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8-25 13:45
광화문광장에 정도전의 동상을 세우자는데...
이철교
1,557 08-08-25 13:45  

서울시에서는 세종로 광화문광장에 배치할 동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하는바,

네 개의 방안중 제4의 방안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중심으로 이순신, 정도전 동상을 좌우로 배치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물론 정도전이 한양 천도의 주역으로 조선 창업의 일등공신임에는 틀림없으나,

한편으로는 '불씨잡변(佛氏雜辨)'이라는 저술을 통해 조선왕조 5백년간 지속된 '배불숭유정책'의 기조를 확립한 장본인이다.

불교계에서도 깊이있는 검토와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기를 기대한다--봄산--

[이하 보도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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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자 연합뉴스]

서울시 `광화문광장 동상 10월 결정` [연합]

서울시는 내년 6월까지 조성할 예정인 세종로 광화문광장내 '충무공'과 '세종대왕' 동상 배치방안과 관련, 오는 10일부터 9월10일까지 시민 1만5천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10월말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시는 당초 지난해 말 확정 발표한 '광화문광장' 설계안에서 기존의 이순신 장군 동상 뒤인 세종문화회관 앞쪽에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을 이전, 설치하려 했으나 지난 1월 열린 광화문광장조성사업자문단 회의와 서울디자인위원회 심의에서 위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세종대왕 동상 이전을 기존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연계해 재검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위원회는 세종대왕 동상이 좌상(坐像), 이순신 장군 동상은 입상(立像)으로 형태가 다르고, 세종대왕 동상(높이 6.7m)이 이순신 장군 동상(18.5m)보다 크기가 작아 정면에서 봤을 때 보이지 않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시.구정 모니터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시민 1만2천명을 대면 설문하고, 인터넷 포털을 통해 네티즌 3천명의 의견을 조사하는 등 시민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설문의 대상은 광장에 ▲현재대로 이순신 장군 동상만 배치하는 방안 ▲세종대왕 동상만 이전, 배치하는 방안 ▲두 동상을 함께 배치하는 방안 ▲세종대왕 동상을 중심으로 이순신, 정도전 동상을 좌우로 배치하는 방안 등 4개 방안이다.
시는 이와 함께 대학교수나 관계 공무원, 언론인 등 전문가 300명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한 뒤 10월31일 동상 배치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 조성에 따른 광장내 동상배치 방안에 대해 다양하고 폭넓은 의견 수렴을 실시함으로써 향후 정책결정에 적극 활용하고, 광장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가 지난 4월3~11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3천139명을 대상으로 광화문광장 동상 배치방안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순신 동상만 설치하자'는 의견이 27%, '세종대왕 동상만 설치하자'는 답변이 18%인 반면 '두 동상을 모두 설치하자'는 의견이 56%로 가장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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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자 조선일보 칼럼]

[초 점] 세종대왕, 남쪽 향해 중앙에 좌 정도전 우 이순신 배치를

이노근(서울 노원구청장·서울 문화사학회 부회장)

최근 서울시는 내년 6월 들어설 광화문 광장에 '누구의 동상을 건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그리고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 등 세 인물 중 누구를 배치하느냐를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세종대왕과 정도전은 역사성이나 연고 측면에서 합당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세종대왕은 태어난 곳이 현재의 효자동이요 세종로라는 지명 또한 유관하다. 재위 시절 정사를 보던 곳도 경복궁이다. 한양 천도의 주역으로 조선 창업의 일등공신인 삼봉 정도전은 경복궁 설계공사의 책임자였고, 살던 곳도 지금의 종로구청 자리다. 삼봉길이란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이순신 장군은 국민의 추앙을 받고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사실 광화문에 별다른 역사적 연고가 없다. 따라서 충무공이라는 아호를 따른다면 충무로로 옮겨야겠지만 이순신 장군 동상은 1968년에 건립된 이후 세종로를 지켜온 '40년간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를 하루 아침에 무시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임금과 신하, 문인과 무인의 대표 모두를 상징하는 이들 3명을 함께 선정, 역사성과 균형감을 살린 스토리텔링 동상을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아울러 궁정 법도에 따라 임금은 남쪽을 향해 정중앙에, 좌우엔 문인과 무인을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하자. 현재의 이순신 장군 동상 뒤에 세종대왕을 배치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신하가 임금을 향해 엉덩이를 들이대고 있는 형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 현재 덕수궁 내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 배치한다면 서 있는 이순신 동상에 비해 규모 면에서 왜소해 격에 맞지 않는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연고도 없이 여의도에 서 있는 규모가 큰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 배치할 것을 제안한다.
프랑스와의 해전에서 승리한 넬슨 제독 동상이 서있는 영국의 트라팔가 광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동상이 서 있는 이탈리아 스칼라 광장 등 세계 각국은 역사 인물의 동상을 세워 국민교육의 장은 물론 관광 자원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기왕에 조성되는 광화문 광장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동상을 배치, 서울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광장이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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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둴 11일자 한겨레신문 칼럼]

광화문의 얼굴은 세종 이순신 정도전 돼야

이원명(서울여대 사학과 교수·박물관장)

요즈음 서울 시내를 보면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마음을 편하게 한다. 복원된 경복궁과 청계천이 있어 간혹 짜투리 시간이 남아 어떻게 보낼까 걱정 안 해도 되어 한결 시내 나들이가 가벼워졌다. 앞으로 광화문 광장(2009년 6월 완공 예정)이 조성되어 육조거리에서 새로운 서울시청 청사(2011년 2월 완공 예정)까지 거닐 수 있게 된다면 역사가 살아 있고 과거와 현재가 조화된 서울의 상징거리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는 광화문 복원공사(2009년 12월 완공 예정)로 새로 조성되는 광화문 광장에 누구의 동상을 세우느냐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세종대왕을 가운데 모시고 좌측에 삼봉 정도전과 우측에 충무공 이순신 동상을 모시는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기존 충무공 동상에 대해서는 누구도 큰 이론이 없다고 보고, 역사학자로서 새로 세울 두 동상에 대해 간단히 그 당위성을 개진하고자 한다.

먼저 세종대왕은 그의 공적으로 보아 조선왕조를 포함해 한국의 역대 왕 중 가장 존경스런 임금으로 우리 모두의 의식에 자리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더구나 ‘광화문’이란 명칭이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경복궁 건립(태조4년, 1395년) 당시에는 오문과 함께 보이다가 세종 13년(1431년) 4월에 완성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중국 명나라와의 관계에서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1420년, 명나라 영락제 18년에 지었는데 큰 화재로 두 차례나 소실되다가 현재의 모습은 청 순치제 4년인 1647년에 재건되었음)과의 동명을 피하여 이때부터 명칭이 광화문으로 본격 변경되지 않았나 한다. 일찍이 세종대왕 동상이 세종로에 세워져 있었지만 1960년대 당시 시대 상황으로 덕수궁 안으로 옮겨져 있으니 40여년 만에 제자리에 모시는 것도 후손된 도리가 아닌가 한다.

조선왕조 건국의 일등공신인 삼봉 정도전(1342∼1398)은 오늘날 서울인 당시 한양으로 천도 결정 과정(1393년 8월13일∼1394년 11월29일)과 천도 이후 한양 건설을 이끌었다. 그는 새 왕조의 첫 도읍지에 지을 궁궐 터와 종묘·사직·관아·도로·시전(상가)을 계획했다. 또 궁궐(경복궁) 이름과 여러 전각 명칭(근정전·사정전·강녕전 등)뿐 아니라, 성곽 내외를 5부(동·서·남·중·북)·52방(숭교·인달·관통·광화·정선방 등)으로 구획해 이름 짓고, 4대문(흥인·돈의·숭례·숙정문)과 네 개의 소문(혜화·소의·광희·창의문)을 인의예지신을 인용해 이름 지은 인물이다.

특히 신도궁궐도감으로서 한양의 도시계획을 지휘하여 오늘날 서울 4대문 안에서 가장 중심도로인 6조(曹) 거리, 즉 오늘날 태평로와 종로의 골격이 이때 결정되었다. 태평로에 해당하는 광화문 남쪽 6조 거리는 길이가 600m, 가로 폭이 60m였으며, 좌우로 6조와 삼군부를 비롯한 중앙관서들이 들어섰다. 광화문에서 현 교보문고 쪽인 왼쪽에 의정부, 이조, 한성부, 호조, 기로소가 자리잡았고, 맞은편인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는 예조, 중추부, 사헌부, 병조, 형조, 공조가 같은 높이, 같은 규격의 지붕으로 600m에 걸쳐 나란히 이어졌다.

1994년 정도(定都) 600주년을 맞이해 그를 기리는 행사가 있어 오늘날 종묘 공원 내 서울을 기리는 서울 8경시가 새겨진 시비가 세워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 제대로 경복궁과 광화문이 조성되어 ‘광화문 광장’이 들어선다면 마땅히 정도전을 포함한 세 분의 동상을 제대로 모셔야 한다고 본다.

동상의 위치는 최대한 현재의 여건을 활용하여 세종문화회관 전면 주변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우고 그 좌우에 문인과 무인의 자리 배정의 관례에 따라 좌측에 삼봉 정도전 동상을, 우측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면 격에 맞을 것 같다. 아마 이렇게 조성한다면 런던의 명물인 넬슨 동상(입상, 46m 화강암, 높이 5.5m 조성)이나 워싱턴 한복판 링컨기념관에 있는 링컨 동상(좌상, 너비 6m, 높이 6m 조성)과 비교해도 그 역사성이나 의미로 볼 때 훨씬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거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