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2-10-18 15:54
'북한산 관통도로' 이제라도 그만
양정화
1,397 02-10-18 15:54  

◎조선일보 10월 18일자 독자칼럼-문종랑(산악인·영등포구)

'북한산 관통도로' 이제라도 그만
북한산은 1000만 서울 시민이 숨쉬고 삶을 영위하는 산소와 같은 존재이다. 또 높고 낮은 봉우리가 조화를 이루어 등산에서부터 가벼운 걷기까지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우리들의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수락산·불암산도 북한산과 더불어 서울 외곽에 의연히 버티고 서서 비바람을 막아주고 더위를 식혀주는 든든한 친구가 된지 이미 오래다. 세계 어디에 서울처럼 명산이 함께 있는 수도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라. 서울의 산들은 세계인이 부러워 할 만한 복 받은 산이다. 보석 같은 우리의 북한산·수락산·불암산이 아파서 괴로워 하고 있다. 도시 외곽도로가 얼마만큼 절실한지는 몰라도, 명산의 허리를 뚫고 절단해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만 우회하면 될 것을 왜 100년 아니,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졸속처리를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환경부나 건교부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도 북한산에 올라서 보면 어디로 길을 내야 된다는 것쯤은 알 수가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이번 홍수에 많은 피해를 본 강원도 실태를 저들은 알고 있을까.
졸속으로 치러진 환경평가와 그토록 각계에서 반대하고 대안까지 제시했건만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는 건교부…. 회룡사·얼음골 등 일부에서 공사정지 일부 승소판결을 받고, 또 문화재 파괴 문제로 몸싸움까지 벌였는데,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각계 전문가가 다시 모여 100년 후를 보고 진지하게 사심없이 재고함이 어떤가.
또 피해 실태조사를 공동으로 해 보자. 예컨대 중부고속도로의 터널 좌우, 서해안고속도로 터널 좌우 반경 1㎞까지 실태조사를 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사전에 주도면밀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 외압에 눌려 적당히 하고 담당자리만 벗어나면 책임이 없다는 사고방식은 이제 버리자.
아울러 어떤 공사를 하더라도 리콜제를 도입하고 완성된 후 시공사, 담당공무원의 이름을 기재하여 후손들이 두고두고 그 공과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