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2-19 18:52
폄 경향신문
정의의 사ㅏㅈ
908 03-02-19 18:52  
2003.2.18 - [경향신문] ‘문중의 영광이냐','종단의 영광이냐’
선거 D-6, 조계종 총무원장은 누구?

‘문중의 영광이냐','종단의 영광이냐’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오는 24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로 등록을 마친 법장(法長·62·수덕사 주지)스님과 종하(鍾夏·65·서울 관음사 주지)스님 양 진영에서는 선거인단 321명의 표의 성향을 놓고 각 후보진영의 분석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가문을 중시하는 조계종의 전통상 총무원장 선거의 표심은 보통 문중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 추세였으나 이번 선거에도 전통적 문중표나 교구본사의 이해득실이 승패를 가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장스님과 종하스님은 각각 한국 불교계를 양분하는 덕숭문중과 범어문중 출신. 중도개혁과 보수를 각각 표방하고 있다. 생명나눔실천회 대표를 맡으며 환경운동에 큰 관심을 보여온 법장스님은 60년 수덕사에서 원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총무원 사회부장과 재무부장을 거쳐 전국본사주지연합회 회장, 동국대 이사 직을 맡고 있다. 해인사에서 고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종하스님은 중앙종회의원 9선의 경력과 함께 총무원 총무부장, 중앙종회 의장, 불교방송 이사장 등을 역임, 오랜 종단정치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선거가 과거선거와 차별화되는 긍정적 요인은 과거 어느 때보다 종단이 안정되어 있는 데다 사회 전반적으로 개혁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제31대 총무원장 후보 정책토론회’가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것도 이같은 개혁적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교육, 종무행정, 사회문화, 수행 및 포교 등 4개 분야에 대해 두 스님이 종책토론 대결을 벌였는데, 2시간 가까이 승려 재교육, 북한산 관통도로를 비롯한 수행환경, 비구니부 신설, 인사권의 교구본사 이양 문제 등이 논의되었다. 토론회를 준비한 주최측 관계자는 “‘투표권이 없는 스님들과 일반 재가신도를 대상으로 이같은 토론회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후보도 있었으나 결국 ‘총무원장 선거가 문중간의 이해득실을 떠나 좀더 투명해져야 한다’는 대세론에 따라 처음으로 토론회를 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주 구성된 각 교구별 선거인단의 연령대가 높아진 점과 1개월여 지속된 선거운동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었던 점은 또다른 변수로 보인다. 교구본사의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30~40대의 젊은 층이 이번 선거에는 20~30%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선거운동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금품과 교구본사의 이권거래가 오갈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는 것이다. 선거인단에 속한 한 스님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가 구습에서 벗어나 종책대결로 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전체 조계종 스님 1만5천여명이 모두 참여하는 직접선거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무경기자 lmk@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3년 02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