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2-10-11 15:16
어리석은 상준엄마(퍼온글)
이덕길
2,252 02-10-11 15:16  

힘없는 생명 하나라도 더 살리려고 애쓰는 분이 있다.
우리 모두 함께 해야 할 일을 혼자서 떠맡고 계신 분이 있다.
마포구의 상준엄마....
길거리를 떠도는 병든 개들을 보호하고 계신다.
돈이 남아돌아서 그런 일을 하는 것도, 시간이 남아돌아서 그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짐승들을 도저히 못 본 척 넘어갈 수가 없어서, 그 일을 맡고 계신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그분이 진 무거운 짐을 덜어 주기는커녕 그나마 지탱하고 있는 초라한 지팡이마저 빼앗으려 들고 있다.
상준엄마가 지금 개들을 보호하고 있는 장소의 부지가 롯데재단 소유라고 한다. 그래서 롯데 건설에서 그 땅에서 상준엄마를 몰아내려고 강압적인 수단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롯데에게는 그럴 만한 권리가 있을 터이다. 그러나 당장 갈 데 없는 판자촌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지붕을 빼앗는 광경을 보면 그것이 아무리 합법적이라도 의분이 느껴지는 법 아니던가?
롯데.... 그 큰 재단이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그만큼 사회로부터 이익을 뽑아냈으면 사회를 위해 좀 양보해 줄 수는 없었을까?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할 일을 힘없는 개인이 어렵게 어렵게 꾸려나가고 있는데... 그런 분을 꼭 그렇게 절벽 끝으로 몰아세워야만 했을까?
이런 생각을 롯데재단 사이트에 올렸었다. 행여나 우리의 호소가 그들의 마음을 돌리게 하지 않을까 하고....
어리석은 기대였다. 하루가 지나자 그 게시판에 올렸던 글들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
공룡.... 무식하고 덩치만 커다란, 도의니 염치니 하는 건 일체 알지 못하고 그저 포식에만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자기 앞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짓밟고 지나가는 공룡....
이 세상은 인간만의 세상이 아니다. 인간만 살 수 있는 세상은 아마 인간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도 역시 부적합한 세상일 것이다.
이제 롯데가 저 땅을 빼앗고 나면 상준엄마는 저 개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식처럼 거두어 주던, 그러나 이제 더이상 책임져 줄 수 없어진 저 개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상준엄마라면 저 개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가진 돈도 없고 땅도 없는 처지에 저 개들을 무슨 수로 살릴 것인가?
어리석은 상준엄마. 그러게 왜 국가에서 맡아야 할 일을 애초에 자신이 떠맡았담. 롯데 같은 재벌도 한 뙈기의 땅조각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긁어모으는 판인데 자기 한 몸 풍족히 거둘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 왜 주제넘게 쓸데없는 일은 벌렸담. 모든 이가 한 푼이라도 재산을 불리려고 달려가는 세상에서 왜 자기 혼자 멈춰 서서 힘없는 것들을 지켜 주겠다고 나섰담....
그런다고 누가 알아줄 줄 알았나? 보라구. 당신이 이제 저 무지막지한 공룡한테 짓밟히려 하지만 누구 하나 막아 주는 사람이 있느냔 말야....
헛일인 줄 알면서도 다시 마포구에 진정문을 올렸다.
그래도 설마.... 노벨 평화상을 탄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생명을 살리려고 바둥거리는 사람을 나 몰라라 할까....
모르겠다. 어리석은 기대일 것이다. 아마 헛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하면서도 달리는 상준엄마를 도울 능력이 없어서 진정서라도 올렸다.
혹시....보다 많은 사람이 진정서를 올리면 상준엄마를 위한 살 길이 트이지는 않을까? 역시 어리석은 기대일까? 수많은 사람들의 항의서가 쌓여, 상준엄마가 저 어린 것들을 데리고 옮겨갈 다른 땅을 구할 때까지만이라도 롯데에게 기다려 달라고 압박을 넣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기대하는 것은....역시 어리석은 기대일까?

※상준엄마를 위해 여러분의 시간 10분을 할애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래의 링크를 통해 마포구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의견쓰기' 버턴을 눌러 주세요. 그리고 상준엄마를 위한 선처를 부탁해 주세요.

http://www.mapo.seoul.kr/_mapo/cyber/proposal/president/mai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