃처럼 함께 아름답게 피어나니 푸른 하늘과 붉은 꽃이 어우러져 봄 세상은 그대로가 꽃대궐입니다. 서있는 그 자리가 그대로 꽃비 흩날리는 룸비니 동산이 되었습니다. 이천육백여년 전 카필라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난 아기부처님께 구룡이 토수로 관욕을 하시고, 발아래에는 붉은 연꽃이 피어났습니다. 그 연꽃은 오색연등이 되어 사바세계를 장엄하고 있습니다. 연등에 불을 켜고 어둠을 밝히는 것은 내 마음 속의 어리석음과 무명을 밝히는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리석음이라는 어두움을 지혜의 불빛으로 밝히기 위하여 세존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해마다 연등을 통해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무명을 깨우쳐 준 것은 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눌 만큼 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한국불교 전래이래로 일천칠백여년동안 지켜오던 음력 4월8일 부처님오신날까지 한달 뒤로 미루어야 할 만큼 시공을 정지시켜버린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늘 마주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 햇빛과 공기와 물과 흙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생명들의 청정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인간만의 이익을 위하여 뭇생명의 생존을 위협하고 과도한 욕심과 지나친 소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제대로 알게 해 준 것입니다. 천지만물은 모두 운명공동체이며 모두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진 인드라망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코로나19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탐진치(貪嗔癡) 삼독(三毒)을 가르쳐 준 대 선지식입니다. 첫째 탐심입니다. 코로나 와중에도 꽃구경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지나치게 낸 것도 탐심입니다. 애꿎은 봄꽃을 사이에 두고서 탐심과 탐심이 부딪치는 결과를 전국곳곳에서 만들었던 것입니다. 둘째 진심(嗔心)입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가족들이 모두 가정에 머물러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딪히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기도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도반을 만나지도 못하니 그것도 참으로 화나는 일이 됩니다. 셋째 치심(癡心)입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하여 남에게 코로나를 옮기는 결과를 만듭니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게을리 하거나 불필요한 과도한 접촉 혹은 의학적 학문영역과 종교적 신념영역을 구별하지 않으려는 어리석음이 코로나 주변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일상생활은 그런대로 가능한 ‘일상방역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으니 그나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습니다. 세상은 연기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개인 개인이 깨어있는 삶과 행동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오월의 룸비니 꽃동산에서 내 몫의 연등을 공양하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서원의 연등을 올린다면 잃어버린 봄날의 꽃동산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이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신 고인들의 극락왕생과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발원합니다. 가족들께도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조속히 사고가 수습되길 바랍니다.   만인천작(萬人天作)이라고 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생각이 모이면 하늘의 뜻도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천만명이 연등을 한 개씩 더한다면 그 공덕으로 인하여 코로나라는 괴로움의 세상을 바로 룸비니 꽃동산으로 바꿀 수 있는 원력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존귀한 마음으로 하늘 위 하늘 아래 까지 연등으로 장엄하도록 합시다.   삼계개고(三界皆苦)이나 아당안지(我當安之)하리라   세상이 모두 괴로움으로 가득하나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만들리라     불기2564(2020)년 4월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 행      
2020-04-30 2,516
1711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교시
    불기 2564(2020)년 4월 29일 오후 4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종정예하 교시를 발표했습니다. 종정예하는 코로나19를 중생구제 원력으로 다함께  극복하자고 당부했습니다. 다음은 종정예하 교시 전문입니다.   宗 正 敎 示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이요,   만물여아동체(萬物與我同體)로다.       천지가 나와 더불어서 한 뿌리요,   모든 존재가 나와 더불어서 한 몸이로다.     우리 불교(佛敎)는 전통적(傳統的)으로 나라가 위기(危機)에 처(處)할 때마다 국민(國民)과 나라를 위하여 헌신적(獻身的)으로 신명(身命)을 다 바쳐   국민(國民)과 아픔을 함께 하여 국난(國難)을 극복(克服)하고 국권(國權)을   수호(守護)하여 왔습니다.       우주만물(宇宙萬物)은 생명(生命)의 공동체(共同體)이며   존엄(尊嚴)의 대상(對象)입니다. 병마(病魔)와 싸우고 있는   이웃이 본래(本來) 부처님 될 사람들입니다.   중생(衆生)이 앓으면 나도 아프다는 유마(維磨)의 비원(悲願)과 지장(地藏)의   본원(本願)이 절실(切實)할 때입니다.       우리 국민(國民)은 인류(人類)와 함께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신념(信念)과   사즉생(死卽生) 진리(眞理)로 지구상(地球上)에 코로나 질병(疾病)이   영원(永遠)히 소멸(消滅)되기를 기원(祈願)합시다.   오탁악세(五濁惡世)는 해가 뜨면 어둠이 물러가듯,   질서(秩序)있는 일상(日常)으로 신앙(信仰)과 생업(生業)에   종사(從事)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민족(民族)은 전통적(傳統的)으로 조상대대(祖上代代)로   미풍양속(美風良俗)인 연등대재(燃燈大齋)를 봉행(奉行)하여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축원(祝願)해 왔으며 지금도 코로나질병(疾病)   소멸(消滅)을 위해 축원(祝願)하고 있습니다.       경자년(庚子年) 부처님오신날은 음.사월팔일~윤.사월팔일   (陰.四月八日 ~ 閏.四月八日(陽.四月三十日 ~ 五月三十日)   우리나라 방방곡곡(坊坊曲曲) 모든 사찰(寺刹)에서 코로나 질병소멸(疾病消滅)과 유명(幽明)을 달리한 우리 국민(國民), 세계 각국 국민(世界 各國 國民)을   위해 왕생극락(往生極樂)을 천도(遷度)하고 있습니다.   윤.사월팔일(閏.四月 八日)은 국민(國民)과 불자(佛子)들이   연등(燃燈)에 불을 밝혀 대광명(大光明)이 우주법계(宇宙法界)에 충만(充滿)하여 코로나 질병(疾病)이 소멸(消滅)되어 세계평화(世界平和)를   성취(成就)하여야 하겠습니다.       지금의 위기(危機)를 극복(克服)하기 위해서는 반목(反目)과 대립(對立)을   청산(淸算)하고 새로운 미래(未來)를 열기 위해 대통합(大統合)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법계(法界)가 서로 연기(緣起)되어 있기에 우리는 홀로 존재(存在)할 수 없습니다. 서로를 용서(容恕)와 화합(和合)으로 이 국난(國難)을 슬기롭게 극복(克服)합시다.       지구상(地球上)에 횡행(橫行)하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감염병(感染病)   창궐(猖獗)에 대처(對處)함에 있어 종지협(宗指協) 대표회장(代表會長)이며,   우리 종단(宗團) 행정수반(行政首班)이신 원행 총무원장(總務院長)께서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全世界) 코로나 질병(疾病)의 예방(豫防)과   확산방지(擴散防止)에 세계(世界) 어느 종교지도자(宗敎指導者)보다   수승(殊勝)한 지혜(智慧)와 높은 식견(識見), 지도력(指導力)으로   세계인류(世界人類)의 생명(生命)을 구제(救濟)하였으니 높이 치하(致賀)합니다.       우리 불교(佛敎)는 지금도 헌신(獻身)하고 있는 의료진(醫療陳)에게   사찰(寺刹) 템플스테이에서 휴식공간(休息空間)과 공양(供養)을 제공(提供)하고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얻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간(人間)의 생명(生命)과 안전(安全)은   최상(最上)의 절대적(絶對的) 가치(價値)입니다.   우리 사부대중(四部大衆) 신명(身命)을 다 바쳐   불조(佛祖)의 소명(召命)과 시대적(時代的) 책무(責務)를 다 하여야겠습니다.       나고 날 적마다 질병(疾病)과 고통(苦痛)을 여의고 복락(福樂)을 누리고자 할진데, ‘부모(父母)에게 나기 전(前)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하고 화두를   참구(參究)하고 또 참구(參究)합시다.       佛紀 二五 六四 年 四月 二八日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 法遠
2020-04-29 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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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일정 변경 기자회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3월 18일(수)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하여 그 아픔을 국민과 함께하고 치유와 극복에 매진하고자 불기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일정을 윤4월인 5월로 변경하여 치를 것을 고심끝에 결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4월 말로 예정했던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을 5월 30일(토), 4월 25일(토) 예정하였던 '연등회'를 5월 23일(토)로 변경하였습니다. 특히 4월 30일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약1만 5천여 사찰에서 '코로나19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정진을 입재하여 한 달 동안 모든 불교도들이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마음을 모아내고, 5월 30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통해 회향할 계획입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유례없는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와 불기2564년(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일정 변경을 알려드립니다. -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위기가 지속되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지금의 어려움과 고통은 단지 어느 개인이나 집단, 특정한 지역과 국가의 탓으로만 떠넘길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예방과 극복을 위해 함께 전력을 다할 때입니다.   불교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자발적으로 법회 등 일상적인 종교 활동을 자제토록 해 왔고, 모든 사찰들이 이를 실천함으로써 부족하나마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더 나아가 위기 극복을 위한 불교계의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밝히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잘 아시듯이 ‘부처님오신날’은 매년 지혜와 자비의 등을 밝혀 온 오래된 우리 고유의 명절입니다. 특히 ‘연등회’는 천년을 이어오며 오늘날 세계적 축제로 자리 잡은 무형문화재입니다. 금년 12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하여 그 아픔을 국민과 함께 하고 치유와 극복에 매진하고자 불기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일정을 윤4월인 5월로 변경하여 치를 것을 고심 끝에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 전통 세시풍속에는 윤달을 ‘걸릴 것도 없고 탈날 것도 없는 공달’이라 하여 이 때를 기다려 민간에서는 집을 수리하거나 이사를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합니다. ‘윤달을 만나 불공을 드리면 극락세계를 간다고 하여 모든 이들이 앞 다투어 모인다’는 옛 문헌의 기록도 있습니다.   이에 오는 4월 30일(목, 음력 4월 8일) 예정했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5월 30일(토, 윤 4월8일)로, 4월 25일(토) 예정하였던 '연등회(연등축제)'는 5월 23일(토)로 변경합니다. 특히, 4월 30일(목, 음력 4월 8일)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모든 사찰들에서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입재하여 한 달 동안 모든 불교도들이 한마음으로 정진하고, 5월 30일(윤 4월 8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통해 회향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오신날 법요식’과 ‘연등회’를 윤4월로 변경하고자 함은, ‘코로나19 감염의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매우 위중한 상황에서 감염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동참하는 한편, 조속히 오늘의 위기가 종식되어 우리 국민들과 모든 인류가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독(毒)화살의 비유’를 들어, 화살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누가 쏘았는지를 논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독 묻은 화살을 맞아 곧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맞아 힘든 결단을 함께 해 주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과 이러한 결정을 흔쾌히 수락하여 주신 종정예하와 원로의장스님을 비롯한 모든 스님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부대중 여러분께서는 우리 이웃과 국가가 힘들 때 함께 하고자 하는 오늘의 결정이 더욱 의미 있게 회향할 수 있도록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정진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지나온 역사 속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우리는 마음을 모아 지혜롭게 극복해왔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불제자들이 이 시대의 만파식적이 되고 팔만대장경이 되겠습니다. 전국의 사찰에서 목탁과 법고를 치고 범종을 울리며 힘을 보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여러분, 정부 당국의 관계자 여러분. 모두 끝까지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멀지 않은 날에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하고 평화로운 봄날이 오기를 부처님 전에 기도합니다.   불기 2564(2020)년 3월 18일 대한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원종단 일동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천태종 대한불교진각종 대한불교관음종 한국불교태고종 불교총지종 대한불교대각종 대한불교삼론종 대한불교보문종 (재)대한불교원효종 대한불교일승종 대한불교법화종 (재)대한불교일붕선교종 대한불교총화종 대한불교용화종, 대한불교대승종 (사)대승불교본원종 한국불교미륵종 한국불교여래종 (사)대한불교원융종 (사)대한불교조동종 보국불교염불종 (사)대한불교법상종 한국불교법륜종 대한불교진언종 대한불교정토종 대한불교법연종 대한불교화엄종 대한불교미타종 한국대중불교불이종        
2020-03-18 1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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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담화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3월 6일(금)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총무부장 금곡스님을 통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다음은 담화문 전문입니다.   -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     전국적인 지역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온 나라가 충격과 공포, 그리고 불안에 휩싸여 있습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을 마주하는 것조차 꺼리고, 거리에 나서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며 이로 인한 지역경제는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대구지역 의료인들의 호소에 전국각지에서 수 백 명의 의료진들이 모여들고 있고 부산과 광주 등에서는 대구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등 감동적인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는 성금과 대구경북지역의 주민과 의료진을 향한 국민들의 다양한 응원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고맙고 소중한 마음입니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인드라망의 세계라 부릅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어 온 세상으로 퍼지는 법의 세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와 같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인드라망과 같아 서로가 연결되어 서로를 비추어주는 세계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을 보내는 마음이 바로 인드라망의 모습입니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께서는 국가적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가 갈등하고 분열하는 모습에 우려의 말씀들을 하고 계십니다. 시비와 갈등을 멈추고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가적 비상사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고 매 순간을 골든타임이라 여기며 위기의 상황을 대처할 수 있도록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서는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나라는 재난과 위험을 슬기롭게 극복한 많은 경험들이 있습니다. 또한 위기의 순간마다 국민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를 극복해 온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소중한 경험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불안과 공포, 혐오를 벗고 화합으로 재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모두의 마음을 모아냅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두 차례에 걸쳐 전국사찰에 긴급지침을 시달하여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당국의 조치에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단법인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지역과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지역 주민을 위한 응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에서는 향후 의료진을 비롯한 방역관계자 분들을 위한 공익템플스테이를 준비하여 생사의 현장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분들의 휴식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천만불자의 마음을 모아 국민의 건강과 사회의 안정, 그리고 병마로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모든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위해 올리고 있는 기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신도님들의 기도와 시주로 운영되는 사찰의 특성상 법회 중단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찰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우리사회에 불어 닥친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었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종단의 지침을 잘 이행해 주고 계신 스님들과 신도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신도님들께서는 당장 법회에 동참하는 신행활동을 할 수 없다하더라도 가정에서 신행활동의 끈을 놓지 말고 하루하루 자신을 돌아보는 정진의 시간을 가져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나아가 재적사찰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해 내기 위해 전화와 온라인 등 달기 등을 통해 기도와 축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재적사찰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모두의 마음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다면 능히 지금의 위기는 극복될 것입니다. 중앙정부의 컨트롤타워인 재해대책본부를 믿고, 일선 의료현장에서 감염의 위험을 감내하며 촌각을 다투는 시간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자랑스러운 의료진들을 믿고 국민 개인 개인이 할 수 있는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오래지않아 이 위기상황은 종식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국민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4(2020)년 3월 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 행  
2020-03-06 1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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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기해년 동안거 해제법어
기해년(己亥年) 동안거(冬安居) 종정예하(宗正猊下) 해제법어(解制法語)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대중(大衆)에게 보이시고]   이 주장자(拄杖子) 진리를 알 것 같으면, 쌍차쌍용(雙遮雙用)을 자재(自在)하게 쓰고 천상인간(天上人間)에 홀로 걸음 하리라.   금일(今日)은 기해년(己亥年) 동안거 해제일(解制日)이라. 결제(結制)와 더불어 반철이 지나는 듯하드니, 어느새 해제일이 도래했음이라.   세월의 흐름이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속(加速)으로 느껴짐이라. 그러니 내일, 모레로 미루다가는 어느새 백발이 되고, 눈과 귀가 멀어 지므로 허송세월하지 말고 해제일인 지금 재발심과 대분심(大憤心)으로 정진(精進)의 끈을 놓지 말고 가일층 분발하여야 할 것이라.   부처님께서 2,600년 전 납월(臘月) 8일에 새벽 별을 보고 깨달으신 광대무변한 진리의 법은 감출 수도 없고 덮을 수도 없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미래제(未來際)가 다해도 변함이 없음이라.   또한 부처님께서 일념삼매에 들어서 보는 것도 잊고, 듣는 것도 잊은 상태에서 새벽 별을 보는 찰나에 깨달으신 과정도 변함없는 진리이다. 일념삼매(一念三昧) 없이는 깨달음도 없다는 것이다.   이번 결제의 대중은 각자가 삼동구순(三冬九旬)의 결제기간 동안 얼마나 화두일념(話頭一念)을 이루었는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   습관처럼 좌복(坐服)에 앉아서 번뇌망상으로 시간을 보내거나, 혼침(昏沈)에 빠져 있거나, 게으른 마음으로 방일(放逸)한다면 천불(千佛) 만조사(萬祖師)가 출현해서 깨달을 수 없음이라.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화두를 챙기고 의심하고, 또 챙기고 의심하여만 진의심(眞疑心)이 발동 걸리게 됨이니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할 것이라.   화두(話頭)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참구하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하고 이 화두를 챙기고 의심할지어다.   석가모니 부처님 이후로 가장 위대한 도인(道人)이라면 마조 도일(馬祖道一) 선사를 꼽을 수 있는데, 달마 대사의 스승이신 반야다라(般若多羅)존자께서 "네 밑으로 7대(代)의 아손(兒孫)에 이르러서 한 망아지가 출현하여 천하 사람을 밟아 죽일 것이다." 라고  예언하셨다. 실제 마조 선사의 탁월한 안목(眼目)은 감히 어느 누구도 능가할 사람이 없다 하겠다.   위대한 마조 선사의 지도하에 84인의 도인 제자가 나왔는데, 그 가운데 백장스님과 남전스님 등 너 댓 분의 기량이 아주 출중(出衆)하였다.   백장(百丈) 스님이 마조 선사의 시자(侍者)일 때, 하루는 마조 선사를 모시고 들판을 지나가게 되었다. 큰 저수지에서 들오리들이 놀다가 인기척을 듣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 마조 선사께서 백장 스님에게 물으셨다. "저기 날아가는 것이 무엇인고?"   "들 오리 떼입니다" "어디로 날아가는고?"    "산 너머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조 선사께서는 백장 스님의 코를 잡고 세게 비틀어 버리셨다. "아얏!" 백장 스님이 아파서 소리를 지르니,   마조 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 일찍이 날아갔으리오."하였다. 날아가지 않았다는 말이다.   백장 스님은 절로 돌아와서 모든 것을 잊고 일념삼매(一念三昧)에 들었다. "오리들이 어디로 날아갔느냐고 물으셔서 산 너머로 날아갔다고 말씀드렸는데, 마조 선사께서는 왜 코를 비트셨을까?"   이 한 의심(疑心)에 빠져 있다가 일주일이 지나서 그 의심이 홀연히 해결되었다. 마조 선사께서 코를 비트신 뜻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곧 조실방(祖室房)으로 달려가서, "스님, 어제까지는 코가 아프더니 오늘은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이 말에 마조 선사께서 백장 선사의 눈이 열렸음을 아시고 운집종(雲集鍾)을 치게 하시니, 몇 백 명 되는 대중들이 모두 법당에 모였다.   대중들이 운집하고 마조 선사께서 법상에 좌정(坐定)해 계시는데, 백장 스님이 맨 마지막에 들어오더니 절하는 돗자리를 걷어서 어깨에 메고 법당을 나가 버렸다.   이에 마조 선사께서는 한 말씀도 설(說)하시지 않고 즉시 법상에서 내려와 조실방으로 돌아가셨다. 이렇게 척척 통해야 되는 법이다. 마음 땅의 지혜가 열리면 이렇게 일거일동(一擧一動)의 낙처를 서로 아는 것이다.   세월이 흐른 후, 마조 선사께서 법상(法床)에 앉아 계시던 차제(此際)에 백장 스님이 들어오니, 선사께서 법상 모서리에 걸어 놓은 불자(拂子)를 들어 보이셨다. 그러자 백장 스님이 여쭙기를, "이를 바로 씁니까, 이를 여의고 씁니까?"   하니, 마조 선사께서 그 불자를 원래 걸려 있던 자리에다 도로 걸어 두셨다.   한동안 백장 스님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으니 마조 선사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장차 대중을 위해서 어떻게 법을 설하려는고?"   그러자 이번에는 백장 스님이 걸려 있던 불자를 들어 보이니, 마조 선사께서 다시 물으셨다.   "이를 바로 씀인가, 여의고 씀인가?"   백장 스님이 아무 말 없이 불자를 도로 제자리에 걸자, 마조 선사께서 "억!" 하고 벽력같은 '일할(一喝)’을 하셨다. 이 '할'에 백장 스님이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사흘 동안 귀가 먹었다가 깨어나서 마조 선사께서 '할'하신 뜻을 깨달았다.   그 법이 황벽스님으로 이어지고, 황벽스님에게서 임제스님으로 이어져서 임제종을 이루고, 중국의 당나라 천하를 풍미(風靡)하고 고려시대 때에 우리나라의 태고스님에게 전해져서 지금은 오직 한국에서만 오롯이 이어오고 있음이라.           마조선사의 또 다른 출중한 제자인 남전(南泉) 선사가 회상(會上)을 여니 각처에서 스님들과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하루는 한 노승(老僧)이 10세 미만의 동자승(童子僧)을 데리고 남전 선사를 친견하러 왔다. 노스님이 먼저 남전 선사를 친견하고 청(請)을 드리기를,   "제가 데려온 아이가 아주 영특한데, 저로서는 저 아이를 훌륭한 인재로 키울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스님께서 크신 법력(法力)으로 잘 지도해 주십시오." 하고는 물러 나와서 동자승을 조실 방으로 들여보냈다.   동자승이 인사를 올리니, 남전 선사께서는 누워 계시던 채로 인사를 받으며 물으셨다. "어디서 왔느냐?" "서상원(瑞像院)에서 왔습니다."   "서상원에서 왔을진대, 상서로운 상(像)을 보았느냐?" "상서로운 상은 보지 못했지만, 누워 계시는 부처님은 뵈었습니다." 남전 선사께서 누워 계시니 하는 말이다.   남전 선사께서 이 말에 놀라, 그제서야 일어나 앉으시며 다시 물으셨다. "네가 주인이 있는 사미(沙彌)냐, 주인이 없는 사미냐?" "주인이 있습니다."   "너의 주인이 누구인고?" "스님, 정월이 대단히 추우니 스님께서는 귀하신 법체(法體) 유의하시옵소서." 그대로 아이 도인이 한 분 오신 것이다.   남전 선사께서 기특하게 여겨, 원주를 불러 이르셨다. "이 아이를 깨끗한 방에 잘 모셔라." 부처님의 이 견성법(見性法)은 한 번 확철(廓撤)히 깨달을 것 같으면, 몸을 바꾸어 와도 결코 매(昧)하지 않고, 항상 밝아 그대로 생이지지(生而知之)이다.   이 사미승이 바로 ‘조주고불(趙州古佛)’이라는 조주스님인데, 이렇듯 도(道)를 깨달은 바 없이 10세 미만인데도 다 알았던 것이다. 조주 스님은 여기에서 남전(南泉) 선사의 제자가 되어 다년간 모시면서 부처님의 진안목(眞眼目)을 갖추어 남전 선사의 법(法)을 이었다.   그 후 조주 선사는 80세가 되도록 행각을 다닌 후에 회상(會上)을 여니, 한 수좌(首座)가 안거 석 달 동안 공부를 잘해오다가 해제일(解制日)에 이르러 하직 인사를 드리니, 조주 선사께서 이르셨다.   "부처 있는 곳에서도 머물지 말고 부처 없는 곳에서도 급히 달아나서 삼천 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든 그릇 들어 말하지 말라." 이에 그 수좌가, "스님, 그러한즉 가지 않겠습니다."   하니, 조주 선사께서는 "버들잎을 따고, 버들잎을 딴다.〔摘楊花摘楊花〕" 라고 말씀하셨다.   "그러한즉 가지 않겠습니다." 하는데 어째서 "버들잎을 따고, 버들잎을 딴다."고 하는가?   이러한 법문은 알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라. 만일 누구라도 각고정진(刻苦精進)하여 이 법문의 뜻을 알아낸다면, 백천삼매(百千三昧)와 무량묘의(無量妙意)를 한꺼번에 다 알아서 하늘과 땅에 홀로 걸음하리라.   시회대중(時會大衆)은 '적양화 적양화(摘楊花摘楊花)'를 알겠는가?   [양구(良久)하시다가 스스로 답하시기를]   '적양화 적양화(摘楊花 摘楊花)여! 천리오추추부득(千里烏騅追不得)이라.' 버들잎을 따고 버들잎을 땀이여!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오추마라도 따라잡기 어렵느니라.   [주장자로 법상(法床)을 한 번 치고 하좌(下座) 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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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4(2020)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신년기자회견
불기2564(2020)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신년기자회견 불기2564(2020)년 1월 15일(수)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신년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백만원력으로 한국불교 미래를 밝히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회의 등불이 되겠습니다' 라는 발원으로 시작으로 중점 종책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총무원장스님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남북 민간교류의 실천 추진',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정착을 위한 기원대회 봉행', '종단안정과 화합을 위한 대화합의 조치 적극 모색', '백만원력결집을 통해 불교의 미래를 위한 기반  마련', '전통문화를 활용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적극 앞장', '한국불교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불교대회 성공적 개최 준비' 등의 내용을 강조하셨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불기2564년(2020)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신년가지회견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과 불자여러분 모두에게 풍요로운 2020년, 희망의 2020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안팎으로 다사다난이라는 말 그대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국론 분열, 그리고 한일갈등과 남북문제를 비롯한 열강들의 이해충돌 등 어느 것 하나 순탄한 영역이 없는 2019년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나름의 역할을 다 하면서 달려온 1년이었습니다. 파키스탄 국빈방문 행사를 비롯하여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등을 통해 다양한 국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보았고 저력과 희망이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비판과도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도 종단 안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지난 1년은 내부 갈등을 치유하고, 종단의 안정을 도모하고 종단 구성원 모두가 한국불교에 대한 저력과 자부심을 갖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모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지난 일년 동안 한국불교에 대한 존중과 애정, 그리고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롭게 맞이한 2020년 한국불교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몇 가지 계획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2020년 대한불교조계종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남북 민간교류의 실천을 추진하겠습니다.   긴장의 연속이었던 남과 북,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가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남북의 교류는 남과 북, 그리고 북미 정상의 만남으로 이어져 남과 북의 공존과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인류의 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한 힘차고 아름다운 여정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결코 우리 민족의 뜻대로만 진행되도록 놓아두지 않고 있습니다. 먼 옛날 묘향산과 금강산에서, 지리산과 가야산에서 우리 민족의 스승들이 그러했듯이 이제 백척간두에서 한걸음 앞으로 내 딛어야 할 때입니다.   그 힘은 오로지 ‘남북의 공존과 번영, 한반도 평화정착과 인류의 화합’이라는 화두에서 나옵니다.   남과 북이, 북과 남이 함께 보전하고 있는 전통문화 유산은 그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는 민족의 자산이요 동시에 문화적 힘입니다.   특히 우리 종단은 북측과 함께 금강산 신계사의 발굴과 복원을 이뤄낸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계사 발굴과 복원의 경험을 되살려 장안사와 유점사 등 북한 사찰의 발굴과 복원을 위한 사업을 제안하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북한사찰 문화재를 북한 사찰에 모실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입니다. 문화재는 본래의 자기 자리에 있을 때 더욱 그 가치가 빛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템플스테이 성공사례처럼 북측의 수많은 전통 불교문화 유산을 복원, 보존, 활용하여 문화관광 역량을 강화하고 문화산업을 통해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남북 불교공동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북측의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산림복원을 위해 우리 종단의 사찰림을 활용하는 공동사업도 함께 제안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실질적이고도 다양한 의제들을 갖고 조속히 실무협의를 진행하여 구체적인 교류협력 사업들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이제는 지나간 70년을 뒤로하고 갈등과 대립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가치를, 전쟁보다는 평화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등에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정착을 위한 기원대회’를 봉행할 계획입니다.   이 자리에 북측의 종교인들을 초청하고, 남측의 모든 종교인들과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참여를 제안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 주체들이 함께하는 평화 기원대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2020년은 제36대 총무원이 출범한지 이제 2년차에 접어드는 해입니다. 화합과 혁신을 기치로 출범한 제36대 총무원이 대내외적으로 종단의 안정을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화합과 혁신이라는 가치를 구현하는 일에는 소홀했다는 일각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종단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혁신은 종단의 미래 비전이자 당면 과제입니다. 혁신은 종단 안정과 화합이라는 바탕에서 구현이 가능합니다.   경자년 새해를 맞아 진제 법원 종정예하께서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당부하시며 종단 혼란의 시기에 종단과는 다소 다른 견해와 의견을 제기했던 스님들에 대한 대화합의 조치를 당부하셨습니다.   종정예하의 가르침에 따라 중앙종회와 긴밀히 협의하여 종단안정과 화합을 위한 대화합의 조치를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종단의 혁신 과제는 백년대계본부를 통해 담론과 구체적인 실행목표를 만들고 대중공사 등을 통해 사부대중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종단의 미래를 위한 혁신의 구체적인 상을 제시하겠습니다.   현재 불교사회연구소에서 기본 자료를 만들기 위해 종도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의 분석을 통하여 혁신의 지남으로 삼고자 합니다.   혁신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입니다. 2020년 대한불교조계종은 혁신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그 터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백만원력결집을 통해 불교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한국불교의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불·법·승을 주제로 백만원력결집을 선언하고 불자들의 원력을 모아내는 첫 걸음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국 제방각지에서 수많은 불자님들의 원력이 모아졌습니다.   특히,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건립기금으로 50억원이 희사되는 등 백만원력 결집불사 선포 첫 해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에도 지속적으로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으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3월말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분황사’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아 봉행할 계획입니다. 약 100여명의 대표단과 함께 인도 부다가야에서 한국사찰 건립의 시작을 선언하는 뜻깊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계룡대 3군 사령부 영외법당 설계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올해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종단 요양원은 현재 부지확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지확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요양원 건립불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서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입니다. 1,000년의 세월동안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한 채 발견된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세우기 위한 종단적 관심과 원력을 모아 내고자 3월경 중앙종무기관의 모든 종무원들이 참여하는 순례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마애부처님 관련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예경을 위한 제반 환경을 조성함은 물론 지역불교계와 협력하여 입불을 위한 제반 조건을 검토하고 그 해결을 통해 입불작업을 착수하고자 합니다.   한편 지난 집행부에서부터 이어져오던 세종시 한국불교체험관 건립사업은 3월 내지 4월경 착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불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불교문화재 보존처리센터는 부지변경과 그에 따른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고 연말 내지 내년 초에는 불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펴 준비하겠습니다.   위례신도시 도심포교당 건립사업은 봉은사를 중심으로 도심포교의 전형을 창출할 수 있는 사찰건립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센터도 건립하여 지역민과 함께하는 사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은 10·27법난이 발생한지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27법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 법률이 제정되었고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직접 10·27법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하였습니다.   10·27법난으로 인한 불교계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마지막 과제인 기념관 건립사업이 조속히 마무리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 진실에 대한 교훈을 되새겨 후대에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요청 드리면서, 우리 종단도 정부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10·27법난 기념관 건립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살피겠습니다.   전통문화를 활용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콘텐츠입니다. 전 세계인들에게 템플스테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여 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제고에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아울러, 사회공헌을 위한 나눔 템플스테이를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지난해 약 24,000여명에 달하는 다문화 가정과 학교 밖 청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보호관찰자 등을 대상으로 나눔 템플스테이를 진행하였습니다.   2020년 올해에도 다문화가정과 한부모 가정 등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우리의 소중한 이웃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강화 하겠습니다. 2020년 말에는 ‘연등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여부를 결정하는 회의가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정부부처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난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의 세계유산 등재에 이어 올해에는 ‘연등회’의 세계유산 등재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습니다.   한국불교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불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습니다. 2020년에는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와 한일 불교문화교류대회가 영축총림 통도사와 금산사 등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대승불교의 종주국인 동아시아 3국의 불교지도자가 함께 모여 갈등과 긴장, 전쟁의 위협에 놓인 세계정세 속에서 인류의 행복과 세계평화 메시지를 함께 논하고 전하는 국제불교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파키스탄 국빈방문 행사를 통해 종교간 다양성을 인정하고 인류가 평화와 공존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라호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석가모니 고행상’을 비롯한 간다라 유물의 한국 전시를 공식적으로 요청하였고 파키스탄 당국의 긍정적인 입장을 확인하였습니다.   치열한 구도행의 모습을 가장 사실에 가깝게 묘사한 ‘석가모니 고행상’은 전 세계 불자들에게는 신앙과 예배의 대상이자 간다라미술을 대표하는 문화재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초로 ‘석가모니 고행상’을 우리나라에 모셔 한·파키스탄간 문화교류의 중요한 계기를 만들고, 한국의 불자들과 국민들께서 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출산율은 OECD국가에서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대다수 사찰이 위치한 농어촌의 고령화는 사찰의 자립기반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곳곳에서 많은 사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교인구 또한 현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AI 등 문명사회의 급속한 발전은 생활의 편리함은 안겨주고 있지만, 그동안 종교의 역할이라 자부해왔던 삶의 지혜나 가르침, 정신적 위안과 쉼의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종단의 대비가 미흡했습니다. 미래 불교를 위한 종단운영 시스템에 대해 종합적이고도 전면적인 점검을 진행하겠습니다.   특히 포교원에서 지난 수년에 걸쳐 한국불교의 포교현황을 각 분야별로 세밀하게 조사한 보고서가 최근 마무리되었습니다. 1월 20일 종단 지도자포럼에서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포교전략 수립과 신행혁신을 위해 각계의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출가자 감소로 인한 수행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이에 따른 교육기관의 현실화 문제는 교육원장스님을 중심으로 제 교육주체들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성내지 않음으로써 노여움을 이기고, 선으로써 악을 이기고, 서로 나누어 가짐으로써 인색함을 이기고, 진실로서 거짓을 이기라 했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분별하는 마음, 탐욕과 성냄의 어리석은 마음은 없는지 되돌아 봅시다.   바닥 얕은 개울물은 큰 소리를 내며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는 것처럼 새롭게 맞이하는 2020년은 화합과 혁신, 그리고 평화의 거대한 물결이 우리 사회에 가득할 수 있도록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2020년 대한불교조계종은 백만원력으로 미래를 밝히고 안정과 화합, 혁신으로 사부대중들에게 한국불교의 든든한 의지처가 되고 국민들께는 평온한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4(2020)년 1월 15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 행  
2020-01-15 3,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