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음악

불교에서의 무용, 음악 등은 의식인 재(齋)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의식을 어떤 방법과 절차를 가지고 행하느냐에 따라 무용 및 음악의 성격과 종류도 달라지며, 그 의식을 장엄하고 보다 의식의 의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이해되기 때문이다.
 
불교음악은 옛 경전에서부터 부처님과 스님께 올리는 음악의 공덕을 인정하고 있어, 불보살을 장엄하고 찬탄하는 의식에서 공양음악으로서 행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예불과 수행을 중심으로 한 독경(讀經), 염불(念佛) 형식의 의식음악이 형성되었으며, 여기에 기악반주가 덧붙여져 점차 불교의식음악으로서의 틀이 갖추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불교의식과 관련된 불교음악을 총칭하여 범패(梵唄)라고 한다. 범패의 기원에 대해서는 영산회상(靈山會上) 기원설, 묘음보살(妙音菩薩)의 음악공양설, 중국 조식(曺植)의 창작설 등이 있으며, 그 전승에 대해서는 중국 오(吳)나라의 지겸(支謙)이 범패삼계(梵唄三契)를 짓고, 강승회(康僧會)가 니항범패(泥恒梵唄)를 만들어 중국의 강남지방에 범패성명(梵唄聲明)을 크게 유생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범패는 당시 당(唐)에 유학갔었던 신라 진감국사(眞鑑國師)에 의해 한국 범패로 이어지게 된다.
 
 
불교 전래와 더불어 이어진 한국의 범패는 진감국사의 의한 전래 이전에도 있었다는 사실과 관련한 내용이 '삼국유사'의 '월명사(月明師) 도설가(兜率家)'에서 엿볼 수 있고, 또한 일본의 승려 자각대사(慈覺大師) 원인(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서 적산에서 불리는 범패가 당풍(唐風), 향풍(鄕風;신라풍), 고풍(高風;일본풍)의 세 종류로 서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범패가 오래전부터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의 불교는 국교로서 연등회(燃燈會)와 팔관회(八關會)가 국가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백좌도량(白座道場) 등이 왕궁에 설치되었으며, 특히 의종(1147-1170) 이 각(角)을 부는 취각군사(吹角軍事)와 소라를 부는 취라군사(吹螺軍事)를 세워 연등회에 참석하였던 사실 등을 볼 때, 범패 또한 상당히 성행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의 억불숭유정책으로 인해 범패는 적극적으로 행해지진 않았으나, 세종13년(1431) 8월에 범패가 행해졌던 사실이 문헌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범패의 기록은 '범음종보(梵音宗譜)'(1478), '신간책보범음집(新刊冊補梵音集)'(1713), 백파(白坡)스님의 '작법귀감(作法龜鑑)'(1828) 등에서 살펴 볼 수 있다. 또한 영조24년(1748년) 범패의 대가 대휘(大煇) 화상의 '범음집(梵音集)'이 저술되기도 하였으며, '범음족파(梵音族派)'에 많은 수의 범패승의 이름이 기록된 것을 볼 때 민간신앙의 주체로서 범패가 꾸준히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911년 6월 사찰령과 더불어 각 본말사법(本末寺法)이 제정되자 조선승려의 범패와 작법이 금지되었고, 의식은 간소화되면서 맥이 끊어지는 듯했으나 1931년 안진호(安震湖) 스님이 불교의식을 모은 '석문의범(釋門儀範)'을 펴내게 되면서 이후 불교의식예법의 필독서가 되었다.
 
 
근대에는 서양음악의 도입으로 오선보로 제작 및 편찬된 찬불가가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권상로스님의 1925년에 제작된 찬불가집 '은듕뎐', 조학유 스님의 '불교'에 게재한 24곡의 찬불가(1926-1927) 등이 있으며, 특히 백용성 스님은 자신의 '대각교의식'에 찬불가 등을 수록하여 찬불가 운동을 통해 대중의 교화를 시도하였다.
 
 
해방 이후 불교의 권공의식이 점차 쇠퇴하여 갔지만 영남, 호남, 경기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범음이 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지정과 더불어 전승되어가고 있다. 근대의 맥을 이어 해방 이후 찬불가의 제작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김정묵 스님의 '찬불가(讚佛歌)', 정운문 스님의 '불교동요집'(1964), '행복의 문'(1979), '어린이찬불가'(1985), '불교성가집'(1983) 등을 들 수 있다. 1970년대 이후로는 점차 불교계의 공식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찬불가가 확고히 자리잡게 되어 현재에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불교음악은 범패를 중심으로 한 전통불교음악과 새롭게 창작된 다양한 찬불가가 서로 공존하면서 발전한다.
 
 
범패

불교음악 부분에서 불교음악사와 관련하여 큰 범주의 범패의 의미를 알아보았다면, 좁은 의미의 범패는 전문적 스님들에 의해 불려지는 안채비소리, 바깥채소리, 화청(和靑) 이 세 가지를 의미한다.
 
범패의‘범’은 천상의 소리를 말하며,‘패’는 산스크리트어의 Phasa의 음역으로 찬탄의 의미이다. 범패는 가곡, 판소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성악곡 중에 하나이며, 어산(魚山)이라고도 한다. 범패는 장단(長短)과 화성(和聲)이 없는 단성시율(單聲施聿)이며, 또한 일정한 악보가 없이 입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전승이 어려워 배우기 힘들다.
 
 
범패를 위의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안채비는 본사의 큰 스님이나 재(齋)의 진행을 맡은 법주(法主)에 의해 불리는데, 권공(權共) 이유가 담겨있는 4·6체 형식이나 산문형식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찰 안에서 불리우는 일반적인 염불(念佛)이 여기에 해당되며 유치성(由致聲), 착어성(着語聲), 편게성(偏偈聲), 개탁성(開鐸聲) 등이 있다.
 
 
바깥채비는 홋소리, 반짓소리, 짓소리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범패는 홋소리를 가리키기도 하며, 범음(梵音)은 짓소리의 별칭이기도 하다. 훗소리는 오언사구(五言四句), 칠언사구(七言四句)등 한문으로 된 사설과 범어로 된 진언(眞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독창 또는 대중창으로 부른다. 반짓소리는 일부만 짓소리로,나머지 소리는 훗소리나 평염불로 불리는 곡을 말한다. 짓소리는 훗소리에 비해 소리가 청아하며 짧은 게송으로 되어있지만 연주시간이 길고 장엄하다. 현재 짓소리는 과거 72곡(曲) 중에서 15곡만이 전해진다. 이러한 홋소리, 짓소리를 모두 하는 스님을 어장(魚丈)이라고 하며, 어장은 모든 소리를 자유자재로 하는 것은 물론 의식의 전반적 흐름과 이론에도 밝아야 하므로 말강(末講), 중강(中講), 상강(上講)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안채비와 바깥채비 등은 의식의 규모에 따라 구별되는데, 간단한 불공과 시식은 안채비소리로, 그 외 영산재 등은 안채비와 바깥채비소리가 모두 불리워진다. 화청(和靑)은 재를 지내는 여러 절차 사이에 어장이 징·북·목탁 등의 타악기를 치며 부르는 것으로서 화청과 회심곡(回心曲)으로 나눌 수 있다. 사설형식의 가사를 개개인의 독특한 음성으로 부르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그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음이 쉬워 대중적인 특징이 있다. 화청의 내용은 불보살을 청하여 공덕을 찬탄하며 재를 지내는 신도의 소원성취를 기원하거나 영가의 극락정토왕생을 발원하는 의식적 내용으로 되어있다. 회심곡은 인간의 권선징악과 희로애락 그리고 생로병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된 것과 '부모은중경' 중 덕담 부분을 뽑아서 한글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축원화청을 부르기전에 독창으로 부르며, 실로 종류가 매우 다양한 편이며《왕생가》,《열반가》,《몽환가》 등이 있다,